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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들 - 일련의 편지들 발터 벤야민 선집 12
발터 벤야민 지음, 임석원 옮김 / 길(도서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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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 특유의 흥미로운 착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음에도 책을 놓지 않은 까닭은, 하수상한 시절을 견디기 위해 옛 사람의 편지를 파고든, 어느 지식인의 외롭고 처연한 삶에서 마찬가지로 어두운 세상을 살아간다는 동질감을 느낀 때문이요, 읽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위안이라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사실이 다시금 떠오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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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벤야민 편지 - 1928~1940
테오도르 W. 아도르노.발터 벤야민 지음, 이순예 옮김 / 길(도서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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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벤야민을 정말로 자주, 적어도 매주 한 번은 만났고, 그가 프랑크푸르트에 살던 시기에는 더 자주 만났던 것 같다. [...] 나중에는 그가 정기적으로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할 때뿐 아니라 베를린에서도 자주 만났다. [...] 당시 나는 새파란 젊은이였고, 그는 나보다 11살이나 많았다. 나는 내 자신을 (벤야민에게) 배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에게 엄청난 매력을 느꼈고, 그의 말을 경청하면서 상세한 것들을 물었던 일을 기억한다. 더불어 아직 출판되지 않은 그의 원고들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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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 폭력비판을 위하여 / 초현실주의 외 발터 벤야민 선집 5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 옮김 / 길(도서출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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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은 기대지평과 경험공간 사이의 관계를 급격하게 전도시킴으로써 두 가지 사상을 결합하려 한다. 하나는 전승이라는 상관관계가 문화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야만을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신이며, 다른 하나는 현재의 세대는 미래 세대의 운명에 책임을 질 뿐만 아니라, 아무런 죄 없이 고통당한 과거 세대의 운명에도 책임이 있다는 이념이다.

벤야민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사상은, 표면적으로 보면 돌이킬 수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과거의 불의도 윤리적 보편주의가 진지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지극히 세속적인 통찰이다. 그것은 후손과 선조 사이에는 유대성이 존립하며, 또 인간의 손에 의해 신체적, 인격적 통합성을 침해받은 모든 사람에 대한 유대성이 존립한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 유대성은 오직 반성적 회상을 통해 만들어지고,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여기서 기억의 해방적 힘은 현재를 짓누르는 과거의 힘을 해제하는 데 사용되는 게 아니라 과거에 대한 현재의 빚을 갚는 데 쓰인다. “왜냐하면 현재가 본래 과거의 이미지 속에서 의도된 자신을 인식하지 못할 때, 과거의 돌이킬 수 없는 이미지는 현재와 함께 사라질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다.”

벤야민이 현재가 지닌 미래지향적인 책임성을 과거의 시대로 확장함으로써, 영향사적 의식에 비밀스럽게 내재하는 자아도취가 수정된다. 이제는 미래 세대만이 아니라 과거의 세대도 현재 세대가 갖고 있는 미약한 메시아적 힘을 요청할 권리를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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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사사키 아타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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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진리의 외양을 갖춘 이야기를 이유 없이, 아무것도 믿지 않는 것은 공공연한 풍문이 전하는 것을 조사 없이 모두 믿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선입견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전자의 편견을 피하기 위해 후자의 편견을 따르기로 했다.

약간 굴욕감을 느끼기는 하지만, ‘그’는 순진하게도 언급된 이야기들이 진리인지 검토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발견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일반적으로 그러하듯이... ‘그’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물론 이것 자체로도 이미 글을 쓰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는 이 책을 구입했고, 이보다 더 나쁜 것은 이 책을 읽었다는 사실인데, 이 노고가 무위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현재의 댓글이 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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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전집 2 - 산문 서정시학 문학전집 12
정지용 지음, 최동호 엮음 / 서정시학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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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씨는 일본에서 대학에 다니다가 방학 때 들어와서 시를 발표했는데 범부(凡夫)가 읽고 진짜 시인이 나왔다, 진짜 무서운 시인이 나왔다 하고 칭찬하는 것을 마침 부산에 와 있던 변영로 씨가 듣고는 상경해서 퍼뜨렸다고 한다. 그것이 정지용 씨 귀에 들어갔다. 방학이 끝나 일본으로 건너갈 때 부산에서 하룻밤 묵게 되니까 범부를 찾아와서 읽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범부는 그 식견으로 일세를 풍미할 때였고, 정지용 씨는 문학하는 태도가 그만큼 진지했던 것이다. 나는 그때부터 알고 지냈다. 정지용 씨는 10편의 동시가 있고, 그 때문에 문학가동맹의 아동문학분과위원장이 되었다. 그러나 시의 제1인자라는 자부심과 시분과위원장을 김기림이 하는 것이 불쾌해서 문학가동맹에 등을 돌리게 되었다. 문학가동맹에서도 그이가 워낙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는 점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고...... 하여간 정지용 씨의 동시 몇 편은 인신(人神)의 경지에 든 작품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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