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 - '엉뚱한 질문'으로 세상을 바꾸는 SF 이야기 내 멋대로 읽고 십대 3
김보영.박상준 지음, 이지용 감수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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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훌륭한 작가들이 미래와 이상향을 상상하고, 진보적인 생각을 펼쳐 내는 장르다. 현재의 과학 기술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지 사고 실험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SF 장르는 뜬구름 잡는 상상력이 가득한 소설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고전 소설들에 나온 내용들이 지금 많은 부분 실현된 걸 보면 미래를 알기 위해서 여러 SF 작품들을 만나보는 것이 좋겠다 생각이 든다.

미래에서 온 로봇 봉봉이가 인류 종말을 막기 위해 자신의 기억이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한다. SF 작가 지망생, SF 덕후, 공대 척척박사, 기자와 직원까지 다섯 명이 벌이는 토론 주제는 우리가 한 번쯤 상상해보았을 법한 것들이다. 덕후 상덕이는 이 책을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겠지만 SF 소설과 영화에 빠삭한 그가 멋져 보였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자아는 '나' 개인 하나뿐이다. 다른 사람의 주관은 확인을 할 수 없다. 사람은 '인격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만약 로봇이 '인격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면 인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인격을 가진 것으로 사람임을 구별한다면 로봇에게 사람 인격을 넣으면 로봇은 사람이라고 봐야 할까?

어쩌면 로봇이 '살아 있는가'의 질문의 답은, 과연 그 사회가 무엇을 '살아 있는가'로 정의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며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이나 여자나 아이가 완성된 인간으로 여겨지지 않았을 때도 있다고 말한다. 힘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낸 기준에 의해서 우리는 '맞다, 아니다'라고 가르는 것 같다. 힘을 가진 사람들이 사람의 인격을 가진 로봇도 사람처럼 대우해야 한다고 하면 아마 우리는 그래야 할 것이다.

로봇을 사람처럼 만들려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로봇은 인간과 닮지 않게 만들 때에 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개성 있는 존재로 남아 있고 로봇은 완벽한 존재로 만들어서 인간을 보완해주는 일을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AI 이 널리 퍼지면 계산, 암기, 단순노동 같은 분야는 로봇이 대체하고 인간은 창작 분야에서 일을 할 거라고 한다. 인간이 로봇을 대체한다는 가정에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로봇이 많은 일들을 대신해주어 인간은 더 여유 있고 휴식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 실험에서 로봇이 상담해줬을 때 많은 사람들이 더 만족을 했다고 한다. 인간은 같은 얘길 오랫동안 지긋이 들어주지 못한다. 짜증 내고 말 자르고, 그러나 로봇은 '그렇군요.','네.'처럼 공감의 말을 해주니 오히려 더 힘이 되었다고...

우리는 많은 세대 동안 성별은 단 두 개로만 나뉘었다. 하지만 요즘에서야 성별이 두 개로 나누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실 신체적 모습으로 본다면 두 개로 나뉠 수 있지만 성호르몬은 남녀 양쪽이 다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생물학적으로 남녀는 정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성별이 두 개뿐이라는 개념 때문에 차별이 생긴다.

상식적으로, 다른 성별을 차별했을 때의 결말은 멸종뿐이죠. 두 성별이 서로 돕고 사랑해야 종족을 번식할 수 있잖아요. (……) 젠더 차별은 어쩌면 사실은 인류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유전자의 전략일 거라고요. 사실 지구에 인류가 너무 많으니까요. 남자를 아무리 줄여도 인구는 줄지 않아요. 하지만 여자를 줄이면 인구는 확실하게 줄죠. (93p)

현대 사회는 암기력보다 정보 검색과 수집을 더 요구하죠. 기록의 대부분을 기록 장치에 맡길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ADHD를 지닌 이들은 집중과 암기에는 약해도, 정보 수집과 멀티태스킹에는 훨씬 더 능하다고 해요. 그런데도 ADHD는 지금 같은 반복 안기 위주의 전통 교육 체계에서는 고통스러운 장애로 인식되는 거죠. 어떤 사람들은 만약 현대의 교육이 아이들을 들판에 풀어놓고 창작력과 아이디어를 보는 방식으로 변한다면 ADHD 아이들은 천재로 불릴 거라고 해요. (132p)

자폐나 ADHD는 그 장애를 갖고 있는 본인 자신에게는 불편이 없는데 그들의 불편은 단지 주위 사람들과 맞추기 위해서 생겨나는 불편이라고 한다. 정상인과 비정상인을 나누어서 다수인 정상인 집단이 소수인 비정상인 집단을 불편한 존재 장애가 있는 존재로 도장 찍어 놓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지구 멸망이라고 하면 인간 기준에서 인류 종말을 지구 멸망이라고 한다. 얼마나 오만한 말인지. 이미 여러 생물종은 상당수 멸종되었다. 공룡이 멸종하던 시기에 생물이 사라지던 속도보다 지금 생물이 사라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한다. 어쩌면 인류 종말은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런 두려움에 다른 행성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가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고 가장 유력한 후보는 화성이다. 그러나 화성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어떤 방법으로 화성에 온실 효과를 일으키면, 선순환으로 화성의 기온이 점점 오를 거라고 한다. 화성에 우리가 모르는 작은 생물들이 살고 있다면 우리가 이주하기 위해 행하려는 테라포밍으로 인해 일종의 대멸종을 일으키게 된다. 예전 서양인들이 원주민을 학살한 것과 같은 짓을 하게 되는 것이다. 3000년에 인간이 살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이 살아있다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 최초의 인류로 보고 있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으니까.

미래가 두려울 때 SF가 만들어낸 미래의 모습을 보면서 상상해본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잡는데 조금 도움이 될 것 같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만 지어낸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과학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실제로 미래의 일들을 예측이라도 한 듯한 소설들이 많았다. 학창시절에 지구과학 과목을 재미있어해서 이 책의 주제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더구나 SF 문학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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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리콜이 되나요? - 연애에서 상속까지, 모던 패밀리를 위한 가족법
양지열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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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게 착하게 살면 법이 필요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사실 늘 법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결혼을 하는 동시에 가족법에 의해 결혼에 따른 권리이자 의무를 이행하게 되어 있다. 그 의무란 동거, 부양, 협조, 정조다. 예전처럼 얼굴도 모르고 결혼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여전히 선을 보고 잘 모르는 상태로 결혼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전처럼 결혼하면 그 사람이 아무리 개차반이라도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사람이 드물어졌다.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이혼한 사람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으므로 결혼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 요즘은 결혼을 선택이라는 말에 찬성한다. 국가 입장으로 보면 안 좋겠지만...

가족을 이루고 있지 않아도 태어난 이상 싫든 좋든 가족의 구성원이 되었다. 부모는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처럼 자식도 선택할 수 없다. 부모와 자식이 너무너무 싫다면 리콜이 될까? 가족 간에 일어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다루고 있다.

간통법이 사라져서 불륜을 해도 처벌할 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간통은 형사처분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육체관계 그 자체에 대한 증거가 필요해서 현장 사진 따위를 얻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들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법을 어기는 경우가 많아져 범죄의 길로 이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간통죄 폐지가 된 후 가사소송에서 부정행위는 그만큼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하고 꼭 육체관계가 없더라도 마음을 줬다면 부정행위로 간주하는 것처럼 범위가 넓어졌다고 한다. 혹시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하는 걸 알았다면 부정행위를 알게 된 후부터 6개월, 몰랐더라도 2년이 지나면 법적으로 없던 일이 된다고 하니 꼭 기억하길 바란다.

양육비에 대해서도 한국은 안 주고 버티는 부모가 많다고 한다. 최소한의 부모가 해야 하는 일이다. 남남이 만나 결혼하고 헤어질 순 있지만 자식은 평생을 함께 책임져야 한다. 양육비를 정하는 기준은 이혼한 후에도 자녀의 생활환경이 바뀌지 않는 정도를 목표로 한다고 한다. 하도 양육비를 안 주는 몰상식한 인간이 많으니 국가가 나서 '양육비 이행 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법에 따라 여성가족부 산하에 양육비이행관리원이라는 별도의 부처를 두어 실제로 돈을 받는 일도 맡아준다고 하니 긴급한 사람은 이용하면 좋겠다.

결혼, 불륜, 이혼, 상속에 관한 여러 사연들을 보면서 법이라는 게 유연함이 꼭 필요하단 걸 느꼈다. 정말 세상에 기상천외하고 다양한 일들이 일어난다. 시시비비를 가르기가 쉽지가 않겠다. 판사의 고뇌가 느껴진다... 첫 사례라면 그 판결로 인해 다음 판결에도 영향을 끼칠 테니 더욱 쉽지 않을 테다. 가족인데 뭘- 하는 태도로 법을 등지고 살았다간 믿는 발등에 도끼 찍히기 쉽겠다 생각이 든다. 가족이기 때문에 더욱 상처받지 않도록 법을 잘 알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건강한 가족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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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 하버드대 심리학과 출신 만능 엔터테이너 류쉬안의 Getting Better 심리학
류쉬안 지음, 원녕경 옮김 / 다연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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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행동을 살펴 상대의 의중을 헤아리는 일, 직관적인 관찰력과 이성적인 사고의 결합을 통찰력이라고 한다. 통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는 단 몇 초 만에 사람을 나름대로 파악한다.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 타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다르더라도 편견을 버리고 이해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상대방 몸짓에서 숨겨진 언어를 발견하고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도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중요하다.

효과적인 사회생활 원칙으로 PEACE를 소개한다. positive, Engaging, Authentic, Connection, Empathy다. 긍정적인 태도와 표현, 상대방에게 몰입하고 자신의 모습을 꾸미려 하지 않으며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존중하는 태도로 대하고 연결고리를 찾아 대화하며 상대방과 공감하라고 한다.

우리 마음속 깊이 자리한 가치관과 생각, 태도는 우리가 나누는 모든 말에 숨어 있다. 겉모습 뒤에 실제로 어떤 모습이 숨어 있는지를 판단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자기 자신조차도 잘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마음에 다가갔다면 당신이 꼭 상대의 무엇을 더 알아서가 아니라 상대의 마음 깊숙이 숨어 있는 개성을 알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기 때문일 것이다.

104p

심리학 용어 중에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매듭지지 못한 일을 마음속에서 쉽게 지우지 못하는 현상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미룰 때마다 사실은 그 일을 가슴에 담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뜻이다. 좋은 습관을 기르는 방법으로 To do list 작성하라는 조언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빨리 완료할 수 있는 사소한 일, 예를 들어 이메일 확인하기 같은 것들을 먼저 완수하여 약간의 성취감을 얻어 당장 급하진 않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을 한 후 오늘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처리하라고 한다.

효율적인 일 처리를 위해 '포모도로 테크닉'을 적용하라고 한다. 25분간 일하고 5분간 휴식 취하기를 4-5세트 반복한 다음에 15분 휴식을 취하라고 한다. 집중력을 높이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 실행 가능한 최소의 노력으로 한 단계를 여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30분 운동이 목표를 지키기 힘들다면 매일 신발을 신고 현관 앞에 서기같이 최소의 노력을 목표로 잡는 것이다. 또 막연하게 '초심을 잃지 말자'라고 적는 것보다 '유학을 가야 하니까 매일 30분씩 영어 회화 연습하기'처럼 구체적으로 적자. 언제나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럴 때 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슬럼프에 빠지기 쉽다. 미리 돌발 상황 때 대처할 수 있게 비상 계획을 세워놓아 죄책감을 줄이도록 하자.

부정적 감정을 극복하는 법으로 명상과 감사일기를 소개한다. 명상과 감사 일기에 대한 장점은 하도 많이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인데 아직까지 한 번도 시작하지 못했다. 개인적 느낌을 이야기하자면 감사 일기 쓰기는 만병통치약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삶의 울퉁불퉁한 부분을 메워 평탄한 길을 만들어주는 아스팔트에 가까웠다.(272p) 고 작가는 말한다. 사람들은 평소에는 감사할 것들 보다 부정적인 것들에 더 눈에 들어온다. 다른 사람이 부럽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감사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 의식적으로 감사할 것들을 찾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심리학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심리학 서적과 자기계발 서적 합친 느낌이다. 사람의 심리에 대한 설명 보다 사회생활을, 사랑을, 자기의 성장을 하기 위한 실용적인 것들을 알려준다. 개인적으로 습관 잡기 부분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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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이제는 콘텐츠다 - ‘장사의 神’ 김유진의
김유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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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기간이 한국만큼 짧은 나라도 없다. 그만큼 많이 망한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비싸게 팔아서 마진을 많이 남기거나, 싸게 팔지만 많이 팔거나다. 이 책에서 다루는 장사는 요식업이 대부분이라 요식업을 예로 들자면 많은 손님이 많이 먹으러 와야 돈을 번다. 한 달에 한 번씩 친정에 내려가서 주변을 둘러보면 가게들이 금방 금방 바뀐다. 많이 망하고 많이 생기고 망하고 생기고.. 무한 반복이다. 경제가 안 좋다는 말은 예전부터 들려오고 있다. 이 안 좋은 경제 상황에 연 매출 몇십억 이런 가게들은 어떻게 계속해서 탄생하는 걸까? 디테일을 다룬 부분에선 나도 모르게 무릎을 칠 뻔했다. 그냥 간과하기 쉬운 것들 뜨거운 음식 사진엔 연기가 나게 하고 사진에 빛을 주어 온도와 향을 보여줘라!

온도가 없으면 향이 없고 향이 없으면 맛이 없다.

잘 나가는 가게가 되기 위해서는 차별화를 두어야 한다. 고객의 필요와 고객의 이익을 챙겨야 한다. 요즘은 홍보하기가 너무 쉽다. 그만큼 무너지기도 쉽다. 가게를 잘 되게 하기 위해서 고민들을 많이 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자신에게 이익이 떨어져야 하므로 고객의 불편함을 인식까진 하더라도 그것이 지출과 결부되는 행동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 LG 스타일러를 들여놓아 옷이 망가지지 않고 식사 후에도 뽀송하게 입고 갈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는 옷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다시 한 번 발걸음을 하게 만드는 센스라고 생각한다. 밥 집이라면 밥이 가장 맛있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맛있는 밥을 만들 수 있는 몇 백만 원짜리 기기를 들여놓을 생각은 섣불리 하지 못한다. 손해 보지 않으려고 무난히 머리를 돌린다. 그것은 손님도 마찬가지다. 손님이 생각하기에 내가 낸 돈 보다 더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해야 그 가게는 소문내고 싶고 또 가고 싶은 가게다. 그렇다면 사장님은 손해 보고 팔아야 할까? 그건 절대 아니다. 사장이 손해 보고 장사하는 것처럼 손님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팔로우 하는 어떤 판매자분은 그렇게 나는 곳에 가서 직접 사진 찍고, 공장 가서 사진 찍고, 후기를 열심히 올리고, 또 다른 판매자분은 가게에 길게 늘어선 줄을 찍어 올린다. 사실을 전해주어 고객의 믿음을 사기 위해서다. 이미 이 책에 나와 있는 노하우(?)들은 많이들 하고 있을 테다. 그렇다면 그마저도 안 하는 가게는???? 고만고만한 가게들 중 하나라면 아마 고객이 재방문을 하게 만들기는 어려울 테다. 기존 고객과 새 고객의 비율은 6:4, 4:6 왔다 갔다 한다고 한다. 새 고객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고객을 다시 방문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새 고객을 불러드는 것보다 기존 고객을 다시 오게 만드는 게 당연히 더 어렵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회원 제도를 도입하여 많은 서비스를 받는 것처럼 느껴지게 해서 또 오게 만들거나 감성을 자극한다. 물의 온도나 가게의 조명, 기존 고객에게 보내는 홍보 문자 멘트, 파는 메뉴 이름을 짓는 노하우까지 굉장히 세심하게 많은 걸 알려준다. 요식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정말 꼭 옆에 두고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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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 - 앤드루 숀 그리어 장편소설
앤드루 숀 그리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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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레스는 실연당한 중년 게이 소설가이다. 9년 연애 한 옛 연인 프레디의 청첩장을 받고 참석하지 않을 이유를 만들기 위해 세계 문학 일주를 계획한다. 그동안 거절했던 온갖 행사들에 모두 참석하겠다고 나선 것. 멕시코,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모로코, 인도를 거쳐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는 여정이다. 그는 세계 어딘가에서 50세 생일을 맞이할 것이다.

내가 형이랑 같이 여기에 영원히 있었으면 좋겠어?

155p

프레디의 이 물음에 레스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그의 나이다. 그 또한 20살이나 많은 남자와 사귀었음에도 자신보다 20살이나 적은 프레디는 나이 많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냐! 아냐, 아서, 아니야. 그 반대야! 난 결혼 생활이 성공이었다고 말하는 거야. 20년 동안의 기쁨과 응원과 우정이라면 그건 성공이지. 뭐든 다른 사람과 20년을 해낸다면 성공이야. (……) 왜 결혼은 그렇게 치면 안 되는 건데? 그런 건 우리 안에 없는 거야. 인간 안에는 없다고. 영원히 한 사람에게 매이는 것 말이야. 샴쌍둥이는 비극이야. 20년과, 단 한 번의 행복한 마지막 자동차 여행, 그렇게 난 생각했어. 뭐, 괜찮았네. 성공리에 끝내자

223p

20년을 함께 한 게이 부부가 20년을 함께 하고 헤어진다는 소식에 아서는 결혼 실패로 받아들이고 충격을 받는다. 그들은 게이들도 오래간다는 희망을 보여준다며. 20년 후 이혼하는 것이 결혼이 실패한 것일까? 왜 이혼이 결혼 실패일까? 그리고 이 친구 말대로 20년을 한 사람과 함께 했다는 것 그 자체가 매우 해내기 어려운 일을 해냈으니 성공한 결혼생활이라고 생각한다.

레스는 20살이나 많은 유명한 시인 로버트와 헤어지고 나서 한순간도 혼자 있던 시간이 없었음을 깨닫는다. 옛 애인 프레디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으려고 세계 일주를 하는 동안에도 어느 나라에서든 누군가와 함께였다. 그는 꽤 의존적이고 겁이 많은 남자 같다. 꼭 49세라고 자신의 나이를 정정해주고 50세가 되면 세상이 종말 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의 옛 애인 로버트가 '가벼운' 뇌졸중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받은 아서. 로버트는 말한다. 쉰 살은 젊다고. 자신은 저승 앞에 와 있다고. 그냥 즐기라고. 자기와 교제할 때만 해도 젊었던 그가 이젠 병상에 누워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는 슬펐다. 세계 여행을 하는 동안에 레스는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것들과 마주한다. 그 과정에서 레스는 성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나이가 많은 사실을 부정하면서도 수동적인 모습이 보인다. 늘 우울해 보인다. 여행 가는 곳마다 옛 연인 프레디와의 추억에 젖어 있다. 그는 젊음을 곱씹으며 그리워한다. 자신의 능력을 낮게 평가한다. 그는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 파란 정장, 여행 가방, 자존감까지 많은 것을 잃어버린 그때 레스는 출판사에서 거절당한 소설을 다시 쓰기로 마음먹는다. 프레디는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신혼여행까지 갔지만 레스를 잊지 못하고 돌아왔다.

늘 늙음은 부정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는다. 50대는 애매한 나이다. "신선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재발견되기에는 너무 젊은" 거기에 인생에 아무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을 살았던 레스는 자기 자신은 소중한 사람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그저 평범하게 늙는 것도 삶은 흥미롭고 가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돌아가니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사랑하는 프레디까지 만나고!

우리는 늘 무언가를 이루어야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평범하게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도 가치가 있으며 소중한 인생이다. 평범하게 늙어가는 것에 감사해야 함을 늘 놓친다. 위만 바라보고 놓친 것만 안타까워한다. 50대는 자신의 위치를 다시 재점검하는 시기인가 보다. 그 위치란 옆에 있는 사람, 사회적 지위, 돈, 명예.. 따위들. 그런 것들이 만족할 만큼 이루어져 있지 않다면 나이만 먹고 실패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레스를 통해 평범하게 흘러간 시간들조차 그 자체로 소중하고 흥미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 30대지만 지나간 시간들이 아쉬울 때가 있다. 지금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어 때때로 실망할 때도 있지만 하루하루 놓고 보면 소중하고 감사한 인생이다.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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