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들 - 좋은 날엔 좋아서, 외로운 날엔 외로워서 먹던 밥 들시리즈 6
김수경 지음 / 꿈꾸는인생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끼니들


 

책을 받아든 순간 느낌이 왔다.

혹시 페이퍼차이님?

블로그 들어가 보니 맞다.

'집, 사람'과 '소박하고 근사하게'라는 책으로

만났던 페이퍼차이님의 신간이다.

 

센스가 묻어나는 깔끔한 살림과

정갈한 음식들로 기억되는 작가가

이번에는 끼니를 주제로 책을 낸 것이다.

 

 

 

작가 소개

김수경

 

저서

집, 사람

소박하고 근사하게

우리 집으로 만들어갑니다

 

 

 

목차


 

 

친숙한 단어들 때문일까.

하나하나가 모두 읽고 싶은 소제목들이다.


 

 

p42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남편은

자신도 먹지 않던 채소의 중요한

영양소를 읊으며 아이들과 같이

입에 넣는다.

덕분에 둘이었을 때보다 먹는

채소의 종류와 양이

꽤 많이 늘었다.

결국 남편의 편식을 고친 것은

두 아이를 잘 가르치고 싶었던

아빠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그도 안 먹고 못 먹는 음식이 참 많았다.

지금에서야 많은 종류를 먹게 되었지.

전에는 순댓국, 추어탕 등 생김새가

이상한 것들은 입에 대지 않았다.

지금은 순대도 먹고 순댓국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순댓국집에 가서 주로 뼈다귀탕을

시키긴 하지만 아이들 앞에서

싫어한단 얘기를 하진 않는다.

 

 

p67

내 몫의 밥은 잡곡과 현미를 넣어 짓는다.

나는 현미밥을 좋아하는데 애써

지어 놓으면 모두 입안에 도는 느낌이

깔끄럽다고 투정을 한다.

그래서 남편과 아이들의 밥은 잡곡을

조금만 넣은 흰밥을 기본으로 짓는다.

그리고 내가 먹을 것은 여유가 있을 때

따로 지어 한 번 먹을 만큼씩 포장해서

냉동실에 얼려두었다가 식탁을 차릴 때

꺼내 따끈하게 데운다.

 

오랜 기간 잡곡밥을 고집했었다.

요령이 생겨서 잡곡을 씻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잡곡밥 코스가 아닌

일반밥 코스로 빠르게 밥을 했다.

그래서였을까.

아이들이 가끔 다른 곳에서 흰밥을 먹으면

너무 맛있다고 좋아하는 거다.

 

아이들이 커서 밖에서 밥을 많이 먹기도 하고

근래에는 밥을 그가 하다 보니

잡곡을 씻어두지도 않아서

주로 흰밥을 먹는다.

어머님이 주신 현미랑 검정콩도 있으니

시간 날 때 해두었다가 냉동실에 얼려둬야겠다.

 

 

 

p84

"오늘 저녁은 들기름을 듬뿍 넣고 지은

곤드레 밥에 깍독깍독 썰린 감자가 들어있는

강된장을 쓱쓱 비벼서 바삭바삭하게

두 번 구운 돌김에 싸 먹는 거래요."

 

메뉴 이름이 어쩜 이리 정감 있을까.

곤드레 밥에 들기름

그리고 강된장이 주는 느낌이

너무 따스하다.

이런 이쁜 이름 한번 써먹어봐야겠다.

 

 

 

p130

도시락 반찬을 만드는 주방 한편에서는

김치볶음밥이나 꼬마김밥처럼 동생이 얼른

먹고 나서기 좋은 간단한 아침밥도

지어지고 있었다.

 

5살 나이차가 나는 동생에게

아침을 만들어 먹이고 도시락을

싸주었다고 한다.

동생에 대한 사랑도 사랑이고

엄마가 힘들까 봐 그렇게 했다고 하는

마음이 너무 이쁘다.

 

나이차가 나는 동생들이

나에게도 있다.

떨어져 지내기도 했지만

같이 있었어도 이런 생각을 하지는

못 했을거다.

지금이라면 해줄 수 있겠는데

대학생 땐 내 생각 하기에도 바빴다.

 

 

 

p150

삼식이든 돌밥 돌밥이든 불리는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이 모든 일이 밥에서

시작해 밥으로 끝난다는 사실이다.

지긋지긋해서 좋고 또 싫은 아,

그놈의 밥이여.

 

요즘 주말마다 나는 삼식이가 된다.

그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의 요리 실력은 일취월장하였다만

한숨 소리가 잦아졌다.

하루 세 끼는 너무 많다며 한 끼만 먹자고도 했다.

하긴 밥 먹고 치우고 나면 다시

밥때가 돌아오는데 돌밥돌밥 맞다.

 

그래도 밥이 있으니 마주 보고 얘기도 하고

웃고 그런 거지.

 

 

 

p178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회사원들에게 '직장인으로서

가장 행복한 하루는 언제인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 공통 질문에

거의 모든 회사원이 한결같은

대답을 내놓았는데,

회사에서 온종일 자신의 이름이

한 번도 불리지 않는 날이라는 것이다.

 

회사에 출근해서 메일함을 열고

일정 체크를 하면 한숨이 나올 때가 있다.

마감 일정을 보고 급한 것부터

자료를 만들고 회신을 하는데

속도가 나지 않는다.

이걸 언제 다 하나 싶어 답답하다가도

점심시간이 되면

회의가 잡혀있지 않는 한 탁 놓고

식당으로 간다.

'밥 먹고 생각하자.'

밥때를 지키는 것이 힘이 될 때이다.

밥 먹고 커피 하나 들고 자리에 앉아 다시 일을 한다.

끝나지 않을 거 같은 일도

하루 일과도 그렇게 해나가는 거다.

 

나에게 직장인으로서 가장 행복하지 않은 하루는

밥때를 놓쳐서 밥을 먹지 못하는 것이다.

일은 어차피 끝없이 있을 건데

배까지 고픈 건 너무 슬프고 억울하다.


전작들과 같이

그냥, 참 따스하다.

 

대가족 안에서 살다가

또다시 새로운 가족을 만들었는데

한결같이 음식에 대한 추억들이

가족의 사랑과 연결되어 있다.


 

 

 

 

 

#김수경

#에세이추천

#컬쳐블룸

#컬쳐블룸리뷰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