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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속 이 공간을 유지할 운명이었나 봐요
채도운 지음 / 지베르니 / 2024년 1월
평점 :
#나는계속이공간을유지할운명이었나봐요

나는 지금 이 책을 읽을 운명이었나 보다.
'책익다'를 다녀온 이후
만들고 싶은 공간에 대해
이것저것 떠올려 보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
그리고 결이 비슷한 내 주변 사람들에게
필요한 공간에 대한 생각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좋아하는 공간에 대한 대가가
크게 보이는 건
내가 현실적인 인간이라 그런 걸까
아님 신포도를 대하는 여우의 태세일까.
진주에서 카페와 서점을 겸한
'보틀 북스'를 운영하고 있는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가 소개
채도운
작가
카페&서점 보틀북스 대표
독서 모임 운영자

저서
엄마는 카페에 때수건을 팔라고 하셨어
하루를 온전히
살아낸다는 게 버거울 때
p49
손님이 없는 날, 텅 비어버린 날,
생각이 많아지는 날에는
하루를 온전히 살아낸다는 게 버겁다.
이슈가 연달라 터진 날
아닌 걸 아니라고 말하지 못한 날
일보다 사람 때문에 힘든 날
하루를 온전히 살아낸다는 게 버겁다.
내가 만든 공간이든
다른 사람이 만든 공간이든
비슷한 버거움이 존재한다.
직접 사업을 해보지 않았지만
3줄을 읽으며 공감에 공감을 했다.
줄이 있는 이어폰
p79
유선 이어폰을 끼우는 단자가 없었다.
~
이어폰 없이 사니
살만하다가도 불편했다.
그러다 저렴한 무선 이어폰을 구매했다.
영원한 것은 없다고
3.5파이 이어 잭 단자가 없어지고
충전 포트로 쓰던 USB 단자를
이용하는 이어폰이 나왔다.
에어팟의 인기로
무선 이어폰이 여기저기서 나오더니
요즘은 거의 무선을 사용한다.
애플 사랑하시는 우리 집 냥반은
에어팟 나오자마자 사용하기 시작했다.
2017년부터 썼다고 하니
벌써 햇수로 7년이다.
하얀색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 다니는 아빠에게
어린 귀염댕씨 "아빠는 왜 귀에 담배꽁초를 꽂고 다녀?"
하던 때가 지금도 생각난다.
그리 말하던 귀염댕씨도 지금은 깨어있는 모든 시간에
담배꽁초같이 생긴 걸 귀에 꽂고 있다.
그러고 보니 우리집 식구의 75%가
무선이어폰을 사용 중이다.
아직도 무선 이어폰이 어색한 이는 나뿐이다.
그가 준 저렴이를 가끔 쓰기도 하지만
떨어트릴까 걱정
잃어버릴까 걱정
줄이 있는 이어폰이 편하다.
은퇴 아빠들의 꿈
p108
아무도 나를 써주지 않는 현실,
내가 배운 교육과 기술이 도태되는 현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현실에 압도되었다.
아빠는 불안해했고
또 좌절했으며, 슬퍼했다.
일만 하고 싶다 보니
일이 주는 안정감만이
아빠의 꿈이 되어버린 현실,
다른 은퇴 아빠들의 꿈도 그럴까?
일이 없으면 딱 내가 이럴 거 같다.
가끔 "힘들었을 텐데 직장 생활을 어떻게
그렇게 오래 했어요?"라는 질문을 받는다.
오래 한 직장 생활은 지나간 과거이고
오래 한 것에 대한 부작용이 남았다.
"일 없이 어떻게 살 거예요?" 말이다.
직장 생활 잘하는 법
p117
모든 인간관계에 적정 거리만 유지하면 된다.
나는 싫어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
~
모든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누군가 다들 도와줄 거란 것이라는 기대,
그 사람은 이 정도 일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
내가 이렇게 하면 저 사람은
저렇게 할 거라는 반응에 대한 기대,
그 모든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럼 기대와 다른 현실에 실망할 필요도 없어지는 거다.
직장 생활 잘 하는 법에 대해
30년 차 직장인 손님과 내린 결론이다.
"모든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직장 생활뿐 아니라
모든 생활에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절대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지 마라 "
나 혼자 잘난 맛
p146
부족함 속에서도 어떻게든 하루를 살아내고,
하루를 채워가는 모습이 참 든든해요.
우리 딸도 당신처럼 한 사회인으로서
자신의 앞가림을 잘하고 살아갔으면 좋겠어.
괜스레 우리 아이들 생각이 났다.
나 또한 아이들이
하루하루를 살아내기를 바란다.
작은 즐거움을 알아챌 수 있고
힘들면 힘든 대로 살아내기를 바란다.
미래의 용기
p166

매 순간 살아내는 삶은 살아낼 만했으며,
살아갈만했고, 또 살만했다.
오늘을 기점으로 내게 주어지는
2년의 세월도 잘 살아내 보자.
잘 살아가 보자. 잘 살자.
책방에 대한 임대차를 2년 갱신을 하며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다.
작가는 갱신으로
또다시 '잘 살기'를 시작한다.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책익다'를 다녀온 후로는
와인이나 하이볼 마시며 읽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최인아 책방'과 '책익다'를 갔을 때
수익이 나기 어려워 보였다.
손님이 많지 않았고
책이나 음료 판매로는
돈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방 운영에 대해
추측했던 걸
이 책을 통해
리얼한 소리를 들었다.
자신의 공간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감당하는 몫이
결코 조직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작지 않구나를 알았다.
작가는 어려움을 기꺼이 감당하며
보틀 북스를 유지하고 있다.
왜냐하면
운명이니까........................
운명이라고 하면
이유를 더 물을 필요가 없다.
이 글은 책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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