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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이 은혜스럽다 - 오늘의 행복을 나누어 드립니다
김병삼 지음 / 두란노 / 2024년 10월
평점 :
11월은 감사의 달이다. 추수감사절이 있기도 하고, 1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접어들면서 지난 한 해를 조금씩 되돌아보게 된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을 지나고,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더위가 어느새 사라지고 이제는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겨울이 오게 되는 것을 바라보면서 ‘당연한 것은 없다’는 명제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결국,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 책은 그래서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끌로드 모네의 그림과 콜라보를 이루는 저자의 일상의 생각들이 잘 어울린다. 왜 모네의 그림을 함께 삽입했을까? 생각을 나름 해 보았다. 인상주의는 빛의 잔상에 아주 민감하다. 그래서 특정한 시점에서 사물을 바라본 결과물을 표현한다. 그래서 아주 정밀하지는 않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여운을 가지게 만들고 특정 사물에 대해서 더욱 집중하게 된다.
저자는 대형교회 목회자라는 타이틀보다 한 명의 예배자, 그리스도인으로서 일상을 묵상하며 남긴 소소한 글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어낸 신앙 에세이다. 조금은 가볍게, 그러나 일상에서의 진한 묵상을 통해 하나님을 예배하는 신앙인의 관점과 태도를 이 책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다.
화가가 작품으로 표현하는 대상물은 아주 특이한 풍경이 아니라 일상의 풍경이다. 그러나 화가는 자신만의 시선, 특유의 붓 터치 등을 통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우리의 묵상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모두가 살아내는 일상이지만, 하나님의 시선으로, 그분의 말씀을 렌즈삼아 바라본다면 우리의 삶은 누구에게도 비견할 수 없는 하나의 작품이 될 것이다.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것이다.
카터 콜론 목사님의 설교를 유튜브를 통해 접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콜론 목사가 캐나다에서 사역하던 때, 집에 돌아와 보니 불이 나서 온 집안이 다 타버렸답니다. 그런데 잿더미 속에 유일하게 타지 않은 것은 벽난로와 굴뚝이었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벽난로와 굴뚝의 벽돌이 불에 타지 않는, 오히려 불에 닿으면 더 단단해지는 소재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일상이 늘 장밋빛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일상이 우리의 삶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간다. 우리 교회 담임목사님이 좋아하시는 구상 시인의 시 ‘꽃자리’가 생각난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러 삶의 풍경들을 글로 그려낸다. 그 자리가 기쁨의 자리일 수도, 시련의 자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으로 빚어내는 묵상이 함께한다면, 그 자리는 어디나 꽃자리가 될 수 있다. 이것을 경험한다면, 이 책의 제목처럼 ‘모든 날이 은혜스럽다’고 고백할 수 있지 않을까?
2024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한 해를 하나님의 관점에서 돌아보고자 하는 성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일상에 지쳐 신음하는 청년들이 많이 생각났다. 사역의 어려움 가운데 씨름하는 교회의 목사님과 사역자들이 생각났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분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모네의 그림처럼, 우리에게 주어지는 은혜는 때로 흐릿하게 보이긴 하지만, 그만큼 우리의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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