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재주 - 말 한마디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판훙성 지음, 김경숙 옮김 / 다연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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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효과적인 교류 수단의 일종으로, 유성 언어에 비해 이성과 지혜가 풍부하다. 누군가로부터 이유 없는 질책이나 악의 가득한 비방을 받는다면, 침묵을 유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87p)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의 흥미를 맞추어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타인을 이해해야 한다.(95p)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다면 그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지 않은 것을 들어야 한다."(99p)

논쟁에서의 승리는 무의미하다. 오로지 상대의 반감을 살 뿐이다.(308p)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말, 상대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말, 신뢰를 주는 말, 직장생활에서의 말 재주, 고객을 잡기 위한 말솜씨 협상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대화, 유머로 가벼운 교제 분위기 만들기, 사랑받는 달변가가 되는 방법까지. 세상을 살면서 필요한 모든 말에 대한 기술이 담긴 책이 아닐까 싶다. 한때는 말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사람 만나서 대화하는 자리가 늘 즐거웠으니까. 그러다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말 잘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말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 커져서 이젠 대부분의 말은 남편이 대신해주기도 한다.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늘 조심해서 말을 하지만 내 의도와 다르게 흘러간 적이 있어 늘 말하는 것은 힘이 든다. 그저 이렇게 말을 해라, 고 직접적인 언급도 있지만 이야기 예시가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다면 때론 침묵이 효과적인 교류 수단이 되기도 한다. 말을 하는 것보다 듣는 것, 경청이 중요하단 것은 누구나 알지만 쉽지 않다. 경청과 침묵만 잘해도 호감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처럼 말의 힘은 위대하다. 말 잘하는 사람을 보면 말 너머의 그 사람의 해박한 지식과 배려가 돋보이기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협상에서 유리한 지점을 갖기 위해, 고객의 마음을 잡기 위한 사례들을 보면 실제 적용에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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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끝의 검은덩이
이주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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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입은 학생에게 집착하는 김정희 교사. 일부로 부모와 떨어져 혼자 사는 여학생들을 상담이라는 허울좋은 제도 아래에서 골라내어 그녀들만 강간한다. 아니, 그루밍 성폭행이라고 해야 하나. 어리고 기댈 데 없는 어린 여학생들은 사랑이라 믿는다. 이선희를 임신시키고 중절까지 시킨 나쁜 선생. 이선희 부모에게 들켜 결혼하게 되지만 결혼식 하기 전날에 또다시 여학생 김영신을 따라가 강간한다. 이선희는 김영신의 담임선생님.. 부른 배를 보고 수술 시키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다 같은 놈(김정희)에게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런 놈의 아이는 절대 낳을 수 없다며 아이도 낳지 않고 사랑도 없이 삶을 이어가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지만 김정희가 양희 재단 상속자였기에 음,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김영신과 이선희가 함께 김정희를 죽인 줄 알았는데 범인에서 반전이 있었다.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형사가 김영신의 죽은 줄 알았던 아이를 보고 김영신과 공통점을 찾으려 애쓸 때 혹시나 김영신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지 걱정했다. 또 남편이 잔인하게 죽었는데 오히려 편안해 보이는 이선희가 감옥에 가게 될까 걱정했다. 늙은 남자 선생의 교복 입은 나이 어린 여자만 보면 환장하는 성도착증을 끊기 위해선 누군가가 그의 목을 잘랐어야만 했다. 잘했다. 잘했다고 하고 싶다. 비록 그 변태 늙은이 선생이 죽었다고 이선희와 김영신의 몸에 생긴 상처는 없어지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잊고 그녀들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이선희의 도움으로 김영신은 캐나다에 대학원에 진학한다. 그렇게 꽃길만 걸었으면. 정말 가벼운 소설이라 금방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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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담아줘 새소설 2
박사랑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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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덕질하는 세 친구의 이야기다. 아이돌을 좋아했던 시절을 처음 거슬러 올라가 보면 중학교 2학년 때 클릭비의 태형을 잠시 좋아했던 것 같다. 이후 성인이 되고 나서 동방신기를 좀 좋아했고. 내게 좋아했다는 건 티비에 가요프로그램에 나오면 보고, 유튜브로 한두 번 검색해서 봤다는 정도다. 덕질에 'ㄷ'에도 들어가지 못한다. 사생팬들에 대해 말이 많고 '덕후'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어감으로 들리기도 한다. 요즘 나의 최애 웹툰은 <유일무이 로맨스>다. 성공한 덕후가 나오는 웹툰인데 댓글을 보면 최고의 판타지라고 한다. 연예인을 그렇게까지 좋아해보지 않은 내가 봐도 두근두근하고 가슴이 벌렁벌렁거리는데 연예인을 덕질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제대로 대리만족할 것 같다.

함께 공연을 보러 가서 제나의 반짝이는 눈을 볼 때면, 이게 사랑이지 다른 게 사랑일까 싶었다. 나는 나 자신보다 제나의 눈을 보면 우리가 하고 있는 게 사랑이라는 확신이 생겼었다.

43p

내 아이돌은, 나의 최애 우리 루이는 무척 신나 보였다. 눈이 부셔서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예쁘게 웃었다. 나는 그의 웃음을 아꼈다. 그가 웃으면 내 세상도 밝아졌다. 그의 밝음이 내게로 흘러들어 내 발밑을 환하게 밝혔다. 그러면 어디로 발을 옮길지 겁내지 않아도 됐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이 수많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나는 그것을 절대 질투하지 않았다. 그것 때문에 좌절하지도 않았다. 그는 빛나는 사람이니까 더 많이 나누어줘도 나에겐 충분했다. 손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사람이어도 괜찮았다. 멀어서 좋은 관계도 있다는 것을 이제 알았으니까.

66-67p

주주는 나에게 감정의 끝을 알려준 사람이었다. 사랑의 끝, 미움의 끝, 행복의 끝, 증오의 끝, 슬픔의 끝, 분노의 끝, 허무의 끝, 환희의 끝. 주주는 혼자 있는 나의 바다에 바람을 불게 하고 파도를 치게 하고 배를 띄웠다. 내 바다는 고요할 날이 없었다. 나는 매일 요동치며 그를 사랑하고 원망하고 좋아하면서 미워했다. 양극단에 있는 감정이 한 번에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을 처음 배웠다. 주주를 알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가 없는 내 삶이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120p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매일 너에게 위로받고 있었다. 너의 노래는 따뜻한 손이 되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고 너의 눈빛은 너른 품이 되어 나를 안아주었다. 그것은 네 바로 옆에 있을 애인이나 가족이나 친구는 절대 느끼지 못할 감정이었다.

169p

한 살 더 먹었지만 나는 연애 대신 달달한 팬질을 다시 시작했다. 거리감에 무력감에 울게 될 걸 알면서도 또다시 사랑에 빠졌다. 사실 그들은 천사보다는 악마에 가까웠다. 내 일상을 흔들고 현실을 뒤엎으며 생활을 조이는. 나는 영혼을 팔아서라도 그들을 보고 싶었고 더 가까이로 가고 싶었다. 그들은 별이고 꿈이었다. 꿈 없이 일상에만 갇혀 살아가는 내게 그들은 우주를 건네주었다.

267p

아이돌 키워야 하니 육아휴직 받아야 한다고 농담하는 장면을 보고서 아이돌을 사랑하는 것은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양극단의 감정을 느끼게 하며, 내가 아무리 사랑하고 모든 걸 주어도 그 사랑을 알지 못하며, 후회가 되더라도 만나기 전의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존재. 성공한 덕후를 보면 덕후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 특히 외국어 공부할 때. 좋아하는 외국 연예인이 있으면 언어를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는데, 전혀 없으니 의욕이 살지 않는다. 제나는 성공한 덕후다. 덕질하다 일본어 번역가가 되었고 이젠 중국 출신 연예인 덕질을 시작해서 중국어 학원을 등록했다고 한다. 팬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구나 느끼면서 글만 봐도 느껴지는 생생한 에너지에 조금 부럽기도 하다. 읽는 내내 너무 유쾌했고 세 친구의 우정이 부러웠다. 작가가 2n째 덕질을 한다는데 생동감이 넘친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 잘한다고 하지 않는가. 작가가 덕질을 좋아하니 소설도 재미있게 잘 쓴 것 같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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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스트레스가 아니라 겁이 난 겁니다 - 스트레스라고 부르지만 실상은 두려움이었던 감정에 대하여
베아타 코리오트 지음, 이은미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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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표지의 여성을 들여다보면 지친 표정으로 엎드려 쪽잠을 자는 것처럼 보인다. 스트레스는 모든 걸 내려놓아 무기력하게 만든다. 최근에는 술, 담배보다 스트레스가 더 암의 원인이라고 한다. 우리는 '스트레스 받는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저자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겁이 난 것, 즉 두려움이라고 한다. 우리는 두려움을 느꼈을 때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스트레스가 나쁜 게 아니라 스트레스는 해롭다라는 생각이 나쁘다고 한다. 스트레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진짜로 병에 더 잘 걸린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요즘은 스트레스가 무조건 나쁘다 보다는 적당한 스트레스는 활력을 불어일으켜주기 때문에 오히려 이롭다는 말도 있다. 저자는 명상 전문가다. 명상이 좋다,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시도하기가 쉽지 않았다. 선미의 노래처럼 24시간이 모자라는 삶을 사는데 명상을 하는 1분에서 5분 길게는 30분의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 저자는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 즉 두려움과 트라우마를 이겨낸 사례들과 과정을 책에 실어놓았다. 극한의 고통인 출산을 할 때도 호흡이 중요하다고 하니 호흡이 주를 이루는 명상요법도 두려움을 없애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데 특효약일테다. 


우리는 상상력을 낭비하면서 스트레스를 억지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죽음에 대한 상상, 사고에 대한 상상, 불구가 될수도 있다는 상상 등 끔찍한 상상을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만들어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두려움은 자아의 두려움, 내가 두려워 할 것들이 아니라고 말한다. 또한 두려움은 환상적인 자극제로 이용할 수도 있다. 


그렇다. 우리의 두려움들은 자아의 두려움이지, 당신이 두려워할 것들이 아니다. 이런 두려움들은 오직 생각으로 만들어졌다. 이 사실을 깨달으면 두려움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점점 쪼그라들어 작아지더니 바람 빠진 풍선처럼 최후를 맞이한다. 더는 남아 있는 게 없다.(111p) 

 스트레스와 마주했을 때 우리는 긴장성 떨림을 경험한다. 그 경험은 몸에 굉장한 압박을 준다. 사고당시 트라우마로 사고가 일어났던 시간만 되면 몸이 떨리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그 떨림을 나쁘게 생각하고 바로 해결하려고 든다. 반사적 신경성 떨림을 허락하는 것을 배우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몸은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긴장을 풀어낸다고. 자신이 자신의 몸을 통제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스트레스에 더 강하게 된다. 


우리는 화나는 것, 짜증나는 것, 슬픈 것 등을 나쁜 것으로 정의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저런 감정을 느낀다고 말한다. 여러 가지 정서 중에 하나임을 받아들이고 그 정서를 억누르거나 감추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 스스로가 내면에 일어나는  정서들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아야 우리는 불행하지 않는다.


그냥 거침없이 사랑하자!

지금 그것부터 시작하자! 

결국 스트레스,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은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사랑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하고 꺼리는 일인데도 즐겁게 하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일을 할 때 호흡에 집중하여 불편한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만들 수 있다. 모든 결정은 내가 하는 것이다. 앞으로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요리하는 방법은 내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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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지리가 답하다 - 지리 선생님들이 들려주는 우리 땅, 우리 역사 이야기 묻고 답하다 3
마경묵.박선희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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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도의 전문지식과 복잡한 사건, 그리고 많은 인물들의 세세한 부분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우리 선조들이 이 땅에 살다 가면서 남겨놓은 여러 발자취들을 지리적 관점에서 해석해 결코 무겁지 않은 내용들로 구성하고자 했다. 즉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어떤 역사적 사실들을 누군가에게 그대로 알려주려는 것도 아니며 전혀 새로운 발견이나 역사적 해석을 하려는 것도 아니다. 단지 지리적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려고 한 것이다.

머리말 ,7p

교실로 들어가 지리선생님에게 수업을 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만큼 어렵지 않게 쓰였으며 이미 알고 있는 사실들을 지리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역사와 지리의 만남이랄까. 그래서 '왜?'라는 질문 없이 공부했던 문장들이 '아~ 그래서 그랬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국가 간의 경계는 일반적으로 강이나 높은 산맥 같은 자연적 경계를 따라서 형성된다고 한다. 세종대왕은 4군 6진을 개척하여 영토를 지키려고 애썼다. 덕분에 압록강과 두만강이라는 자연적 경계가 국가의 경계를 구분하는 기준이 되었다. 새로운 땅을 개척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일단 인구를 이동해야 하고, 그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침략에도 대비하기 위해선 군인도 있어야 하고 그 군인들을 먹이기 위한 식량도 필요하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세종대왕의 노력 덕분에 우리 땅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600년 도시 서울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경북궁의 자리는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명당의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고 한다. 한양은 명당의 조건을 잘 갖춘 장소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지는 않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만든 것이 대표적으로 숭례문과 흥인지문이라고 한다. 숭례문은 한양 도성의 남쪽에 위치한 남대문의 이름이다. 특이한 것은 문의 현판 글씨가 세로로 쓰여 있다. 관악산의 불의 기운을 막기 위함이라고 한다. 숭례문은 불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문이다. 흥인지문은 동대문의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현판의 글자 수는 세 글자인데 흥인지문은 네 글자이다.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의 허약한 기운을 보완해주기 위한 장치라고 한다. 옛사람들의 지혜에 감탄하게 된다.

경복궁은 조선 왕조의 상징적 건물이다. 백성들은 이 궁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조선의 백성임을 받아들였으며 이곳이 조선 왕조의 권위가 살아 숨 쉬는 공간임을 인식하였을 것이다.

600년 도시 서울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115p

고려 인종 때부터 조선의 현종 때까지 무려 500년이 넘도록 수천 명의 인부를 동원하여 시도하였던 운하 공사는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실패한 이유는 하나는 단단한 지반 때문으로 조선 시대 삽과 곡괭이 수준의 도구로는 단단한 화강암 암반을 파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어렵게 암반을 파낸다 하여도 밀물이 밀려오면 운하 터가 허물어지고 파낸 자리가 도로 메워진다. 17대 대통령 이명박이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후 수십조 원을 들여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하는 운하 공사에 착수하려다가 국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내륙 운하를 이용하면 우리나라 물류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 지리적 조건과 잘 어울리는 개발이 될 수 있었을까?

운하 이용률이 높아야 운하의 장점을 살려 육상 교통에 비해 한꺼번에 많은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하계 집중호우의 기후 특성이 나타나서 운하의 수송 분담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여름에는 홍수를 걱정, 겨울에는 하천 바닥이 드러나기도 한다. 하천의 유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관리비는 운하의 건설 비용 외에 매년 추가적으로 지출되어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지형적 조건도 운하 건설에 적합하지 않다. 운하를 파기 위해 산맥을 통째로 없앨 수 없으니 산맥 양옆으로 물을 가두는 갑문을 설치하여 누군가가 갑문을 열고 닫고 근무까지 해야 한다. 또 삼면이 바다라 연안 바다를 이용하면 된다. 해운의 화물 운송량은 7퍼센트고 91퍼센트의 화물 운송은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언제든지 고속도로에 가면 화물차를 볼 수 있다.

'동포'라는 말은 보부상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보부상들이 서로 옷을 바꿔 입는 풍습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일심동체를 확인하며 형제 이상의 정을 나누었던 것이다. 이 보부상들이야말로 역사의 숨은 주인공들이다. 수로를 통해서도, 육로로도 힘들었던 물자 소송을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전 국토를 돌아다니며 물자를 공급했다.

5일장에 구경 가면서 왜 5일마다 장이 열릴까? 5일장은 어떤 의미일까?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장시, 장날은 15세기 중엽에 전라도에서 처음 생겨났다고 한다. 하나의 시장만으로는 최대 도달 범위 내에는 충분한 구매력을 갖춘 인구 규모를 확보하지 못하고 5개 지역을 합쳐야 비로소 최소 요구치가 만족되어 매일 열리지 못하고 5일마다 열렸다고 한다. 닷새 간격으로 열렸던 장시는 우리 조상들에게는 단순한 상품 교환과 매매의 장소가 아닌 유흥, 교류, 지역 화합의 공간이었다고 한다.

인하대 이름이 인천의 '인'과 하와이의 '하'를 따서 인하대라고 한다. 하와이 교포 이주 50주년인 1952년에 대학 설립 발의가 되었다고. 비하인드스토리를 늘 흥미롭다.

역사를 알면 현재를 알고 미래를 볼 수 있다고 역사 이야기는 늘 재미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역사를 배우게 되면 그 옛날 스마트폰도 없는 시절의 선조들이 지혜에 감탄하게 된다. 피와 땀으로 지켜낸 것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살지는 않는지 반성해야 한다. 역사는 오만함을 버리게 한다.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다. 늘 같은 시각에서 바라본 문제도 지리적 관점에서 보게 되니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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