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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는 새로운 언어, 빅데이터 - 미래를 혁신하는 빅데이터의 모든 것 ㅣ 서가명강 시리즈 6
조성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요즘 빅
데이터와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나는
이 둘에 대해 잘 모른다. 거의 이름만 알고 있는 수준이다. 서가명강
시리즈의 <왜 칸트인가>를 읽고 나서 이름만 들어봤던
칸트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내 주장을 펼칠 때 칸트의 사상 중에서 적절한 부분을 사용해서 더 체계적인
주장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왜 칸트인가>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듯이 이 책을 읽고 이름만 들어 봤던 빅 데이터에 대해 체계적인 지식을 쌓고 싶었다. 더
나아가 우리는 첨단 IT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미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고 싶었다.
이 책은
이름처럼 빅 데이터가 무엇이고 어떻게 사용되는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빅 데이터는 양이 엄청나게 많고, 생성 속도가 빠르며, 숫자, 텍스트, 이미지 등 형태가 다양하다는 특징이 있다.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하면 객관적이고 개인화되어 있으며 24시간 연속 모니터링이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해양 구조물을 만들 때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재작업을 해야 한다. 머리에
재작업 제로! 라고 쓰인 띠를 두르고 결의대회를 여는 것보다 빅 데이터를 사용해서 원인을 진단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평소의 발견>의
저자는 빅 데이터는 크리에이티브의 적이라고 했지만(실제로 빅 데이터나 인공지능이 개입되었다고 하면 어디서
본 듯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만약 빅 데이터를 사용해서 더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비효율적인 시스템 때문에 써야 하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어 더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화의 예로는 아마존이 시작하려고 하는 ‘예측 배송’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고객이살 물건을 회사가 예측해서 배송해 놓고는 원치 않으면 무료로 반품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이렇게 하는 것은 빅 데이터 활용이라기보다는 악용에 가까운 것 같다. 이미 배송된 물건을 반품하는 것은 매우 귀찮은 일이다. 그러므로
예측 배송을 받은 소비자는 사지 않았을 물건이라도 반품하기 귀찮아서 가지고 있게 될 확률이 높다. 예측
배송이 소비자에게 넛지(nudge)를 주어서 물건을 계속 사게 하는 것이다. 일종의 간접적인 강매 행위라고도 볼 수 있겠다. 빅 데이터가 더
널리 사용된다면 효율적이고 편한 세상이 되겠지만 이런 식으로 일대일 추천을 가장해서 특정한 행동을 하게 유도하는 시스템이 계속 나올 것이다. 이런 시스템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생각해 봐야겠다.
기대했던
대로 빅 데이터에 대해서 알려주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져준 좋은 책이다. 나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