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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당신의 문장을 닮아간다 - 김용택의 하루 한 줄 글쓰기 수업
김용택 지음 / 오후의서재 / 2025년 7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희한하게 책을 읽다 보면 글이 쓰고 싶어진다. 막상 쓰려고 하면 막막하다. '뭘 쓰지?', '어떻게 쓰지?' 거기에서 마음이 맴돌다 결국 한 자도 쓰지 못한다.
김용택 시인은 이 책을 자신의 '글쓰기 자서전'이라고 했다. 책을 읽다가 보니, 생각이 많아지고 그 생각들을 썼더니 어느 날 시가 써지고, 시를 쓰다 보니 다른 글들도 쓸 수 있었다고 말한다.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써야 하는 이유

인생에는 길이 없다는 말이, 누구나 다 앞이 산으로 막혀있다는 말이 위안이 되었다. 가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 든다. 터널의 끝을 보고 싶은데 콩알만 한 빛조차 찾을 수가 없을 때 숨이 턱 막힌다. 그런 어둠 속에서도 스스로 길을 내야 하는데 그걸 도와주고 해결해 주기도 하는 것이 글쓰기라고 했다.
1부 준비
글을 쓰기 위한 준비
다른 사람에게 세상에게 문을 열어라.
본 것, 들은 것, 생각한 것을 문장으로 표현해 봐라.
선생님의 글 쓰라고 말에 초등학교 2학년 성민이가 대답하고 다시 묻고 답했던 과정이 시가 되었다. 제목부터 아주 근사한 멋진 시가 되었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어디선가 '참 쉽죠잉' 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2부 글쓰기
무엇을 쓰나
보이는 것
관심을 갖고 보는 것
이해한 것
알게 된 것
사랑하는 것
갈등
정리한 생각
살아 움직이는 것
감동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나를 둘러싼 많은 것들을 글로 쓸 수 있겠다. 아이들이 쓴 시를 통해 설명해 주는데 그럴 수 있겠구나 하다가도 어렵다.
갈등
등나무는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고 칡은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간다. 칡과 등나무를 같은 곳에 심으면 반대 방향으로 감고 올라가서 조이고 엉켜 둘 다 죽는다. 칡 갈, 등나무 등 자가 합쳐져서 갈등이라고 한다. 갈등의 유래에 대해 처음 알았다.
마음속 갈등을 임채훈 학생이 시로 썼다. p86
중간고사
오늘은
시험 보는 날
나는 죽었네,
나는 죽었어.
왜냐하면
꼴등을 할 테니
나는 죽었네.
나름 심각한 심정을 글로 쓴 것일 텐데 읽으며 웃음이 났다. 시험을 앞둔 마음을 어쩜 이리 잘 표현했는지 놀랍기도 하다.
아이들의 시를 통해 어떤 소재로 글을 쓰는지 알려주고, '내 노트에서'라는 짧은 글을 통해 김용택 시인의 글을 소개한다. 하루에 한 가지씩 글을 쓰기 위해 생각난 문장을 써서 모아둔 글이다.
독자들이 직접 글을 쓸 수 있도록 '자기 노트'라는 공간을 제공한다.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도록 글감을 제시해 준다.

3부 나의 시
이렇게 쓰인 자신의 시를 소개한다.
인생
사람이, 사는 것이
벌건가요?
눈물의 굽이에서 울고 싶고
기쁨의 순간에 속절없이
뜀박질하고 싶은 것이지요
사랑이, 인생이 별것인가요?
시인이 친구의 죽음 앞에서 쓴 글이다.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는 친구와의 이별 앞에서 사랑이, 인생이 뭐 그리 대단한 것이었겠나. 배경을 알아서 그런지 시 속에서 슬픔이 그리고 인생의 무상함이 읽힌다.
모든 글쓰기가 쉽지 않지만 그중 '시'의 난도는 최고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쓴 재미나고 기발한 시를 읽으니 시에 대해 살짝 벽이 낮아진 느낌이다.
이 책의 제목인 '삶은 당신의 문장을 닮아간다'라는 제목이 왜 나왔을까.
중간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요약해 본다.
'생각하고 고민하고 괴로워하면 말과 글이 달라진다. 글과 말이 달라지면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에 행동이 달라진다. 착오가 정리된다. 새로워진다. 다른 세상에 도달한다. p96'
지금의 삶이 달라지길 원한다면 고로 글을 쓰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