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진작 배울걸 그랬네 - 경제학적 통찰의 힘을 길러주는 초단기 일주일 경제학 여행
장위치엔 지음, 정우석 옮김 / 베이직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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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PPE(Philosophy, Politics, and Economics)라는 학과에 관심이 많다. 철학은 어릴 때 부터 관심이 많았고 정치는 뉴스나 학교 수업 등을 통해서 접할 수 있어서 어느 정도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경제학은 배경 지식이 거의 없다. 아는 거라고는 경제학이 사람의 의사결정에 대해 연구한다는 것 정도다. 그런데 의사결정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철학, 정치학과의 접점도 많아 보여서 경제학을 더 잘 알았으면 사회를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책의 제목처럼 '경제학 진작 배울 걸 그랬다'는 말을 많이 하고 다니다가 실제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역시 내가 경제학 지식이 거의 없어서 그런지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지는 않았다. 2부 '기원과 발전'에서 로잔학파, 오스트리아학파, 케임브리지학파 같이 처음 들어보는 경제학 학파 이름들이 쏟아져 나오자 어느 순간부터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 식으로 책을 읽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철학 공부를 시작할 때 <소피의 세계>를 처음 읽다가 철학자 이름과 사상이 엄청나게 많이 나와서 소화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경제학 진작 배울 걸 그랬네>를 읽으면서 비슷한 느낌이 다시 들었다. 철학 공부를 조금 더 한 이후에 작심하고 <소피의 세계>를 다시 꼼꼼하게 읽어 보니까 그제서야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마찬가지로 내가 다른 경로로 경제학 지식을 쌓아서 이 책을 다시 읽어본다면 책 내용을 통해 지식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이 막막한 느낌만 안겨준 것은 아니다. 나는 경제학을 공부하면 새로운 관점으로 주변 현상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책은 그 기대를 조금이나마 실현시켜 주었다. 사람들에게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가지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 본 결과 펩시콜라가 더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판매량은 코카콜라가 압도적으로 많다. 나로서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 길이 없었다. 이 책은 이 현상을 코카콜라가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서 '독점적 경쟁'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코카콜라를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있어도, 심지어 대체 상품이 더 싸더라도 사람들이 여전히 코카콜라를 사게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논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벌어질 떄 경제학적인 관점으로 상황을 해석하면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훨씬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겠다.

경제학을 조금 공부하고 나서 지식을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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