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는 나에게 감정의 끝을 알려준 사람이었다. 사랑의 끝, 미움의 끝, 행복의 끝, 증오의 끝, 슬픔의 끝, 분노의 끝, 허무의 끝, 환희의 끝. 주주는 혼자 있는 나의 바다에 바람을 불게 하고 파도를 치게 하고 배를 띄웠다. 내 바다는 고요할 날이 없었다. 나는 매일 요동치며 그를 사랑하고 원망하고 좋아하면서 미워했다. 양극단에 있는 감정이 한 번에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을 처음 배웠다. 주주를 알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가 없는 내 삶이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