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기독교시대 교회 - 왜 교회를 떠나는가, 어떻게 다시 오게 할 것인가
짐 데이비스.마이클 그레이엄.라이언 버지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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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기독교시대 교회 (The Great De-churching) 서평 [짐 데이비스 외 2명 지음, 두란노 펴냄]

“지금 교회는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탈봇신학교 학장 에드 스테처의 표현이다.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나니, 이 표현이 얼마나 적절한 것인지 새삼 와닿는다. 교회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공동체 중에 가정과 함께 가장 유기적이고, 신비하며, 민감하다. 마치 우리 몸이 그러하듯이. 삼위일체적으로 보면 교회는 성부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 성자 예수님의 몸, 성령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다.

그런데 그 교회가 지금 그리 건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기 위해 건강검진을 받는다. 검진의 목적은 문제점의 발견이며, 그 후속 작업은 적절한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 교회의 현주소를 사회과학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진단하며 신학적으로 대응책을 찾아나간다.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크고 빠른 종교적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 이 변화를 짐 데이비스와 마이클 그레이엄은 ‘대규모 탈교회(원제목 the Great Dechurching)’라고 부른다. 사회과학자인 라이언 버지의 도움으로 저자들은 지난 25년 사이에 교회를 떠난 무려 4천만 명의 미국인(미국 성인의 약 15%)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책에서 우리는 가족과 친구와 이웃들이 교회를 떠난 종합적이고도 상세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13쪽)

사회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이 책은 4가지 유형(명목상 크리스천, 한때 복음주의자, 교회 내 악행 피해자, 유색인종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소수자)의 이탈 교인(적어도 한 달에 1번 이상은 교회에 갔으나, 지금은 1년에 한 번도 교회를 가지 않는 사람)을 분석하고 있다. 그들이 교회를 떠난 요인은 유형별로 상이하지만 주된 요인은 다음 몇 가지이다. 워낙 주옥같은 문장들이 많아서 인상적인 구절들을 최대한 추려보고자 한다.

1) 우선순위 :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의 급속한 변화

‘우리의 조사에서 교회를 떠난 주류 복음주의자들은 평균 40세이며, 대부분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 즈음에 교회를 떠났다.’ (87쪽)
‘우리는 사는 지역의 지리적 위치는 바뀌지 않았지만, 우리가 사는 곳의 환경이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교회가 이 새로운 사회에서 성장할 수 있을까?’ (270쪽)

2) 불협화음 : 부모세대와의 소통 방식의 부재

‘그들에게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까다로운 질문들에 관해서 고민해 줄 부모가 필요하다. 그들은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할 뿐 아니라 답을 찾는 여행을 함께 해 줄 부모를 원한다.’ (207쪽)

‘이 공동 예배라는 선물을 우리 아이들에게 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 선물은 아이들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삶 속에서 예배 모임을 중시하지 않으면 아이들이 나중에 그렇게 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우리 아이들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하나님의 백성이 모여서 예배하는 시간에는 초자연적인 능력이 임한다. 공동 예배는 우리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이 모임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221쪽)

3) 믿음과 행위의 불일치 : 진리대로 살아내지 못하는 교회 공동체
‘우리는 그들에게 선하고 참되고 아름다운 복음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들이 이전 교회에서 본 복음은 진짜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153쪽)

이 책의 내용은 워낙에 촘촘하게 분석되어 있고 내용도 많은 편이라 전체를 꿰뚫어 말하는 것은 내 수준이 아닌듯하다. 다만 몇 가지 느끼는 바가 있다.

먼저, 미국 사회의 모습에서 옛날 로마 제국의 모습이 엿보인다. 역사상 기독교가 가장 제도화되어 존속된 나라를 꼽자면 단연코 로마 제국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그 제국의 현대적 버전이 바로 미국이다. 20세기에 이룬 미국의 대내외적 영화가 점차 쇠퇴해 가는 과정이 로마의 그것과 사뭇 닮았다. 이 책에서의 진단과 예측대로 ‘나그네’로서의 기독교인의 삶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곧 올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로는 우리나라가 여러 면에서 미국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의 성장이 같은 궤적으로 이루어졌음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것도 어제오늘의 분석은 아니다. 다만, 그것이 미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더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의 다음세대는 이미 복음화율 3% 이하의 ‘미전도종족’이 되어버렸다.

마지막으로는 먼저 믿은 자 된 나를 포함한 그리스도인이 이 나그네 인생길에서 적극적인 좋은 이웃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서문에서 켈러문화변증학센터 대표인 콜린 헨슨이 밝힌 바와 같이 바벨론에서 살지만, 좋은 이웃이었던 다니엘과 같은 역할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어야겠다. 그의 이 말이 내 마음을 울린다.

‘다니엘은 자신이 살았던 곳인 바벨론을 잘 알았다. 우리는 어디에 사는가? … 지금 우리는 바벨론에서 살고 있을지 모르지만, 그리스도 덕분에 언젠가 새 예루살렘에서 살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나그네 신세다. 하지만 곧 본향으로 돌아갈 것이다.’ (14-15쪽)

우리나라에도 목회신학연구소에서 여러 데이터들을 취합하고 심혈을 기울여 분석하여 한국 교회의 현재를 고민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될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자료들을 잘 참고하여 교회가 더욱 교회다워질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

그러나 이런 통계자료를 제시하는 사람들도 이런 자료를 절대시하지는 않는다. 통계는 지나간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앞일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 사람의 계획보다 앞서 가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바라보지 못하면 이러한 통계는 한낱 숫자놀음에 불과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눈에 보이는 교회가 당장 눈에 띄게 마련이지만, 하나님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교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했다. 그 믿음을 하나님께, 그리고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신자로서의 삶을 살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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