[eBook]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 “애프터 인플레, 누가 돈을 벌까?”
오건영 지음 / 페이지2(page2)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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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이 닥쳐오고 있다. 2021년 내내 '일시적 인플레'라 주장하던 FED(미연방 준비 위원회)의 말은 올해 들어 거짓임이 판명 났다. 대파로 시작해, 휘발유를 넘어, 주택까지 덮친 물가대란은 수에즈운하 사태와 러-우크라 전쟁으로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는 모양새다. 작년 중반 테이퍼링도 쉬쉬하던 연준이 이제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까지 나온 상황. 언제쯤 우리는 마음 졸이지 않고 경제뉴스를 들을 수 있을까?



전 세계가 얽혀 복잡하게 돌아가는 경제 사정을 입문자도 어렵지 않게 알아들을 만큼 쉽게 풀이해 주는 경제학자가 있다. 의외로 대학이 아닌 유튜브에 말이다. '삼프로'에 출연하면서 -너무 잘 설명해 준다며 '갓건영'으로 불리는- 오건영 신한은행 부부장이 그분이다. 내가 맨 처음 오건영 님을 접하게 된 건 글을 통해서이다. -저자는 네이버 까페(https://cafe.naver.com/ohrang) 꾸준히 글을 연재해오고 있다- 혼란 속 등대 같은 글 덕분에 나는 코로나 폭락과 뒤따른 폭등장에서 멘탈을 부여잡고, 급등주를 쫓아가는 우를 범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번 책,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는 전작 <부의 시나리오>의 연장선상에 놓인 책이다. 전작에서는 초반에 채권, 금리, 환율 등을 설명하며 기초를 다진 후에 코로나19로 달라진 경제 환경을 설명했다면, 이 책에서는 초반에 매크로 분석이 왜 중요한지만 간단하게 설명하고, 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바로 설명에 들어간다. 전작에서도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어렵고 딱딱한 경제 지식을 무겁지 않게 풀어내려는 노력이 돋보였는데 그 점은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글 중간중간 그래프와 함께 제시되는 일러스트들이 이해를 돕는 건 물론이고, 각 장 첫머리에 짤막한 만화가 배치되어 더욱 흥미를 이끈다.



책 초반에 매크로 이해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 후, 암호화폐가 잠시 언급된다. 한창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하루에 10%씩 가치가 변하는 암호화폐가 '정식' 화폐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듯하다. 다음 장에서는 고질적인 디플레이션에서 무제한 돈풀기로 노선이 바뀐 배경을 알아본다.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주식을 비롯한 모든 자산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대공황을 우려한 FED의 무제한 양적완화와 트럼프-바이든 정부의 재정정책이 시중의 유동성을 넘쳐나게 만들었다. 21년도에 물가가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모두가 걱정을 했지만 '이 상황은 일시적'이라는 연준의 안일한 대응이 판을 키워 현재의 '확실한' 인플레이션 국면을 만들어내었다고 한다. 그러면 연준은 왜 그렇게 방만하게 대처를 했던 것일까?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원자재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면 자연스레 수요를 잠재워 인플레이션까지 가지 않으리라 예상했던 것 같다. 이전에 너무 과도하게 대응하여 경제 위기가 온 경험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느린 대응이 임금을 상승시키고(투자 수익으로 퇴사 붐이 생김), 글로벌 공급망 마비와 -오랜 디플레이션으로 학습된- 기업 투자 부진까지 겹쳐 인플레이션을 고착화 시켰다. 어쩌다보니 1970년대의 유령을 다시 불러일으킨 것이다.



저자는 연준이 당시의 폴 볼커처럼 무차별적으로 금리 인상을 밀어붙이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다만 22년 1월의 FED 인터뷰처럼 'Humble & nimble'(겸손하고 민첩) 하게 경제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대응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그리고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되고-실제로 얼마 전 보복관세를 면제하고, 중국산으로 의심되는 동남아 부품 관세도 2년 유예하기로 했다- 석유를 둘러싼 국제 공조가 이뤄지면 인플레는 큰 어려움 없이 해소되리라 희망적으로 전망한다.



마지막으로 제일 궁금했던 것! 이런 시기의 투자는 어떻게 할까? 저자는 상황을 예견하고 집중투자하는 방법은 매우 위험하다고 이야기한다.-이건 전전작인 <부의 대이동>에서부터 쭉 강조하는 말이다- 주식(선진국/신흥국), 채권, 원자재(금), 현금(달러)으로 분산하여 고루 투자하면, 저성장/고성장/저물가/고물가 4개 사분면에 어디에 떨어지더라도 안심할 수 있다는 의미다.-물론 큰 수익은 아니겠지만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을 기억하자-



몇 년간의 투자생활을 겪어보니 앞날을 예견하고 소위 몰빵을 한다는 것만큼 위험한 도박은 없는 것 같다. 그저 꾸준히 경제를 공부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오랫동안 투자판에 남아 복리로 내 자산을 불려나가는 것이 내 기준의 '성공'이다. 그런 면에서 오건영 부부장님 같은 '경제구루' 분들의 말씀 하나하나는 너무 소중하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투자를 조장하기보다 어려운 세계 경제를 쉽게 풀어서 초보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가 너무 명확하기 때문이다. 나는 까페와 책으로 많은 도움을 받아 아직까지 투자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모두가 현상황을 바로보고 적절한 대응으로 투자하며 건전한 투자문화가 뿌리내리길 빌어본다.






-본 포스팅은 도서를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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