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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을 보라
마이클 무어콕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13년 12월
평점 :

(*스포일러 포함*)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어느시대로 떠날 것인가…?
십자가 페티쉬 유대인이자 정신과의사 지망생이며, 최근 여자친구한테 차인 관종 칼 글로거는 타임머신을 타고 예수를 만나고자 그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 1년 전 예수살렘으로 떠난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찾아낸 예수는
그가 생각했던 구세주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인 선천적 바보였고… 예수의 신화가 허상임을 견딜 수 없었던
칼은 예수를 신화 속 인물이 아닌 실존 인물로 만드는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받아들인다.
앞으로 닥칠 모든 고난과 번뇌를 예상하면서도, 자신의 사명을 실천해 나가는 칼 그로거의 결심과
극단적인 변화에 완전히 동의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완전한 동의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그의 행위가 숭고하지
않다거나, 작품의 매력이 반감되는 건 아니다. 시간여행 SF에서 어느 정도의 모순과 역설은 피할 수 없고, 그러한 역설과
아이러니야 말로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본 작이야 말로 이러한 시간여행
패러독스의 원형을 제시한 작품들 중 하나가 아닌가?
현대의 찌질이가 과거의 예언자로… 인간이 신념을 가지면 이렇게도 변할 수 있다는 것, 본인에게 [이 사람을 보라]는
종교보다 개인의 “신념”에 관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