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와 나
오웬 윌슨 외, 데이비드 프랭클 / 20세기폭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처음엔 두말할 것도 없이 강아지를 보러간거다. 

 영화를 보는 내내 조그만 강아지가 커다란 래브라도 리트리버가 되어 저지르는 온갖 기상천외한 장난들, 말썽들, 사고들. 우리야 키우는 게 아니니, 그저 보면 유쾌할 뿐이다. 세상에! 하면서 말이다. 뭐, 강아지가 말썽부린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 당사자들에겐 사고겠지만, 옆에서 보는 이들에겐 좋은 구경거리가 되니깐. 

 그런데 영화를 보는 동안, 또하나의 호기심이 일었다. "저 사람들은 누구인가?"  벽을 부수고, 소파를 헐어내고, 난리법석을 피우는 강아지를 참고 기르는 저 사람들은 과연 누군가?

"이놈의 강아지 버리고 말테다" 라고 할 법도 한데, 내내 그 사고뭉치인 강아지를 참아 기르는 이 사람들은 도데체 어떤 사람일까? 그야......참 좋은 사람들이다.  

 참 복받은거다. 그 강아지는. 말리는, 수선을 피우고, 집을 물어뜯고, 소파를 먹어치우고, 아끼는 보석목걸이를 삼켜도 그저 귀여워하고, 버릇없이 굴어도 그저 보살펴주고 이해해주는 주인이 있을 뿐이다. 온갖 사고를 도맡아 치는 그  리트리버를 데리고 다니고, 먹여주고, 재워주고, 보살펴주는 이 부부를 따라다니노라면, 사랑한다는 것, 비록 동물이라하더라도 아껴준다는 것, 그리고 책임진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찬찬이 배울수 있으리라. 

아, 나는 참 그립다. 이런 사람들의 따뜻함이. 한 강아지가 입양되어 한 가족과 삶을 같이하고 십수년간을 한결같이 가족으로 지내며, 같이 나누었던 시간들, 추억들이. 내 것이 아님에도 영화를 보는 내내 웃고 웃으며, 그 사이에 흐르는 잔잔한 강같은 따뜻함과 정을 나누었기에 이들이 낯설지도 않았다.   

"말리야. 너는 참 부러운 가족을 만났구나. 덕분에 나도 무척이나 행복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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