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영국, 참 맘에 안드는 시기다.신사?! 우습다. 이 책에 나오는 인물 중 가장 신사는 조 가저리이다.대화도 가식덩어리. 입에 발린 소리가 태반이다. 내가 그 시기에 태어났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런 소리 하지도 못하고 듣는 것도 역겹다.아무런 의심없이 유산을 받겠다는 핍도 이상하고 에스텔러를 사랑하게 된 것도 이해가 잘 안된다. 억지 설정 같다. 미스 헤비셤도 그렇고,핍을 향한 매그위치의 마음도 그렇고...전체적으로 공감이 너무 안된다. 내가 이상한건지...내가 읽은 소설 중 좋은 작품은 작가의 의도가 뭔지 생각할 여지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와닿는 게 있었는데, 이 소설은 작가의 의도는 알겠는데 자연스럽게 와닿지가 않는 것 같다.
그 시대에 살았던 순이삼촌을 감히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제주 북촌리에서 스쳐 지나갔던 평범한 아주머니도 이런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신경 쇠약이 있는 누군가를 마주할 때 이런 아픔까지 꿰뚫어 볼 수는 없는 노릇.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겠다. 지금에라도 살아계신 모든 순이 삼촌들이 제주 4.3에 대해 말할 수 있어서 조금이라도 원한이 풀렸으면 좋겠다.
작가가 주인공 뫼르소(제목의 이방인을 뜻하는 듯 함)를 옹호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는데 어느정도 공감은 하지만 살인은 아무래도 이해가 안되네요. 우발적인 살인이 아니라 다른 사건으로 이야기를 풀었더라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관습과 규칙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간상 제시-뒷표지 참고)를 좀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숙주일 뿐이고, 사랑이 그 안에서 제 목숨을 이어간다.‘소설 앞부분의 이 전제가 참 흥미로웠다. 이기적인 유전자처럼 인간이 유전자 보존을 위한 생존기계라면,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이라는 유전자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읽어나갔다. 지나치게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약간 머리도 아파졌다. 아, 소설을 읽는데 머리가 아프고 힘이 든다. 처음 야심차게 던져진 전제에 대한 납득할 만한 풀이는 찾지 못했고(나만 못 찾은 건지) 그래서 뭔가 찝찝하다. 흥미로웠던 전제는 여전히 남아있는데 그걸 온전히 받아들일만큼의 해석은 남겨져 있지 않다. 아! 독자가 찾아내야 하는 건가? 설마. 형배, 영석, 선희, 준호 각자의 다양한 사랑방식에 관한 이야기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