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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의 그림자 ㅣ 클럽 오딧세이 (Club Odyssey) 5
올슨 스콧 카드 지음, 나선숙 옮김 / 루비박스 / 2010년 11월
평점 :

[엔더의 게임 Ender’s Game]에서 엔더의 조력자로 등장했던 빈의 시선으로 풀어낸 평행소설. (이하 스포일러가 있어요)
지능이나 전략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엔더를 능가하는 빈은 자신의 생존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이고 인간미 없는 인물로 처음에는 엔더를 경계하지만, 차츰 엔더의 카리스마와 리더쉽에 동화되어 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뿐만 아니라 자신도 탁월한 지휘관으로 성장해 나간다.
초등학생에 불과한 아이들(본 작은 주인공 빈의 4살에서 7살까지의 삶을 다루고 있다)이 인류를 구원할 재목으로 선발되어 지휘관 훈련을 받고 지구를 구하기 위한 게임 아닌 게임을 강요당한다는 스토리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재미로만 따진다면 나무랄 데 없이 멋진 작품이다. 무엇보다 원작에서는 밝혀지지 않았던 진실들 - 드래건 부대를 최강으로 훈련시킨 사람은 엔더이지만, 처음부터 드래건 부대는 최강의 멤버들로 구성되었으며, 그 부대원들을 구성해 엔더에게 맡긴 이가 바로 빈이라는 사실, 빈은 유사 시 엔더를 대신할 지휘관으로 선발되었으며, 만약 엔더가 없었다면 세계를 구할 아이로 선택되었으리라는 사실, 빈은 ‘게임’으로 불리는 지긋지긋한 훈련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지만 (엔더를 위해) 모르는 척 한다는 사실 등등 - 원작의 빈틈을 메워가는 재미가 쏠쏠한 소설이다.
빈의 재능과 탄생의 비밀이 겨우(!?)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슈퍼키드였다는 설정은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재미 면에서 [엔더의 게임] 못지 않게 흥미로운 SF 밀리터리 소설이다. 본 작에 비하면 얼마 전 읽은 또 하나의 SF 평행소설 [조이 이야기 Zoe’s Tale]는 살짝 한심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