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궤도의 다시 만난 과학 나의 두 번째 교과서
궤도.송영조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페이지2(page2)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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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라고 말하는 궤도. 유튜브에서 과학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로 유명한 유튜브였다. 물리가 세상 만물의 이치라를 뜻을 가진 것처럼 그는 세상의 모든 현상을 과학으로 설명한다. 심지어 어렵지 않게 그리고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과학적 지식이 뛰어난 사람은 많이 존재한다. 대학교수로 제직하며 강의를 하는 교수님도 있고 개척하지 못한 분야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도 있다. 하지만 많이 알고 똑똑하다고 해서 모두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전문분야의 지식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설명하는 능력. 소위 말하는 일타강사의 능력은 별도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과학 전문 학문 분야에서는 김상욱, 장동선, 정재승 교수가 뛰어났다고 생각되며 비전문(?)으로는 이독실, 궤도를 들 수 있다. 궤도는 과학을 설명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한번 들으면 쉽게 잊히지 않는다. 하지만, 영상은 휘발성이 강하다. 책을 읽는 것보다는 기억에 오래 남지 않다. 궤도는 이런 문제점을 간파한 것이지 과학을 어렵고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을 위해 나의 두 번째 교과서라를 제목으로 책을 출판했다.

나의 두 번째 교과서라는 제목처럼 교과서에 있던 과학 지식을 궤도식(?)으로 집필한 책이다. 책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총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 물리만이 아닌 정말 학창 시절에 학교에서 배운 과목들이다. 물리는 뉴턴의 운동법칙과 열역학, 전자기학 등 기초과학을 먼저 소개하고 이어 고등(?) 과학인 양자역학, 상대성이론을 다룬다. 다음 챕터에는 화학 시간으로 화학을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주기율표로 원자를 설명하고 이에 따른 화학적 결합과 화학반응에 대해 다룬다. 생명과학에서는 진화와 유전, 그리고 지구과학에서는 지구와 날씨,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인 우주에 대해 다룬다.

책을 정말이나 쉽게 읽힌다. 세상에나. 학창 시절에 이런 선생님이 있었다면 아마 물포자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령, 뉴턴의 제2법칙인 가속도의 법칙에서 KTX에 안전벨트가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이 과학으로 설명되는 순간이었다. "기차는 사고가 잘 안 나서일까요? 실제로 크게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기차는 엄청나게 크고 무거운 물체입니다. 급정거를 하더라도 버스나 자동차처럼 빨리 감속되지 않습니다. 제동거리가 길고 속력의 변화도 크지 않아서 사고가 발생해도 열차 안에서 몸이 튕겨 나갈 위험이 낮습니다. 오히려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게 신속한 탈출에 방해가 될 수 있죠. P.26"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세계인 양자역학에 대해서도 이렇게 설명한다. "눈에 보이는 거시 세계의 법칙으로는 전혀 설명이 안되는 미시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물리학이 필요해진 거죠. 그래서 나온 게 바로 '양자역학'입니다... (중략)...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하게 뜻을 아는 사람은 적을 겁니다. 사실 꼭 알아야 하는 건 아니죠. 들어도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알아두면 나쁠 게 없습니다. 내가 양자역학을 약간이라도 안다? 얼마나 뿌듯해요. 그러니가 포기하지 마시고 한번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P. 100" 어렵고 어려운 양자역학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 수 있도록 노력하는 궤도의 모습이 돋보이는 구절이다. 금이 반짝이는 이유에 관해서는 빛의 파장을 가지고 설명한다. " 대부분의 금속광택이 은백색으로 보이는 것은 금속의 자유 전자가 충분히 빨라서, 자기가 흡수한 빛의 파장부터 짧은 파장까지 다 구현해 모든 파장의 가시광선을 내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빨주노초파남보 색이 다 합쳐지면 검은색이 아니라 흰색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은이 은백색으로 빛나는 것이죠. P.162"

궤도의 과학 지식 전달 능력은 탁월하다. 조금이라도 과학에 관심이 있거나 이름은 알지만 뜻을 모르는 과학적 지식에 대해 궁금한 독자에겐 보물과 같은 책이다. 한때 인문학이 급부상한 적이 있었다. 그때 많은 작가들이 읽기 어려운 책을 쉽게 풀어서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집필하여 책을 편찬하였다. 대표적으로는 유시민 작가의 <청춘의 독서>, 박웅현 작가의 <책은 도끼다>, 문유석 작가의 <청춘의 독서> 등이 있다. 유사한 느낌의 과학 서적으로는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열두 발자국>, 김상욱 작가의 <울림과 떨림> 등이 있는데 가독성의 면에서는 궤도의 <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다시 만난 과학>이 좋다고 생각된다. 궤도의 책은 EBS에 방송에서도 볼 수 있으니 책으로 부족한 독자는 영상도 한번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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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문예 인문클래식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박상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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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유명한 학자 니콜로 마키아벨리. 그는 군주론을 썼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집필할 당시 이탈리아반도는 베네치아 공화국, 피렌체 공화국, 밀라노 공국 등 여러 개의 독립국가들이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던 혼돈의 시대였다.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이었던 마키아벨리는 정치적으로 뛰어난 사람이었지만 국가 내분에 의해 정권이 바뀌면서 오명과 함께 자리에서 쫓겨나게 된다. 하지만, 그는 파면된 자신의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대신, 새 지도자로 선출된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공직에 진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의 결과는 군주론의 집필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출세를 위한 욕망에 의해서 집필된 군주론은 실제로 그 내용이 집필한 의도를 뛰어넘을 만큼 특별하고 뛰어나기 때문이다. 군주론은 무려 50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치학 분야에서 회자되고 있는 명서이다.

문예출판사는 이탈리아 문학상 플라이아노상을 수상한 국내 최고의 단테 전문가인 박상진 교수가 번역한 군주론을 출간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번역본과는 다르게 이탈리아어 원전 무삭제 완역본으로 컬러 그림과 지도, 상세하고 풍부한 주석을 더 해 출간했다. 책은 군주론의 26장 개의 장을 모두 수록하고 있다. 서문에 로렌초 메디치 님에게 드리는 인사라는 헌사의 편지가 수록되어 있는데 최대한 군주에게 잘 보여서 출세하고 싶은 마음이 잘 나타나있는 대목이라고 느껴졌다.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군주를 최대한 높여 미천하지만 현명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호소하는 마키아벨리. “신분이 낮고 천한 사람이 감히 군주의 통치를 논하며 규정한다고 해서 주제넘은 일로 여기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p, 19” 하지만, 군주에게 단순히 잘 보여 관직에 오르려는 욕심과 욕망으로 쓰인 책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는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실제로 책에 수록된 내용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가 제시한 통치술과 처세술은 현실 정치에서도 적용할 수 있기 충분하다. 이유는 이 책이 서양 역사상 최초로 이상적인 윤리와 현실인 정치를 분리하려고 시도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상과 현실을 다르게 생각하지 못하면 군주로써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백성들의 미움을 받는다는 순간의 두려움 때문에 대의를 실행하지 못하거나 혹은 순간의 민심을 얻기 위해서 국가의 재산을 고루 분배하여 나누어 준다거나 할 경우 군주로서의 권위를 쉽게 잃게 되며 쉽게 원망을 사게 된다. 때문에 마키아벨리는 군주는 백성들에게 사랑을 받기보다는 두렵게 여겨지는 편이 좋다고 하단다. 하지만, 그가 인자하고, 정직하고, 자비로운 군주의 모습을 무시한 것은 아니었다. 다소 잔인하고 인색해 보이는 행동을 하면서도 최소한 적어도 겉모습만으로는 최대한 도적적이고 윤리적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며 16세기 로마냐 지방을 점령하여 다스렸던 체사레 보르자 공작을 언급한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마키아벨리는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며 이해를 돕고 있다. 실패한 사례와 성공한 사례를 모두 언급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자칫 잘못 읽고 해석하면 나폴레옹이나 스탈린, 히틀러처럼 무자비한 독재를 정당화시킨다. 책을 끝까지 다 읽지 않은 사람, 대충 읽은 사람, 본인의 주관을 확립하고 정당화하기 위해 곁들이는 사람,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왜곡하는 사람이 읽으면 아주 위험한 책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어본 독자는 왜 스탈린이나 히틀러가 그런 착각을 하게 되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500년 당시 군주론은 맞이한 대중들이 악마의 책이라고 금서로 지정 하기고 했지만 고전은 지금까지 읽고 회자되는 이유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이다. 군주론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독자는 수많은 번역본이 있지만 문예출판사에서 출판한 군주론을 읽어보기 바란다. 지금까지 출판된 군주론과는 또 다른 매력, 원서를 그대로 읽는 느낌과 수많은 주석들이 책의 선택이 탁월했다고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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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피
나연만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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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11회 교보문고 스토리 대상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나연만 작가의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스토리 대상이라는 타이틀이 갖는 기대감은 무시할 수 없기에 책을 읽기 전에 기대감이 가득 찼다. “특이한 이중 구조의 소재, 분위기에 맞는 묵직한 문체”, “읽는 순간 머릿속에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이야기”라는 심사평 또한 기대감을 더했다.

주인공 준우는 12년 전 엄마가 안치호라는 사람에게 살인을 당했다. 돼지를 키우는 일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돼지를 키우는 일을 배우고 하게 되었다. 구제역이란 전염병으로 인해 살아있는 돼지를 살처분하는 경험도 하는 준우는 어느 날 아버지가 토막 난 돼지들과 함께 사람을 묻는 꿈을 꾼다. 불길한 꿈이었다. 꿈에서 깬 준우는 오늘이 12년 전 엄마를 죽인 살인범인 안치호의 출소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침이슬도 맺히기 전 이른 새벽에 준우는 교도소 쪽으로 차를 몬다. 엄마를 죽인 살인범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 찬 준우는 교도소 앞에서 차를 세워 출소하는 안치호를 보게 되는데 누군가 안치호와 대치 중인 모습을 차 안에서 목격하게 된다. 대치 중인 자는 다름 아닌 누나 준서였다. 경찰이 된 준서는 안치호를 향해 죽은 듯 조용하게 살라고 경고를 한다. 경고만으로는 엄마를 죽인 살인범에 대한 복수가 되지 않는다. 준우는 살인범 안치호를 미행하고 그의 집도 알아내게 된다. 폭우가 내리던 날, 준우는 복수를 다짐하고 안치호의 집으로 향한다.안치호는 준우와 목숨을 건 혈투를 하게 되었고 마지막 한방이면 준우는 12년 전 엄마의 복수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갑자기 번쩍하면서 기절하고 만다. 안치호가 아닌 누군가가 준우를 가격한 것이다. 한참을 정신을 잃고 깨어나 보니 눈앞에는 안치호의 시체와 잘린 발목이 있었다. 누가 이런 짓을 한 것일까? 고민도 잠시, 휴대폰에 메시지가 핸드폰에 떴다. ‘잡혀 들어가기 싫으면 시체 치우기’ 눈 군가 나를 대신해 그를 죽였으며 심지어 발목도 잘라놨다. 하지만, 정황만 보면 준우는 영락없이 살인범이 될 처지였다. 준우는 메시지대로 안치호의 시체를 화장하여 처리한다. 하지만, 이제 남은 건 안치호의 발목. 이 발목을 통해 범인이 누군지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준우는 생각했다. 때마침, 절단된 시체가 연이어 발견되고 있는 ‘아라뱃길 연쇄살인사건’이 떠올랐고 준우는 추가 범행으로 위장에 안치호의 발목을 유기하여 언론에 노출하였다. 이제 범인이 나타나길 기다리면 된다. 지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박한서 형사, 경찰이 된 누나 준서, 그리고 제3의 인물 등장하여 사건을 얽히고설키게 된다.

과연, 누가 진짜 범인일까? 작가는 범인이 누군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 마지막까지 범인을 공개하지 않는다. 책을 읽는 내내 추리가 이어지며 긴장감도 같이 따라간다. 왜 이런 짓을 하였는에 대한 의문 또한 책을 끝까지 읽어야 알 수 있다. 잔인한 장면도 많이 나오고 섬 득하고 소름 돋는 장면도 많이 나온다. 마치, 영화로 나온다고 하면 제대로 재미있는 스릴러 영화가 완성이 될 것 같다. 카리스마 넘치는 형사 박한서, 피도 눈물도 없이 잔인한 제3의 인물, 엄마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경찰이 된 누나 준서, 엄마의 안치호의 죽음으로 복수를 꿈꿨지만 원치 않는 복잡한 상황에 휘말린 준우. 속도감 있는 문체와 사건의 전개는 책을 한번 읽으면 덮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다. 진짜 살인자를 찾기 위해 준우와 같이 고군분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며, 알고도 속을 수밖에 없으며 또 내가 속지 않으려고 다시 의심하고 또 비꼬아서 생각하고 되네 이는 동안 이야기는 마지막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게 된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굳이 3장으로 구분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서로 연관이 많이 되어있다.

나연만 작가의 스릴러 소설[돼지의 피]는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출연배우들도 나름대로의 캐스팅을 생각해 봤으며 감독은 뜨거운 피로 영화감독으로 입봉한 천명관 감독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괜찮은 스릴러 소설을 만난 것 같다. 읽기 쉽고 흡입력이 있으며 그렇다고 쉽지 않은 스릴러 소설을 만나고 싶다면 이 작품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나연만 작의 다른 작품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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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아름다운 쇼펜하우어의 철학수업 작고 아름다운 수업
지연리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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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좀 구입하고 읽는 분들은 아마 쇼펜하우어라는 이름을 요즘 들어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강용수 작가가 지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200쇄가 넘어갔으며 지금도 인문 베스트 순위에 올라와 있으며 쇼펜하우어 열풍에 휩쓸려서인지 <쇼펜하우어의 말>, <쇼펜하우어의 인생수업>, <절망에 끝에서 쇼펜하우어> 등 많은 작가들이 연이어 관련 도서를 출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출판된 책은 아이들과 청소년이 읽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제목부터 마흔에 읽는 이란 단어로 아이들과 청소년의 진입 문턱을 높였다. 그래서인지 출판사 열림원어린이는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작고 아름다운 쇼펜하우어의 철학수업>을 출판했다. <꾸뻬 씨의 행복 여행>으로 유명한 지연리 작가가 출판했으며 책은 아이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빼곡한 텍스트는 적게 적용하고 귀엽고 앙증맞은 그림으로 대체했다.

책은 총 6개의 목차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여행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제목마다 알 수 없는 문장(?), 단어(?)들이 나오는데 이 문장들의 의미는 책의 서문보다 더 앞서 등장하는 마법의 주문 설명서에서 알 수 있다. 상대방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주문 [마로제에리제], 아픔을 잊게 해주는 주문 [아이스쿨라피우스], 말한 대로 이루어지는 주문 [아브라카다브라], 사실, 아브라카다브라는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브아걸을 아는, 브아걸의 노래를 들어봤던 사람만 알 수 있겠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모를 수 있겠구나라고. 또 외에도 [비비디 바디비 부], [디에세오스타], [하쿠나마타타], [마하켄다프렐도문], [오블리비아테], [카스트로폴로스], [마크툽]이 등장한다. 아이들이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이 주문을 처음만나면 아마 별도로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고 느끼고 자신만의 주문으로 저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법의 주문 6가지는 이의 목차와 같고 주문의 내용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성은 단순하다. 아이들이 천진난만한 미소로 쇼펜하우어에게 질문한다.

"할아버지, 저는 돈이 많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원하는 것을 다 살 수 있으니까요." 양쪽 호주머니가 볼록한 아이가 말했다. 쇼펜하우어가 대답했다. "물론 돈이 많으면 좋겠지. 네 맘대로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으니까. 하지만 부란 넘치는 사치일 뿐 행복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아. 오히려 넘치는 부로 인해 행복을 잃을 수도 있어. 부는 바닷물과 같아서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거든"

day1. 부에 대하여

"할아버지, 성공은요? 저는 한번 태어난 이상 성공은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물었어. 상당히 부지런한 아이였지. 성공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거든. 쇼펜하우어가 대답했어. "물론이야. 성공해서 나쁠 건 없어. 하지만 성공을 통해 행복해지고 싶다는 마음은 버려야 해" "왜요?" "진정한 행복은 의욕을 갖지 않아야 이룰 수 있기 때문이지. 참 행복은 부자가 되겠다는 생각, 건강해지겠다는 생각, 명성을 얻겠다는 생각 등 의욕을 버릴 때, 다시 말해 의욕을 갖지 않을 때 찾아오거든."

day7. 성공에 대하여

"할아버지, 저는 사람이 왜 다른지 모르겠어요. 쌍둥이도 가만히 보면 다르거든요. 이건 왜 그럴까요? 이란성 쌍둥이 형제 중에서 키가 유달리 작은 아이가 물었어. 쇼펜하우어가 대답했어. "각자 자기만의 개성이 있어서이지. 개성이란 곧 자신을 드러내는 고유한 성질을 말하고 말이야. 우리가 개성이라고 부르는 이 성질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다듬어져서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특출한 장점이 된단다. 그걸 잊지 말아해. 그래서 내가 남과 다르다고 자신을 비하하거나 남이 나와 다르다고 소외시켜서는 안 돼. 모두가 다르기에 이 세상이 유지되는 것이니까.

day25. 다름에 대하여

쇼펜하우어는 무려 100가지의 질문에 대답한다. 위에 글처럼 자상하고 따뜻한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친절하게 이야기해 준다. 자신의 목표, 자신의 부족한 부분, 자신의 생각,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등 모든 것에 쇼펜하우어는 대답한다. 유아기가 넘어선 아이들은 조금씩 질문을 하는 능력을 잃어간다. 그냥 주어진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세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아이들은 질문하고 궁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본인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만나면 좋을 것 같다. 왜 내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지, 왜 공부하고 있는지, 친구를 만날 때 어떻게 대하여야 하는지 등 이 책을 통해 쇼펜하우어의 지혜를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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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호명사회 시대예보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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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 살아가기 위해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직에 속해서 일을 한다. 일정한 성과를 이루어내면 소속된 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며 유명해진다. 어느 광고 회사의 김 부장, 어느 물류 회사의 이 과장, 어느 유통회사의 최 대리 등 과거에는 이런 성과가 개인이 아닌 조직의 대표성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오로지 개인의 이름이 대표되고 있다고 한다. 어디 부장, 어디 사장, 어디 대리 등 조직에 속한 직급이 아닌 자기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핵개인의 시대. 저자 송길영은 이를 두고 <호명사회>라고 정의했다.

책은 크게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시뮬레이션 과잉이란 제목으로 미래를 미리 예측하는 능력이 과거 보다 상승되어 발생되는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나보다 먼저 경험한 사람의 데이터를 토대로 내가 닥칠 상황을 준비하고 적용한다. 이런 상황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의대를 가기 위해 유치원부터 준비한다고 하는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2장에서는 상호 경쟁의 인플레이션으로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에 대한 열정 가치의 폭락으로 무리하지 않게 일한다고 하며 이른 퇴직으로 인한 대비를 빠르게 준비한다고 한다. 제3장에서는 자기가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대한 명확성 ‘호오’를 통해 자립을 찾고 있다고 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깊어지고 깊어짐으로써 전문가의 반열에 올라 내 것이 된다고 한다.

또한 4장에서는 선택의 연대의 제목으로 일상에서 내와 같은 것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과 얕으면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5장에서는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호명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이런 사회 변화는 유동화와 스트리밍화를 통해 한 사람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을 사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과 자동화 플랫폼을 통한 극소화와 극단화로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기에 가능하다. 개인의 성과는 조직이 아닌 개인에게 철저히 귀속된다. 이는 새로운 공정사회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으며 지급이나 소속이 아닌 개인으로 호명되며 누구도 착취하지 않는 대등한 연대로 결속된다.

사실 이런 사회는 서구에서 이미 자리 잡은 사회형태이다. 조직에 속하기는 쉬우나 능력이 없으면 잘리고 능력이 있으면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이직한다. 기업의 뚜렷한 성과는 나의 커리어와 이루어지며 또 다른 발전을 위해 다른 길을 모색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같이’와 ‘함께’라는 단어를 좋아했으며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 생활을 이상적이라 생각해왔기에 내가 속한 조직을 이탈할 경우에 ‘배신자’, ‘변절자’, ‘기회주의자’라는 온갖 부정의 표현으로 비방했다. 하지만, 해 개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지금은 내가 능력이 뛰어나면 어디서 무엇을 해도 상관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자칫 잘못하면 이기주의라고 볼 수 있는 개인주의가 조금씩 자리 잡고 있는 과도기. 이 과도기를 넘어서는 순간 조직의 일원으로서의 자신이 아닌 ‘나’를 온전히 ‘나의 이름’으로 설명하는 사회 <호명사회>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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