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십자가 - 개정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공허한십자가

 

추리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

무수히 들어봤던 이름이다.

주변 어떤 이는

소설은 이 사람 것만 읽는다고도 했다.

서점 메인에도 자주 떠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나는 처음 읽어봤다.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고

떠들썩한데 읽어보니 별로인

실망도 하고 싶지 않았다.

읽어보니

흥미진진하다거나

엄청 재밌기 보다

조근 조근 이야기가 쌓여가고

은근히 뒤가 궁금해서

멈춰지지가 않았다.

그냥 이야기꾼이 아니라

본인의 주장을 피력하는데

소설이라는 장르를

자유자재로 이용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 소설에서는 살인 제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드러내고 싶었던 거 같다.


p192

"그리고 히루카와도 결국

진정한 의미의 반성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사형 판결은 그를 바꾸지 못했지요."

히라이는 약간 사시인 눈으로

나카하라를 빤히 쳐다보았다.

"사형은 무력합니다."

범죄자에게

가족은 잃은 피해자들은

범죄자가 사형 선고를 받기 원한다.

그것이 목적이 되고 목표가 된다.

그러나

막상 사형 선고가 이뤄지고 난 후에는

어떤 만족감도 얻을 수가 없다.

이 책의 주인공도 딸을 죽인 피고가

사형선고를 받은 후 아내와 이혼한다.

사형 선고를 받는다 해도

죽은 가족이 돌아올 수도 없고

이미 닿지 않는 곳까지 깊어진

상처가 아물 수는 없으니까..

더 최악인 것은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해도

범죄자가 반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p387

"지금의 법은 범죄자에게 너무 관대하니

까요. 사람을 죽인 사람의 반성은 어차피

공허한 십자가에 불과한데 말이에요.

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는 십자가라도,

적어도 감옥 안에서 등에 지고 있어야 돼요.

당신 남편을 그냥 봐주면

모든 살인을 봐줘야 할 여지가 생기게

돼요. 그런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돼요."

범죄자의 손에 딸을 잃은 사요코의

절규에 가까운 말이다.

사람을 죽인 사람의 반성은

어차피 의미가 없다는 말에서

깊은 상처가 보인다.


수십 년에 걸친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형이 무력하다는 것과

죄를 짓고는 결코 자유로워질 수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인생 전체가 그 죄에 의해 좌우되어

헤어 나올 수 없는 것

어느 순간

어느 장소에서 그 죄를 다시

마주해야 한다는 것

적어놓고 보니 섬뜩하다.


토요일 오후 한나절 내내 함께 한 책이다.

시점이 왔다 갔다 하기에

정신을 붙들고 읽어야 했다.

일본 이름이라 헛갈리기까지 한다.

중간에 멈추고 싶지 않아

다 읽고 등장인물을 정리해 봤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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