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다 - 이길여 회고록
이길여 지음, 김충식 인터뷰어 / 샘터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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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묻다

책을 읽고 감상 또는 서평을 하는 시간에 유난히 서평이 힘든 책들이 있다.

간혹, 읽고도 집중이 되지 않아 덮으면서 내용들을 잊게 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읽는 내도록 줄어드는 페이지에 대한 안타까움에 가슴설레고 과연 이 글에 대한 서평을 내가 할 위치에 있는가? 하는 고민이 들 때가 있다.

당연코 《길을 묻다》는 후자쪽에 속하는 책이다.
책의 무게만큼이나 깊이와 무게가 실린 이길여총장님의 인생과 철학이 담긴 회고록이다.

일제 강점기 시대를 겪고, 일본어로 배움을 지내오신 분들 중 현직에 계신 유일한 분이기도 한 총장님은 불가능을 가능케 만든 장본임이기에 다음 세대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적인 리더이다.

김충식대담.
알고 싶고 궁금한게 너무도 많아서 제목을 《길을 묻다》라 정하시고 2여년 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해 온 책이다.

일제 강점기, 집안의 둘째 딸로 태어나 6.25전쟁 중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입학하셨고, 이후 한국 최초 여의사 의료법인 설립,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 수 기준으로 수도권 사립4위 규모인 '가천 대학교'설립. 의료, 교육, 문화, 봉사, 언론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 공익재단인 '가천재단길' 설립. 이 모두가 이길여 총장이 한 세기 동안 이룬 이력이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게된 저자의 인생을 견인한 동력은 무엇이였을까?

한 세기를 통 틀어 나올까 말까한 인물 중 단연 으뜸이 될만한 분의 회고록은 나의 삶에 작은 불씨를 안겨준다.

미취학 아동의 시절 동네친구들과 하게 된 놀이가 의사놀이였고, 엄마의 손이 약손이듯 그녀의 말과 행동이 환자 역할을 한 동무들에겐 엄마의 약손만큼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이길여총장님으로부터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시인 서정주가 '자화상'에서 설파한 것처럼 사람은 읽고, 읽히는 존재이기도 하다.
현 세대 이길여 총장님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우선 애국심이 가장 쉽게 읽힌다. 애국은 이길여총장님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 가운데 하나이다.

책 속에 이야기 두가지를
언급해본다.

"누차 말씀드렸던 것처럼 봉사는 의사로서의 마음가짐이고, 정신적 모토였습니다. 애국은 6.25때 남학생 학우들 학도병 출전하고 돌아오지 못한 이후로 다짐했던 것이였고요." p266


"해마다 학생군사훈련단(ROTC)입연 훈련장을 찾는다. 서울 의대 동기생들이 6.25전쟁에 나가 돌아오지 못해 미안한 마음으로 '애국'을 다짐한다." p491


안중근 의사의 영화 <영웅>을 보고 펑펑 울었다는 이들이 많아 관람했다가 어느 장면에서 울어야하나 고민속에서 결론은 내가 애국심 부족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애국에 대한 이 두 문장을 읽고, 쓰고 있는 와중에 눈물이 나는 걸 보니, 애국심이 없는 건 아니였나보다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게 만든다.

가천 이길여 총장님.
이름에 '참 아름다운 마음으로 바른 삶을 이루게 하고, 마르지 않는 생명으로 온 누리를 건강하게 적신다'
아름다운 기운이 솟아 오르는 샘이란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여성의 몸으로 이룬 눈부신 위업들은 기적이라 일컫고,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이길여 총장님의 불꽃 같고 기적 같은 삶의 이야기가 보다 많은 이들에게 참으로 좋은 스승으로 모실 수 있는 행운을 누려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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