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설이고 저자가 두번 읽기를 추천해서 며칠 뒤 다시 읽는데 끝까지 읽지는 못했고 오히려 감흥이 줄어든 것 같다. 단순한 문체라 가독성은 좋았고 제목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었다.
무엇보다 오랜 숙제 같았던 그리스인 조르바를 완독하여 기쁘다.‘조르바, 이 사람 뭐야?‘로 시작해 ‘조르바처럼 살고 싶다!‘로 끝난 책. 인생은 조르바처럼! 진정으로 사람을, 일을, 인생을 사랑하며 사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p. 313 ˝그럼 조르바, 당신이 책을 써보지 그래요? 세상의 신비를 우리에게 모조리 설명해 주면 그도 좋은 일 아닌가요?˝ 내가 비꼬았다. ˝왜 안 쓰느냐, 이유는 간단해요. 나는 당신의 소위 그 <신비>를 살아 버리느라고 쓸 시간을 못 냈지요. 때로는 전쟁, 때로는 계집, 때로는 술, 때로는 산투르를 살아 버렸어요. 그러니 내게 펜대 운전할 시간이 어디 있었겠어요? 그러니 이런 일들이 펜대 운전사들에게 떨어진 거지요. 인생의 신비를 사는 사람들에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살 줄을 몰라요. 내 말 무슨 뜻인지 아시겠어요?˝
<행복한 이기주의자>는 두고 두고 읽고 싶은 책 중의 하나이기에 두 번째 이야기도 궁금했다. 저자의 인생에 영향을 준 인물과 그들의 시와 문장들을 소개하고 우리가 실천할 방법도 제시해준다. 저자의 가치관이 내가 지향하는 바와 많이 닮아 있어 깊이 공감하고 되새기며 읽게 된다. ‘숲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주옥같은 문장들이 많지만 이번에 특히 와닿은 글이다. 내 마음이 알려주는 길이 남들과 조금 다르더라도 의심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 어떤 길이 펼쳐질 지 불안보다는 기대와 희망이 더 커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인생의 조언을 구하고 싶을 때 아무 페이지나 펴서 읽다 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 까 싶다.
아프가니스탄 소년, ‘아미르‘의 성장소설.당대의 역사와 사회를 알 수 있었고 스토리의 구성도 좋았으며 무엇보다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탁월했던 것 같다. 신분차별과 전쟁 속에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데 그 중심에 ‘하산‘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 사람의 온기가 이토록 깊고 넓게 퍼질 수 있다면 우리 각자가 그 한사람이 되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결국 신이 용서할 것을 나도 알고 있다. 신은 네 아버지와 나, 그리고 너 역시 용서할 것이다. 너도 그렇게 할 수 있길 바란다. 할 수 있다면 네 아버지를 용서하렴. 원한다면 나를 용서하렴.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너 자신을 용서하거라.‘‘용서란 요란한 깨달음의 팡파르와 함께 싹트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소지품들을 모아서 짐을 꾸린 다음 한밤중에 예고없이 조용히 빠져나갈 때 함께 싹트는 것이 아닐까?‘
18세기(?) 영국의 결혼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그야말로 결혼에 올인하는 여성들의 삶과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데 지금과 많이 다르면서도 근본적인 것은 다르지 않다고 느끼게 된다. 결혼은 사랑을 가장한 철저하게 계산된 계약관계라는 것을... 다아시와 엘리자베스의 관계와 감정의 흐름은 설레는 면도 있고 재밌었다. 다양한 특성의 인물이 나오는데 책 제목의 오만을 가장 떠올리게 하는 사람은 캐서린 영부인, 편견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은 엘리자베스인 것 같다. 어떤 사람을 대할 때 편견없이 대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지인과의 대화에서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을 보류하는 것이 편견을 없애는 방법일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보았는데 언젠가는 판단을 내리게 되어 있어서 이 또한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어렵다. 편견을 갖지 않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