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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러브리티
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1월
평점 :
정수현, [샐러브리티], 이룸, 2009.
자극적인 작품이다. ‘하는 짓이나 말이 매우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는 뜻의 ‘발칙하다’기 보다는 통통튀고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평하고 싶다. 일명 칙릿 소설이다. 칙릿 소설의 정의를 위해 잠깐 위키 백과사전을 인용하려한다. 이 작품의 정체성을 정의하기에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칙릿(chick+literature)은 젊은 여성을 겨냥한 영미권 소설들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20대 여성 독자를 겨냥한 영미권 소설로 90년대 중반에 나온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그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섹스앤더시티', '여자생활백서', '2635세대 빛나는 여성을 위한 삶의 지혜' 등 여성소설/자기계발서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칙(Chick)이란 단어 자체가 약간 비하하는 시각이 담겨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시대 변화를 보여주는 문화적 흐름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정수현의 [샐러브리티]를 읽는 내내 ’브리짓 존스의 일기‘가 떠올랐던 것은 문학 갈래의 특성상 피할 수 없는 것이었나보다. 그렇다고 이 작품만의 독특한 매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나는 마치 재미있는 티비 프로그램-보다 구체적으로는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넋놓고 책장을 넘겼다. 그만큼 재미있고 다음장에 펼쳐질 자극을 빨리 얻고 싶어서 후다닥 넘기곤 했다. 책장을 다 넘기고 나서, ‘이거 쫌 재밌네.’ 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작가는 플러스텐-가십-이라는 파파라치 전문 잡지사 기자를 주인공으로 설정해놓았다. 스타들의 뒷조사로 근근히 이어나가는 잡지사인데, 취재도중에 한류스타인 유상현을 만나게 되고, 그와 얽히고 설키는 갈등과 해소, 긴장과 이완, 복수와 사랑 등의 짜릿한 사건들을 접하게 된다. 스토리상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까 내용 소개는 이정도로 하겠지만, 주인공인 이현은 유상현의 약점을 잡게 됐고, 이를 무마하려고 무슨 소원이든 들어주겠다는 유상현의 말에 당당하게도, 혹은 뻔뻔하게도 “셀러브리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모든 사건의 시작은 여기서부터인 것 같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쓸 때 린제이 로한, 패리스 힐튼, 안젤리나 졸리, 다이애나 비, 오드리 햅번 등으로부터 모티브를 찾은 듯 하다. 각 장에서 그녀들의 얘기를 이끌어내고 각 상황에 적용을 시킨다. 그래서인지 어쩐지 친숙하게 내용이 접해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던 것 같다. 기분 좋게 책을 다 덮은 후에는, 일반 대중에게 동경의 대상인 그녀들과 주인공 이현, 그리고 작가 정수현이 묘하게 일치화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이 책의 부제가 ’샐러브리티 정수현의 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