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검의 폭풍 2 - 얼음과 불의 노래 3부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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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다. 

흡인력있는 이야기, 속도감있게 전개되고 군더더기가 없어 과연 "미국판" 톨킨이라는 추천사가 나올만하다. 눈위에 버려진 다이어울프 새끼 다섯마리로부터 시작되는 스타크가의 이야기인가 했더니, 등장인물들을 하나씩 둘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엮어내는데, 어느 한 인물에도 주인공 자리를 쉽사리 넘겨주지 않으면서도, 심정적으로는 주로 스타크가를 중심으로 삼았더랬다. 하지만....마침내 무서운 폭풍과도 같이 질주하면서, 등장인물들은 한쪽에선 들어올렸다가 또 다음장에선 수직으로 내리꽂는 등, 이야기를 쥐었다 풀었다 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악당으로만 묘사되는 경우는 거의없고, 있다해도 긴긴 이야기속에 꼭 저마다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이전의 판타지들이 주로 "마법"에 이야기 전개의 상당부분을 의존했던 것과는 달리, "오랫만에 이야기 자체가 마법인" 글을 만나게 되었다는 감회가 든다.  

세븐킹덤이라는 가상의 왕국, 북쪽너머의 야만족들과 미지의 존재들을 막는 거대한 벽(The wall)과 그를 지키는 나이트워치들만이 기본적인 틀일뿐, 세븐왕국의 각 영주들은 왕과 총리대신격인 핸드가 동시에 사라진 후, 공석이 된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 처절한 피흘림과 속셈있는 결탁을 되풀이한다.  

"왕좌의 게임"에선, 왕의 죽음과 연이은 사건들을, "왕들의 전쟁"에선 왕을 자처하는 세력들이 모이고 각지에서 산발적인 전투가 터지는 이야기를 그렸고, 마침내 세번째 이야기인 "성검의 폭풍"에선 격렬한 폭풍과도 같이 전쟁이 더욱 격해지면서, 마침내 숨겨진 아이들과 무시무시한 비밀들이 드러나게 된다. 판타지 소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야기 자체에 빨려들어갈 수 밖에 없다.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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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 - 어머니 약손처럼 찌든 삶과 아픈 몸을 어루만진다
윤동혁 지음 / 거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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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혁 PD의 이름은 몰라도, 아토피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기억이 난다했다.   

근데, 앞장의 근황을 보니, 그새 자연에 파묻혀 생태주의자로 변했나보다. 약력난을 들춰보니, 초등학교 옮겨다닌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와서 반갑다. 다들 무슨 무슨 대학교, 무슨 대학원....고등교육기관 나열 타령들인지라. 몇장 안읽으니, 후후 웃음이 나온다. 무슨 월간지 기자들이 나와서 서울의 그 좋은 직장 팽개치고 강원도에 내려와 사는 삶이 흥미거리가 되겠다 싶어 취재를 하렸더니, 웬 시시껄렁한 신변이야기만 늘어놓고, 좋아하는 취미란게 옷벗고 숲속에서 거니는 거라니.

그리고, 맨발로 산길을 홀로 걷는 뒷모습이 나온다. 옳거니. 이사람은 미쳤거나, 아니면 득도를 했거나 둘중의 하나가 분명하다. 그 중간은 없다. 이런 삶을 택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득도여야 할텐데...물론 그러리라 짐작이 들지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삶을 택했단 말인가? 책을 산지 얼마 안돼어 남해 편백숲에 휴가계획이 잡혀있어, 냉큼 "이 책은 꼭 넣어"하고 짐을 쌌다. 그리고 이 책이 그리도 갈구하는 숲, 편백나무로 가득차있는 공기내음을 맡으며 글을 읽었다. 캬~. 와인명주를 마시며 그 와인이 만들어지는 포도원에 있는 느낌이 이러할까. 편백나무 숲속의 상쾌한 내음이 바람속에 느껴지는 그곳에서, 이 글을 읽으니, 글자 한자 한자 또박또박 머릿속으로 걸어들어와 피에 녹아 버렸다. 풍욕을 권하는 대목에서는 웃통을 벗고 숲속을 거닐었고, 맨발로 걸을 것을 권하는 대목에선 당연히 슬리퍼 신고나가서 맨발로 길을 걸었다. 자갈들이 유난히 많은 휴양림 산책로에선 발이 아파 죽을 지경이었지만, 지저귀는 새들 못지 않으려는 듯 유난히 "꺼억~, 꺼억~"하는 소리가 들리는게, 아래동네에 웬 고릴라가 왔나? 하고 내려다 보았지 않나 싶다. 소화기가 약해서 잘 체하고 가스가 잘 차는 내게, 맨발걷기는 발바닥 지압 그 자체였고, 전문 지압가 못지않은 효과가 있었던 셈이다. 아내는 그런 날 보고, 짐짓 그러는 줄 알고 마냥 안 믿으려고 했지만, 사실 그렇게 맨발로 걷는 내가 5초간격으로 뱃속의 가스를 토해낼 줄이야. 

 아뭍튼, 이 책에 나오는 사진, 실험, 그리고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니 3박4일의 여정이 어느새 후딱가버렸고, 돌아오기 전날 책을 다 읽었는데, 편백나무 숲에 휴가를 오기 너무 잘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숲, 이 공기가 바로 보물이었던 것을.  

사람이 입으로 섭취하는 음식물보다 몇배나 더, 사람의 폐와 몸, 피부는 공기를 필요로 한다. 오염물질과 합성화학물질로 가득찬 도시를 떠나, 자연, 그것도 숲으로 오면 대지가 주는 신선한 생명의 화학물질: 피톤치트가 바람에 섞여 골고루 몸위를 떠다닌다. 숲은 상쾌함을 주며, 공기는 더러움을 씻어낸다. 실험을 통해 제시된 자료는 놀라웠다. 단 보름만에 중증 아토피 어린이 환자가 나아가는 모습이라니!  숲거닐기(산림욕)이 이런 효과가 있을줄이야.

더 빨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산 밑을 내려온 지금은, 어떻게 집과 생활을 더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지, 숲에 어떻게 하면 가까이 가서 살지 고민중이다. 고마운 책이다. 득도도 이런 득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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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와 나
오웬 윌슨 외, 데이비드 프랭클 / 20세기폭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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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두말할 것도 없이 강아지를 보러간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조그만 강아지가 커다란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되어 저지르는 온갖 기상천외한 장난들, 말썽들, 사고들. 우리야 키우는 게 아니니, 그저 보면 유쾌할 뿐이다. 세상에! 하면서 말이다. 뭐, 강아지가 말썽부린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 당사자들에겐 사고겠지만, 옆에서 보는 이들에겐 좋은 구경거리가 되니깐. 

 그런데 영화를 보는 동안, 또하나의 호기심이 일었다. "저 사람들은 누구인가?"  벽을 부수고, 소파를 헐어내고, 난리법석을 피우는 강아지를 참고 기르는 저 사람들은 과연 누군가?

"이놈의 강아지 버리고 말테다" 라고 할 법도 한데, 내내 그 사고뭉치인 강아지를 참아 기르는 이 사람들은 도데체 어떤 사람일까? 그야......참 좋은 사람들이다.  

 참 복받은거다. 그 강아지는. 말리는, 수선을 피우고, 집을 물어뜯고, 소파를 먹어치우고, 아끼는 보석목걸이를 삼켜도 그저 귀여워하고, 버릇없이 굴어도 그저 보살펴주고 이해해주는 주인이 있을 뿐이다. 온갖 사고를 도맡아 치는 그  리트리버를 데리고 다니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보살펴주는 이 부부를 따라다니노라면, 사랑한다는 것, 비록 동물이라하더라도 아껴준다는 것, 그리고 책임진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찬찬이 배울수 있으리라. 

아, 나는 참 그립다. 이런 사람들의 따뜻함이. 한 강아지가 입양되어 한 가족과 삶을 같이하고 십수년간을 한결같이 가족으로 지내며, 같이 나누었던 시간들, 추억들이. 내 것이 아님에도 영화를 보는 내내 웃고 웃으며, 그 사이에 흐르는 잔잔한 강같은 따뜻함과 정을 나누었기에 이들이 낯설지도 않았다.   

"말리야. 너는 참 부러운 가족을 만났구나. 덕분에 나도 무척이나 행복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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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 상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2
박지원 지음, 길진숙.고미숙.김풍기 옮김 / 그린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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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고전이 이렇게나 재미있을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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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사람 토머스 머튼 - 오직 하나님께만 집중했던 삶
헨리 나우웬 지음, 김기석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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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많았는데, 번역이 어려워 무슨말인지... 실망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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