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돈관리다 - '구멍'은 막고,'돈맥'은 뚫는 알짜 장사회계
후루야 사토시 지음, 김소영 옮김, 다나카 야스히로 감수 / 쌤앤파커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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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에 맞춤 회계 도서다. 돈 관리, 회계에 관한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은 소규모 가게보다는 최소 중소기업 이상 회사에 맞춤이다. 소규모 꽃집을 운영하는 사장님은 매출이 곧 이익이라는 생각에 매출 올리기에 급급했다. 광고를 내고, 가격을 낮추고, 물건을 팔았다. 흔히 말하는 박리다매. 물건은 넘치도록 많이 팔려서 직원까지 구하여 열심히 팔았지만 돈이 모자라서 은행에서 빚을 져서 거래처에 갚는 현상이 일어났다. 결국 궁지로 몰린 사장은 '회계의 신'이라는 회계사를 만나게 되고 돈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게 된다.

이익을 내기 위한 4가지 방법은

1. 지금보다 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압도적으로 늘린다.

2. 지금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량을 늘린다.

3. 지금보다 가격을 올리고 판매량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줄인다.

4. 지금보다 원가를 내리고 판매량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줄인다.

개인사업자와 같은 자영업자나 규모가 작은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3번, 지금보다 가격을 올리고 판매량은 그대로 두거나 줄인다. 이 방법으로 그 금액에 걸맞은 부가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장사란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입니다.


 물건도 잘 팔리고 매출도 늘어나는데 도대체가 돈이 벌리지도 않고 자영업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 자유도 얻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이 굉장히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나는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도 역시 소비자의 입장에서 자꾸 생각하게 되는데 가게들이 하나같이 가격을 올리는 이유가 이익을 내기 위한 방법 중 가장 리스크가 적고 손쉬운 방법이어서 그런 거였다. 한때 마카롱을 열심히 사 먹을 때 저렴한 곳은 2000원, 보통은 2200원~2500원 선이었고 비싼 곳은 3000원이 넘는 곳도 있었다. 이 책을 보니 도대체 한 개에 2500원 이상의 가격으로 파는 곳은 한계이익률이 얼마나 높았단 말인가. 딴 말이지만 2000원에 팔아준 사장님들에게 고맙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가격 메리트로 그나마 장사가 잘 되었던 가게들은 가격 메리트를 포기하고 가격을 올려서라도 흑자 경영을 해야 할 터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 회계사가 말한 것처럼 고객에게 기쁨을 주고 정당한 대가를 받으면 된다. 고객에게 정성을 다하는 느낌이 들면 얼마를 내도 아깝지가 않다. 그러나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불친절하다거나 차별을 받았다거나 존중받지 못한 느낌을 받는다면 그 가게는 다시는 가지 않고, 물건은 절대로 구입하지 않게 된다. 한국은 유난히 자영업자 수가 많다. 충분한 준비 없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영업자 폐업률이 70~80%이상이라고 한다. 사업이 어려운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돈의 흐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결코 제대로 사업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다. 생소한 단어들이 나와 조금 어려웠지만 초보자들도 잘 이해할 수 있게 풀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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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 권기태 장편소설
권기태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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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하지 않으면 늙어서 두고두고 아쉬워할 일들, 그것들은 꼭 하고 싶은 것이다. 어린 내 누이는 그런 일을 그저 손으로 꼽아만 보다가 내 품에 안겨 숨을 거뒀다. 나는 그래서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라면 그 결실까지도 반드시 맺고 싶은 것이다. 내 열정의 최고치를 반드시 갱신하고 싶은 것이다.

38p

생각해보면 나는 경쟁심도 만만치 않았고 질투를 하기도 했다. 낙오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속이 부서지는 느낌도 받았다. 하지만 남이 잘 해놓은 것이 사라지기를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게 파괴돼서라도 나와 비슷해진다면 하고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게 공평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했더라면 나는 이 정도만큼도 살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309p

앞날은 지금 나한테서 출발한다. 삶에는 승리보다 더 고귀한 것이 있다. 나는 살고 싶은 것이다. 속에서 솟구치는 삶, 진정한 삶을.

410p

달을 거닌 사람들은 대단한 모험을 한 것이지만 의외로 달은 가까운 곳에 있답니다. 우리가 다다라야 할 가장 먼 곳은 우리 마음 속에 있어요…….

419p

우리는 무중력에서 오래 살 수가 없어요. 지상으로 돌아와야 해요. 제 생각은 평범해지겠다는 것이에요……. 우리는 평범했지만 앞날로 나아가는 이런 팀워크를 통해서 비범한 데까지 갈 수 있는 거예요. 우리는 한때 대단한 것처럼 주목받을 수는 있지만 비범한 듯이 오래 남을 수는 없어요. 때가 되면 평범으로 돌아와야 해요……. 그러려면 연민을 지녀야 해요. 간발의 차이로 저의 뒤에 서야 했던 사람들에게…… 그들은 더 헌신적이어서, 그리고 어쩌면 운이 없어서 뒤에 섰을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는 다들 발사장에서 불운의 질투를 피하려고 얼마나 노심초사하는지 이미 지켜봤잖아요. 제가 그런 마음일 때 설령 모나고 모자란 곳이 있어도 남들이 보살펴주려고 하지 않겠어요? 이것이 제가 이진우라는 사람에게서 배운 것이에요.

424p

너는 끝까지 가보았으니까. 그 말이 마치 성큼 걸음을 내딛듯이 나에게로 들어왔다. 너는 끝까지 가보았으니까…… 꿈이 스러져가도 최대치를 다했으니까……

……다시 시작할 수 있는거야.

442p


우주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는 이 소설을 읽고 꿈에 관하여, 최선을 다한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러시아로 갈 수 있는 인원은 네 명, 치열한 경쟁, 힘든 훈련을 통과하고 나서 네 명이 남는데 그중 한 명만이 우주로 갈 수 있고 한 명만 백업을 맡는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되기 위한 치열한 노력들... 힘든 훈련을 함께 하며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이지만 한 명만 최초의 우주인이 된다고 생각하면 진심으로 상대방이 잘 되길 빌어줄 수 없는 마음... 주인공 이진우는 자신이 잘 되기 위해 남을 파괴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네 명의 우주인 지망생들의 각 특징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놓았다. 네 명 중 한 명은 여성인 김유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인터넷에서 '여자라서 뽑아줬다'는 노력을 폄하하는 댓글 공격에 상처를 입는다. 친하게 지내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질투했다가 위로했다가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들을 가지고 정치놀음을 하는 모습을 보고 '역시나'하는 마음이 들었다. 자신에게 해가 될까 서로 눈치만 보지 않고 이진우가 자신이 우주인이 안 될까봐 불안해하면서도 앞으로 나가 해야 할 말을 조리 있고 예의 있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나중에 일을 하게 돼서 부당하다고 생각할 때 이런 식으로 어필을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최초의 1인이 이진우가 되었지만 어떤 오해로 인해 위험에 처했다. 결국 누가 우주인이 될 것인가 끝까지 긴장의 끝을 놓을 수 없었다.

우주인이 되겠다는 꿈 하나로 달려온 사람들, 한 명만이 실제 우주로 갈 수 있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세 명은 실패한 인생일까? 그들은 끝까지 노력했다. 결국 우주인이 되겠다는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후회 없이 끝까지 가보았다. 실제 공군사관학교 교관 출신인 사람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이진우는 말한다. 최대치까지 가보았으니까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그들은 모두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다. 내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해서 스스로 최대치까지 노력했다고 느낀 적이 있었을까? 이런저런 핑계로 중간에 도망 치진 않았는가? 아니, 먼저 내가 진짜 원하는 꿈이 있기는 한 걸까? 우주인이 되기 위한 과정들 그 과정에서 느끼는 인물들의 감정들도 인상 깊었지만 이 책은 내게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최대치로 노력해본 적이 있느냐라고 묻는 것 같았다. 열정을 가지고 노력을 하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글들을 실어놓은 자기계발서가 판치고 있는데 이 소설에서는 노력을 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럼 노력할 필요 없겠네'가 아닌 후회하지 않도록 최대치의 노력을 하고 나면 미련을 갖지 않고 다시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겠다고 깨달았다. 우리는 무중력에서 살 수 없다 결국은 지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우리가 비범한 성공을 이루었더라도 내리막은 있다. 다시 평범해진다. 그 사실을 잊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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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무늬를 어루만지다 - 어제의 나와 화해하는 내 마음 셀프 테라피
조영은 지음 / 레드박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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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음속에 자기만의 '무늬'를 가지고 있다. 타고난 기질과 성장 과정의 경험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새겨지는 마음의 무늬가 오늘의 우리를 만들고 그 무늬가 우리 인생에 어떻게 드러나는지 알 수 있다. 타고난 기질과 성장 경험으로 인해 새겨진 마음의 무늬를 변화하고 싶다면 자기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보아야 한다. 그 과정이 즐겁고 쉽지만은 않을 테다. 변하고 싶다는 것은 좋지 않은 모습일 테고 그러한 자신의 본얼굴을 맞이하는 것이 즐겁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어떻게 보면 '세상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라는 식의 조언은, 개인으로 하여금 사회구조적 문제를 부인하고 무력한 현재를 받아들이게끔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마음수련','심리적 성장','힐링' 열풍 속에서, 사회의 문제조차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로 떠안으며 스스로를 질책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은, 나 자신의 문제 때문이 아닐 수도 있어요.

50p

상담을 통해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를 부인하기 위함도 아니고, 자신을 질책하기 위함도 아니다. 나를 갉아먹고 망가트리는 고질적인 습관이나 패턴을 알아차리기 위함이다.

'정서적 결핍'은 삶에서 흔히 공허함, 외로움으로 나타나며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 속에 방치된 느낌으로 그 실체를 드러냅니다. 결핍되고 부족한 느낌에 사랑을 좇으면서도 다가오는 사랑조차 멀리 쫓아낼 수밖에 없는 굴레를 쓰고 있는 셈입니다.

134p

은율 씨는 심리상담을 통해 과거의 기억에 직면하면서 억압해두었던 감정들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자신을 학대하고 방치했던 부모님을 충분히 미워하는 동시에, 그들로부터 사랑받고 싶은 바람이 좌절되었음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신에 대한 연민, 그리고 미숙함으로 인해 자식에게 불행을 대물림해줄 수밖에 없었던 부모님에 대한 연민도 경험했습니다. 아직까지 부모님을 용서할 수 없지만 지금 현재 자신 또한 좋은 부모가 되지 못하고 있기에, 인간의 불완전함을 수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196p

현재의 나는 성장 과정과 굉장히 밀접해있다. 성장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사람은 주 양육자다. 부모 아니면 다른 사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내가 가져야 할 책임감에 대해 생각했다.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이 아닌 내가 낳고 싶어 낳은 아기에게 내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내 아이에게 마음이 무늬가 새겨지고 그 무늬는 내 아이의 평생 동안 영향을 끼친다. 심리서를 읽다 보면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다. 나 또한 부족한 인간이고, 우리 부모도 부족한 인간으로 나를 키웠기 때문에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엔 내가 싫어하는 부모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부모를 원망하기 위해 성장 과정을 돌아보는 게 아니라 부모가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의 문제가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돌아보아 수용하고 변화를 꾀하기 위함이다. 어차피 지나간 나의 성장 과정에 있었던 부모의 미숙함을 욕해봤자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 나도 내가 정말 싫어하는 내 모습이 아빠를 꼭 빼닮았다. 아빠는 다혈질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특히 내게 화를 많이 내셨다. 나도 가끔 내 아이에게 내 아이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화를 낼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그런 내 모습이 너무 싫고, 아버지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원망만 하고 끝이라면 절대 나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가장 피하고 싶은 대물림을 할 순 없었다. 원인을 알았기 때문에 화가 울컥하려고 할 때 나의 어릴 적 아버지가 그러면 굉장히 무섭고 싫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내가 바뀌고 싶은 문제가 있을 땐 나의 상처를 마주해야 한다. 이유 없는 행동은 없었다. 내가 심리상담사는 아니지만 가장 가까운 부모나 남편을 보아도 그들도 성장 과정에서 겪었던 것들 때문에 현재 그들이 완성되었고 그로 인해 약한 부분이 드러나고 있었다. 내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내 마음에 어떤 무늬가 새겨져 있는지 마주하여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구성한 사연을 바탕으로 상담을 해주는데 사연들이 특별한 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혹은 내가 겪은 것들이라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주변에 마음이 아픈 사람이 너무 많다. 별일 아닌 걸로 욕을 하고 화를 내고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고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다. 그들 내면을 들여다보면 마음속 상처가 깊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전문가를 통해 상처를 치유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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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 김현의 詩 처방전 시요일
김현 지음 / 창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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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수유 중 가장 힘이 들 때는 새벽 3-5시 사이에 깨서 수유할 때다. 그 외 시간은 수유하면서 이북으로 책을 읽는데 도저히 저 시간에는 눈을 뜨기도 힘이 든다. 사연을 읽어주고 시 처방을 내려주는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를 들었다. 두세 번은 들은 것 같다. 사연을 읽어주고, 시를 읽어주고, 처방을 내려준다. 김현 시인이 자신의 글을 직접 읽어주어서 성우처럼 목소리가 녹아들진 않더라도 진정성이 더 느껴졌다. 사연들은 평범했다. 그래서 내 사연이거나 혹은 내 주변 사람의 사연같이 들렸다. 누구나 위로받을 수 있었다. 사연들은 그저 '나 좀 위로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위로받고 싶은 사람에게는 위로하면 된다. 그것이 시로 위로받다 보니 더 감동적이게 다가오는 것 같다. 시라는 것이 구구절절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내보이는 것, 마음이 통하는 게 아닐까.

용기가 없어 주저한다는 사람에게는 '용기를 내기 위한 주저는 용기 밖의 일이 아니라 용기 안의 일이라는 생각'이라고 용기의 씨앗을 갖고 있다고 위로해준다.

동성을 좋아하는 사람을 비정상으로 분류하는 세상에서 작가님의 처방을 기다리는 독자에게,

인권이란 결국 너의 존엄을 나의 존엄으로 여기는 사랑의 행위겠지요.

인생은 방향이지 속도가 아니라는 말에 인생 대신 인권이나 사랑을 넣는다면 이미 사랑의 방향을 세운 것, 그렇다면 속도는 상관이 없다

언젠가부터 다름이 틀림이 되었을까. 성별로, 피부색으로, 태어난 나라로, 성 정체성으로, 우리는 무수한 이유로 다름을 틀림으로 착각한다. 특히나 보수적인 한국에서 독자는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인생은 방향이지 속도가 아니라는 말에 인권을 넣어 사랑의 방향을 세웠으니 속도는 상관이 없다는 말이, 제3자인 내가 들어도 참 울컥했다.

어떤 이별이든 이별은 힘이 든다. 연애는 한 채의 집이다. 그 집이 무너지기 전에 들고 나올 건 들고 나와야 한다. 우리는 이별할 때 비로소 하나의 연애를 완결하게 된다고 한다. 이 말을 20대 초반에 이별을 겪을 때 들었더라면 이별에 대한 준비로 인해 조금은 덜 힘이 들지 않았을까, 아니면 연애를 완결시키기 위해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사소한 실패 때문에 괴로운 당신, 김현 시인도 실패를 반복하면서 성취 중이라고 한다. 우리는 무수한 실패를 겪고, 또 무수한 성취를 이룬다. 실패에 괴로워하지 말고 우리는 늘 실패하고 성취하는 사람임을 인정하면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시라는 게 어렵게만 느껴져서 가까이 하기가 힘이 들었는데 이렇게 접해보니 시라는 것이 참 마음을 울리는 글이구나를 알게 되었다. 미사여구나 구구절절한 부연설명 없이도 사람의 마음 속에 화살 하나를 쏘는 것, 그것이 시였다. 가족이 모두 잠든 밤, 엄마 젖을 먹는 아이를 바라보며 듣는 시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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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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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우리를 둘러싼 소문이 있었고 우리는 그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가끔 착한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끔찍한 짓을 저지를 때도 있다. 하키팀의 스타였던 남학생이 여학생을 성폭행했다. 그리고 우리는 길을 잃었다. 공동체는 선택의 총합이고 두 아이의 진술이 엇갈렸을 때 우리는 그를 믿었다. 그게 더 쉽기 때문이었고, 여학생의 말이 거짓말이라야 우리가 평소처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진실이 밝혀졌을 때 우리는 마을과 함께 무너졌다. _14p

이 책은 그 이후의 이야기다. 베어타운 두 번째 이야기.

남자들은 바쁘지만 아들들은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아들들이 아버지의 관심을 더 이상 바라지 않게 되는 그 순간 아버지들이 아들의 관심을 바라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아버지들은 아들의 머리가 품속에 쏙 들어오던 시절에 좀 더 자주 같이 자주지 않았던 걸 후회하기 시작한다. 아들이 노는 동안 좀 더 오랫동안 바닥에 앉아 있지 않았던걸, 아들이 거부하지 않던 시절에 좀 더 안아주지 않았던 걸 후회하기 시작한다. _304p

당신은 내게 눈물의 미덕을 가르쳤지만 내 존재를 절대 미안해하지 않게 했고

당신은 내게 하늘거리는 드레스가 아니라 갑옷을 입혔고

당신은 내게 딸들은 꿈을 꿀 필요가 없고 목표를 세우면 된다는 걸 가르쳤죠._317p

케빈이 망가뜨린 사람은 그녀였다. 하지만 무너진 사람은 그들이었다._322p

사람들은 성폭행을 이야기할 때 항상 과거 시제를 쓴다. 그녀가 피해자'였다'고 한다. 그녀가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가 그런 일을 '겪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일을 겪은 게 아니라 지금도 겪고 있다.

불안. 그것은 보이지 않는 지배자다._364p

마야 가족을 통해 내 가족을 돌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소설이다. 페테르 부부는 첫째 이삭을 잃었고 둘째 마야는 성폭행을 당했다. 하키밖에 없는 매우 작은 마을에서 전도유망한 하키선수가 여학생을 성폭행 했고 다들 마을을 위해서 ,혹은 자신들을 위해서 입 다무는 쪽을 선택한다. 결국 이전 '베어타운'에서 용기 있는 아맛 덕분에 진실을 밝혀지고, 이 책 앞부분에서 나와있듯이 케빈의 가족은 바로 옆 마을 헤드로 이사를 가지만 마야의 고통은 끊이지 않는다. 마치 베어타운의 청소년하키팀이 마야때문에 해체된 것처럼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들을 통해 그들의 증오는 마야에게 퍼붓는다. 평생 하키밖에 모르고 살았던 페테르는 아내 미라의 희생과 아이들이 아버지에게 기대하는 바를 외면하면서도 하키에 올인하였다. 비열한 정치인 테오의 속이 시꺼멓다는 걸 알면서도 마지막으로 하키에 희망을 걸어본다. 십 대의 아이들의 특성을 매우 잘 묘사해놨다.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며 자기중심적이고 감성적이다. 마야는 매우 괴롭지만 성폭행의 피해자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온 가족이 되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며 애써 괜찮은 척, 잊은 척, 밝은 척하는 모습이 매우 안쓰럽다. 모든 스포츠 경기가 그렇듯이 가장 중요한 건 결과, 그래서 그럴까. 하키팀 아이들의 인성보다는 결국 '이기느냐, 지느냐'에만 집중하여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그 아이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기 불편하다면 문제가 있는 쪽은 그 아이가 아니라 우리야!

411p

실력 있는 선수 벤이가 아나의 의해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 당하고 나서 또다시 이 마을은 한 어린 남학생 하나에게 증오를 퍼붓기 시작한다. 신체가 단단하고 아무리 실력이 있는 아이라도 아이는 아이다. 무너져가는 멘탈, 가족에게 미안함, 자신에 대한 분노... 다름을 틀림으로 알고 성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을 무조건적으로 욕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그 처지가 되어보지 않으면 공감하기 쉽지 않다. 벤이 역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강제 커밍아웃 당한 뒤 학교에 가는 발걸음을 떼는 것조차 쉽지 않다. 마야에게 "무슨 수로 견뎠니? 무슨 수로 버텼니?"라는 물음에 마야는 "나는 피해자가 아니에요. 나는 생존자에요."라고 말한다. 그들은 온몸의 용기를 끌어모아 발걸음을 옮겨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작은 마을 안의 하키 세상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 화해, 후회, 분노, 사랑, 슬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가족의 사랑과 십 대들의 성장을 볼 수 있는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베어타운보다 주제들이 다양해서인지 더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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