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라이프
쉬 지치고
일의 능률은 떨어지고
아침마다 마주하는
화장실 거울 속의
존재는 점점 주름이 깊어진다.
누구에게나 나이 듦을 제대로 느끼는
시기는 분명 온다.
이 책의 프롤로그 한 구절이다.
늙는구나 하는 느낌에
대처하는 최선의 자세는
늙는다는 의식으로부터
달아나는 게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 어찌해야
잘 늙어갈 수 있는지
성찰하는 것이다.
성찰이 없는 중년은 살 가치가 없다.
이 책의 작가는
어떻게 성찰해야 하는지
문학 작품들을 통해
얘기해 준다.
작가 소개
벤 허친슨
켄트 대학교 유럽 문학 교수
유럽 전역 문학상 심사위원
프로그램 평가 위원
저서
릴케, 되어감의 시학
W.G. 제발트, 변증법의 상상력
모더니즘과 스타일
늦음과 현대 유럽 문학
비교문학, 아주 짧은 입문서
중년의 시작
p87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한참을 정신없이 걷다가
문득 여긴 어딘가 하고
뒤돌아 보게 되는 시기가
중년이지 싶다.
다만, 성찰의 자세까지
저절로 갖춰지지는 않는다.
p102
나이 들면 누리는 생물적 사실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꾸준히
가꾸고 키워야 얻어지는
생각의 결실임을 깨달았다.
나이가 들수록 더 깊이 깨닫는다.
나이의 숫자가 커진다고
저절로 성숙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p106
몽테뉴의 「에세」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셰익스피어의 「희곡 선집」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작가는 인생의 중심 뼈대를
이루는 시기에
문학을 동반자이자
안내자로 삼았다고 말한다.
위대한 책은 우리의 감정이
담길 틈을 마련해 주며
표현 양식을 제공한다
여기 나오는 책들을
하나둘 밀리의 서재와
도서관에서 담아오고 있다.
중년의 삶에 문학이 미치는 영향
고전이 왜 필요한지 알려면
스스로 읽어봐야 하니까.
p137
몽테뉴는 늙어감을 받아들이고
세속적 출세를 포기했다.
가정에서 여유롭게 사색을 즐기며
문화를 향유하는 오티움을 택했다.
오티움 :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
오티움의 필요성을 다른 책들에서도
종종 보았다.
젊었을 적에 누군가 나에게
'당신에게는 좋아하는 취미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었다.
그땐 그 말을 귓등으로 흘렸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무엇을 하든 좋아하는 시간을 보내고
그 에너지가 있어야
어려움이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는 말이었나 보다.
p138
우리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위해 살았다. 그만하면 충분하다.
우리는 적어도 인생의 끝부분만큼은
우리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
몽테뉴의 관점에서,
중년의 목표는 자신에게 충실한
자기만족의 삶이 되어야만 한다.
위로의 말로 들린다.
"애썼다. 이제 너를 위해서 살아라."
보부아르
p407
중년이 되면 우리는 그저 안주할까?
그만하면 충분한 때가 언제인지
우리는 어떻게 알까?
안주해서 정체되는 생활을
피할 비결은 아마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인생에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자세를
지니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미 가진 것에
불만을 가지고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가짐으로
더 높은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며 배우듯,
무엇인가 되어가는 변화(becoming)와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존재(being)는
반드시 대립하지는 않는다.
안주하기에는 불안하고
더 높은 가치를 위해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에는 두렵다.
여기까지는 비등한데
안주하기는 쉽고
시도하기는 어렵다.
그 틀을 깨기 위해서는
지니라고 조언한다.
p453
중년은 여러모로 얻음의 시기이다.
자녀를, 창의성을,
자신감을 얻는 시기가
중년이다. 중년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것은
궁극적으로 분석해 볼 때
한 사람의 어엿한 남성 혹은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는 것이다.
중년이란 우리를 어른으로 정의하는
인생 시기이기 때문이다.
중년이 얻음의 시기라는 거에는
찬성할 수 없지만
우리를 어른으로 정의하는
인생 시기란 구절이 마음에 들어온다.
단테의 신곡
괴테의 파우스트 등
읽다가 앞부분을 벗어나지 못했던
책들이다.
벌써 두께에서 기가 눌린다.
세상만사 보고 느끼고 겪은 것들이
축적된 지금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천천히 읽어 보려 한다.
이 책에서 인용한 부분들을
찾는 재미와 함께
내 나름대로의 재해석을 해보고 싶다.
그것이 내가 잘 늙어갈 수 있도록
성찰의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어느 날은 팥빙수와
또 어떤 날은 커피와 함께 했던 책이다.
결코 쉽지 않고 만만치 않은 내용과 양을
가지고 있다.
헉헉대며 읽었고 시간을 두고 다시 읽어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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