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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트 선장의 아이들 1 ㅣ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11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4년 12월
평점 :

항해 중 재미삼아 잡아올린 상어의 배 속에서 구조요청 문서가 담긴 유리병이
발견된다. 문서는 조난 후 실종된 그랜트 선장의 것으로, 이를
발견한 글래나번 일행은 ‘덩컨’호를 타고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지로 그랜트 선장을 찾기 위한 탐사에
나선다.
분량이 상당하다. 열림원의 “쥘 베른 걸작선” 중에서 전 3권으로 분권한 작품은 본작과 [신비의 섬] 두 작품뿐이다. 그리고
권말 해설을 보고 안 사실인데, [그랜트 선장의 아이들]은
‘에어턴’이라는 등장인물을 매개로 네모 선장이 등장하는 [해저 2만리], [신비의
섬]과 느슨하게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단다. 물론 읽은지 하세월이라, [신비의 섬] 어디짝에 에어턴이 나왔었는지는 기억이 1g도 안 난다만…
방대한 분량에 걸맞게 탐험지역 마다 색다른 모험과 난관이 이어진다. 다채로운 모험은 물론 처음부터
기대했던 부분이고, 쥘 베른 작품의 핵심 중에서도 핵심이라 불평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근데 문제는, 모험 중간중간 지리,
역사, 인물, 생태 등등 각 지역의 배경설명이
지나치게 장황하고 빈번해서, 파가넬(본작의 설명충 캐릭터)의 역사, 지리학 강의만 시작되면 급박했던 전개가 급루즈해 지고만다. 설명이 장황하다 보니 주석도 많아져 읽기 거슬린다. 열림원의 쥘
베른 시리즈 중 역자의 주석이 이렇게 빈번한 작품이 또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인데, 현대의 관점에서는
이런 세밀한 배경설명과 작가의 지식자랑은 지나친 감이 있다. 파가넬의 강의파트를 적당히 적당히 들어내고 (아예 캐릭터를 빼버려도 됐을 거 같은데…?) 총 2권 분량으로 압축했으면, 읽기도 훨 수월하고 깔끔하지 않았을까...?
- 이하 스포일러 -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지에서 그랜트
선장을 찾기위한 글래나번 탐사대의 노력은 깡그리 실패하고 만다. 정작 그랜트 선장은 탐사대가 개고생에
피폐해진 심신으로 귀향하던 중 에어턴을 떨구기 위해 잠시 들른 무인도에서 얌전히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작품
자체가 워낙 고전이라 거의 예상이 됐던 결말이긴 한데, 중간중간 쳐지는 전개에 비하면 간결한 결말과
담백한 에필로그야말로 본 작의 가장 큰 미덕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