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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에게
최현우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평점 :
누구나 그리운 이름 하나쯤은 가슴에 품고 산다.
조그맣게 그 이름을 부르면 하염없이 그리움이 샘솟는,
보고픈데 너무나 보고 싶은데 볼 수 없어 눈물이 함께 나는,
혼자서는 할 수 없고 함께여서 가능했던 날들의 기억이 아주 많은
그 이름...『코코에게』

강아지를 무서워하지만 귀엽다고 좋아하는 아이들은 잊을만하면 부탁을 한다.
엄마 강아지 키우고 싶어~ 키우자!
내 대답은 항상 정해져있다. 간단하고 명징하게!
아니! 엄마 집에서는 강아지 안키워! 너희가 커서 너희집이 생기면 그때 키우렴~
한 생명을 키우며 함께 한다는 것의 무거움을 알기에
순간의 귀여움이나 욕망때문에 쉽게 아이들의 마음에 동의해줄 수 없다.


빨간 목도리가 따스한 어느 겨울, 눈내리는 날
작은 골목에서 버려진 강아지를 만났다.
작고 더러운 상자안에 버려진 강아지는 어쩌다 마주친 사람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부탁과 애원을 가득담은 눈으로...
한 생명을 키우는 무거움을 그림책 속 아이도 안다.
쉽게, 섣불리 강아지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다.
코끝이 시리도록 추운 겨울이지만, 작은 상자속에 강아지를 다시 한번 버려두고
아쉬움 가득한 발길을 돌린다.

하지만 강아지의 애절함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자신의 생명이 바람처럼 꺼지는 순간, 다시 한번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희망을..
쉽게 포기할 순 없으니깐....
지하주차장 버려진 박스 속에서
나를 따라온 나의 강아지
나를 따라오는 작은 생명의 간절한 부탁을 다시 거절할 순 없다.
그러기엔 날씨가 너무 추운 겨울이다.

가장 쉬운 이름을 골라 주었지.
다른 이름을 가졌던 네가
같은 상처를 생각할까 봐
마음에 드니?
내가 너와 살아도 되겠니?
버려진 강아지에게, 버려진 아픔이 생각날까봐
가장 쉬운 이름을 골라주는 마음..
버려진 강아지에게, 함께 살아도 되겠냐고
간절한 마음을 허락을 구하는 마음..
이런 마음들이 모여 아픈 상처를 가진 코코를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겠지.
이런 허락을 구한 마음은 다시 쉽게 코코를 버릴 수 없겠지....

시처럼 쓰여진 『코코에게』 글..
다시 한번 읽으며 코끝이 찡해졌다.
한 생명이 한 생명에게 축복이 되고 숨이 되는 순간...
특별하고 소중했던 시간은 너무 짧고,
끝없는 책임과 의무속에 쉽게 지쳐가는 시간은 길다.
그래서일까...
한 생명을 너무 쉽게 버린다.
더럽고 작은 상자안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어느 시골마을에...
『코코에게』 는 버려지고 상처받은 생명을 다시 한 번 손을 잡아주는 시간이 애틋하게 그려져 있다.
그림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생명의 무거움에 대해 생각해본다.
쉽게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아이들에게
『코코에게』를 함께 읽으며 이제는 생명의 소중함과 무거움,
그리고 특별함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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