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 길에 들른 교보문고에서 발견한 새 책들.

 

1. 러브 크레프트 전집 4이놈의 황금가지는 책을 번역하는 거야 책을 직접 쓰는 거야? 요즘 작가도 아닌 작고한지 수십년 된 작가의 책 딸랑 4권 내는데 어떻게 3년이란 시간이

걸리나? 1권 나온 게 2009년 여름이다. 독자들이 아무리 때를 써도 올 하반기에 낼게요’ ‘번역 교정이 늦어져서 올 해에는 힘들겠네요, 내년 상반기에는 꼭 내겠습니다하면서 계속 미루더니 드디어 마지막 4권이 나왔구만, 완간 하는데 시일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솔직히 감지덕지다. 기특하잖냐. 한국에서 천대받는 러브크레프트를 그것도 전집으로 내 주다니다른 출판사 같았으면 러브크레프트 전집 1, 2권 내 보고 안 팔리면 그냥 접었을 거다. 그렇게 피 본 시리즈 중 개인적으로 제일 아쉽게 생각하는 작품이 몇 년 전 끌림에서 나온 클라이브 바커의 [피의 책]. 판매량이 괜찮으면 [피의 책] 전부 내 준다고 했는데, 역시 한 권 딸랑 내고 시리즈 접었다. 그에 비해 황금가지는 출간 날짜는 고무줄인데, 그래도 낸다고 한 책은 대부분 나오기는 한다. 말 나온 김에 클라이브 바커의 [피의 책]도 황금가지에서 어떻게 좀안 해주나…? ^^

 

2.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지난 달부터 인터넷 서점에서 예약판매를 하더니, 드디어 시중에 풀렸구만. 폴라북스에서 작년부터 야심 차게 출간하고 있는 필립 K. (이하 PKD) 걸작선 발간을 보류하고 갑작스레 PKD 단편집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내놨다. 12권 완간 예정인 PKD 걸작선이 아직 9권까지 밖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레 단편집이 나온 건, 역시 영화 [토탈리콜 Total Recall] 때문이겠지?

곧 국내 개봉임에도 불구하고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듯미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현지에서도 흥행성적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던데과연 폴 베호벤의 [토탈리콜]만큼의 완성도가 나올는지참고로 [토탈리콜]의 원작인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는 내용이 몇 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진정한(?) 단편으로, 강렬한 반전을 담고 있지만 영화처럼 스케일이 크다거나 복잡한 스토리를 지닌 작품은 절대 아니다. 괜히 영화보고 샀다 낚였네하지 마시길... 그러고 보니 이 단편은 집사재에서 내 준 PKD 단편집에도 이미 실려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그 외 집사체에서 내 준 PKD 단편집( 5)과 중복되는 작품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집사재에서 내 준 PKD는 책 만든 꼬라지도 꼬라지지만 번역이 그야말로 발번역이다… --:: (그럼에도 그 책들을 PKD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책장 제일 눈에 잘 띄는 곳에 진열해 논 나는뭐지…?) 근데 좀 실망스러운 건, 같은 출판사에서 이미 PKD 걸작선을 내고 있는데, 왜 이 단편집은 걸작선처럼 양장본으로 하지 않은걸까? 커버 디자인과 색상, 편집까지 내용적으로는 걸작선과 똑 같은데, 커버를 반양장으로 해나서 걸작선과 함께 진열하면 통일성이 살지 않을 것 같다. 700 페이지가 넘는 두께 때문에 양장본이 힘들었다면, 분권을 하더라도 양장으로 가는 게 시리즈를 모으고 있는 독자들을 위해서는 더 좋았을 거라고 믿는 1. 향후 양장본 출간 계획은 없는지 폴라북스에 물어봐야겠다. 

 

 

 

 

 

 

 

 

 

 

3. 더 레이븐: 애드거 앨런 포의 그림자 영화 [더 레이븐 The Raven]이 개봉하자 포의 작품들이 여기저기 출판사를 통해 쏟아져 나왔다. 제목도 하나같이 [더 레이븐]이다. --: 안 됐군영화가 개봉과 동시에 묻혔으니블록버스터는 아니었지만 감독이 [V 포 벤데타 V For Vendetta]로 화려하게 데뷔한 제임스 택티그여서 기대를 좀 했을 텐데이 감독 [V 포 벤데타] 이후 [닌자 어세신 Ninja Assasin], [더 레이븐]… 계속 내

리막길이로세나도 전작들은 극장에서 봤지만 [더 레이븐]은 아직 보지도 않았네. 이미 수없이 많은 포의 작품집이 시중에 나와있는데 이 책만의 차별점이라면 무엇보다도 포의 작품 하나하나 달려 있는, 현재 추리/미스터리 장르의 최전선에 있는 작가들이 포에 바치는 헌사와 작품 해설이다. 그리고 그런 유명 작가들을 불러 모으고 포의 작품을 선별한 이는 무려! 무려! 마이클 코넬리! 해설을 보니 과거 마이클 코넬리가 미국 미스터리 작가 협회장이었다고 하네. 이 작가 책만 잘 쓰는 게 아니라 작가들 사이에서 영향력도 큰 인물었구만. 글을 잘 쓰니 영향력도 따라온 거겠지어쨌든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은 단편 전집 [우울과 몽상], 그리고 포의 유일한 장편이자 미완성 소설인 [아서 고든 핌의 모험]을 소장하고 있어, 또 다른 포의 작품집을 구입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막상 교보문고에서 이 책을 훑어보니 만듬새가 장난이 아닌 거다. 양장본에 디자인 좋고, 구성 좋고, 게다가 끝내주는 삽화도 들어있어 직접 보는 순간 강렬한 구매 욕구를 느꼈다. 솔직히 [우울과 몽상]은 아무리 포의 단편 소설 전편을 한 권에 모았다고는 하지만 발번역과 눈이 피로한 편집으로 인해 제대로 포의 작품들을 마스터 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에 비해 이 책은 포의 대표작 16편에 딸린 유명 작가들의 헌사와 매력적인 삽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게다가 번역은 추리/미스터리 전문 번역가 조영학씨가 맡았다. 그래서 지금 생각은 포의 대표작은 이 책으로 읽고, 나머지 작품들은 [우울과 몽상]을 통해 느껴보는 것도 썩 괜찮지 않을까 싶더라이 말이지ㅋ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