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도 카페에서 책 읽고 싶어 - 책 읽는 할머니의 명랑한 독서 노트
심혜경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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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를 쓴 심혜경 작가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나이 들어도 카페에서 책 읽고 싶어'란 제목에서 시리즈 느낌이 물씬 난다. 


공부 생활자란 말이 딱 들어맞게 방송통신대의 어학관련 학과를 두루 졸업하셨다. 50대에 시작한 번역으로 다수의 책을 번역했고, 책 쓰기까지 내게는 꿈처럼 느껴지는 일을 해냈고 또 해내고 있는 분이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까지 어학 관련 공부를 오래 한 건 책 때문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책들이 번역되기 전, 혹은 출간되지 않으면 원서로 읽기 위함이었다.  



노인이라 해서 모두 노인 홈에서

살아야 하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한동안 인기가 많아서 표지와 제목으로 기억되는 책이다. 잠깐 찾아보니 요나스 요나손이라는 스웨덴 출신 작가가 2009년에 처음 출간해 2013년 우리나라에 첫선을 보였다. 근래 책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나온 지 꽤 오래되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행적이 궁금해서 밀리의 서재로 바로 읽었다. 스웨덴 작가답게 스웨덴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과거와 현재가 오고 가면서 주인공 알란은 미국으로 중국으로 이란으로 자유자재로 이동한다. 이야기의 범위가 넓다 싶은 찰나 러시아에 이어 북한과 남한까지 나온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에 스탈린 마오쩌둥 그리고 김일성이 등장하니 이건 무슨 허언증의 향연인가 싶게 허무맹랑하다. 


심각한 이야기를 재미로 덮고 한없이 우울할 수 있는 상황을 허를 찌르는 우연으로 타파한다. 요나스 요나손이 타고난 이야기꾼인 게 또 어떤 허황된 이야기가 연결될까 하는 호기심을 유발한다는 거다. 


한없이 명랑하고 걱정이라고는 안 하는 알란 할아버지는 백세 생일날 양로원을 탈출해서 행복한 새 삶을 찾는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p84


젊은 나이에 새로운 일을 시도할 때의 설렘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설렘이다. 아무도 이 나이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나를 들뜨게 한다. 내 인생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도 않고, 딱히 새로운 사건 따위는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면 나는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는다. 


나는 종종 엄마나 남편 등등의 주변 사람들에게 뭐 좀 공부해 볼까란 소리를 해본다. 그들의 반응은 하나같다. '도대체 왜?' 혹은 '이제 와서 뭐 하게?' 등이다. 


공부하는 이유가 이들의 관점을 확 뒤집어서 재밌다. 

'크게 달라질 것도 없고, 새로운 사건 따위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서.' 


이 글을 읽으니 왜 하는지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공부를 시작해 보고 싶은 욕구가 솟는다. 청개구리 심보가 어딜 가나.   



나의 행복 열쇠는 한 뼘의 거리에 있다. p170

내 행복 열쇠를 다른 사람의 주머니 속에 넣으면 그때부터 그 사람에게 휘둘리게 된다. 물론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악용하려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빌어먹을 상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난다.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는 바로 자기 자신과의 관계다. -험블 더 포에트 

《나에게 보내는 101통의 러브레터》 중에서 


이 책은 2021년에 스노우폭스북스에서 나왔으나 절판되었다. 아쉽게도 우리 동네 도서관에도 없다. 


심혜경 작가의 행복 열쇠는 거리 두기라고 했다.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기면 생각을 중지하고 거리를 두는 것으로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다. 


나의 행복 열쇠는 무엇일까. 

가끔 하기 싫은 숙제 같기도 한 루틴들?

그것이 무엇이든 남이 아닌 내가 쥐고 흔들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다른 사람 주머니 안에 들어간 행복 열쇠는 절대 내가 필요할 때 꺼낼 수 없을뿐더러 그 사람에게 휘둘리는 족쇄가 되기 십상이다.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공부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p180


반복되는 일상이 주는 달콤함과 편안함이 커질수록 오히려 긴장하길 바란다. 자연이 계절에 따라 모습을 바꾸듯, 나이가 들고 사회가 발전하는 속도에 따라 우리의 모습과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 안주하고 싶어질수록 과감하게 떨쳐 일어나 성장을 위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사이토 다카시, 오근영 옮김

《내가 공부하는 이유》


심혜경 작가도 색다른 환경으로 몰아넣고 공부하기를 좋아한다. 공부한 언어의 사용국에서 살아보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실제 일본과 타이베이 캐나다에서 석 달 살기를 진행했다. 이것은 언어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새로운 환경으로 모험을 떠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내년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어디를 갈까 상상하는 것만으로 두근거린다는 작가를 보며 비트켄슈타인의 말이 생각났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의 한계가 내가 사는 세상의 한계를 규정한다.'


계속되는 공부가 세상의 한계를 없앴다. 


제목부터 내용까지 책 읽기와 공부를 권하는 책이다. 나이 들어도 신나게 그리고 가슴 두근거리는 삶을 살고 싶다면 책 읽고 공부해~~


멋진 문장과 함께 읽고 싶은 책 한가득 담아 주고, 새로운 분야에 대해 공부할 마음 들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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