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비판 - 우리시대의 부끄러움을 말하다
김상태 지음 / 옛오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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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시원하다. 김용옥의 강연, 신문기사, 책자들을 접할 때 가려웠던 부분이 싹 가신다.

한국의 철학계, 문화비평계에서는 저자 김상태에게 감사의 화환을 보내야 마땅하다. 그들이 하고 싶어하면서도 "에이, 우리가 어떻게 거기까지?"라고 되뇌며 중도에 그만 두었을 일을 김상태가 다 해치웠다.

흔히 이렇게 남을 비판하는 책의 저자는 얄팍하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그렇지가 않다. 진지함이 있다. 솔직함이 있다. 도올을 팔아치우려고 하지 않는 정통파의 기질이 행간에 엿보인다. 참 기분 좋은 일이다.

도올이란 사람은 너무도 교활하다. 빈틈만 노리고 달겨들어 돈과 명예와 눈에 보이지 않는 대중권력을 손쉽게 장악하는 괴물이다. 이 괴물을 처치할 용사가 정말 필요했는데, 김상태라는 기사가 갑자기 나타났다.

김상태의 도올비판을 통해, 비판의식의 구현을 통해 우리사회도 1인치 쯤은 키가 자랄 수 있기를 바란다. 인간이 도대체 무엇인가? 자기정화, 자기 비판이 있어 인간 아닌가. 우리는 진정으로 우리시대의 부끄러움을 솔직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를 대신해 그 일을 멋들어지게 해낸 김상태에게 감사드린다. 뭐, 독자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것은 좀 오바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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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 - 조선의 정치가 9인이 본 세종
박현모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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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쓸 사람이 썼다! 세종과 정조를 본격 연구한 정치학자 박현모의 역작이다. 이 책에 보면 세종은 그렇게 좋은 시절에 평안하게 왕위에 앉아 있지 않았다. 뜻밖에도 흉년과 남북 국경선을 위협하는 침략자들이 있었다.

또 이 책을 보면 세종은 만능도, 스마트한 영웅도 아니었다. 군사적인 문제에는 문외한에 가까웠고, 신체조건도 체지방지수가 높고 운동신경이 둔한 이였다.

그러나 세종에겐 아주 특별한 재능이 있었다. 사물을 근원에서 궁구하는 능력, 인자하지만 단호한 리더십이 있었다. 그는 버려진 인물들 가운데서 명재상 황희를 찾아 썼다. 그는 스스로 공부하는 사람, 언제나 희망을 가지고 돌진하는 한 개의 빛이었다.

아무런 미화도 수식도  없이 드려다본 세종의 얼굴에서 이런 긍정적인 면모를 찾게 되어 참 기쁘다. 역시 우리에게도 믿고 따라갈 지도자가 없지는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은 여실히 보여준다. 나는 이 책의 저자에게 박수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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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전 - 한국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온 여덟 인생
김서령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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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역사가라면 이렇게 재밌는 글 모쓴다. 글이란 모름지기 이 정도는 돼야 한다. 주욱 읽어가며 눈물 콧물 한 참 흘렸다.

기막힌 사연 또 사연의 주인공들. 저자 김서령씨는 감정이입의 대가! 아휴 정말 미치겠다.

또 하나. 표지도 참 이쁘다. 여덟 이야기가 다 상큼하지만 안동 종부 이야기가 압권이다. 살 떨리게 살아온 노인께서 만수무강하시기를 빈다.

꼭 들 읽어볼 것. 특히 40대 이상된 여성은 정말 읽고 할 말 많을 것같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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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역사학의 신화 깨뜨리기
데이비드 블랙번.제프 일리 지음, 최용찬.정용숙 옮김 / 푸른역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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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사람들은 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 19세기말부터 신흥 강대국으로 발돋움하던 박진감 넘친 역사가 20세기 초반, 박살나 버렸기 때문이다. 세계제1~2차대전과 더불어 독일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다. 양차대전에서 독일은 패전국 노릇만 했고, 특히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은 인류문명의 대죄인으로 독일과 독일인들을  낙인찍기에 충분했다. 여기서 비롯된 것이 이른바 독일의 "특수한 길" 이론이다.

20세기 독일은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시민계급이 발달하지 못한 나라, 식민지를 확보하지 못한 후발 공업국가 독일의 행보는 전쟁으로 치닫을 수밖에 없었다! 많은 역사가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러나 <독일 역사학 신화 깨뜨리기>의 저자들은 "독일의 특수한 길"은 없었다고 말한다. 독일 근현대사는 잘못된 뿌리에서 파생된 것이 아니란 주장이다. 비스마르크와 함께 시작된 독일제국의 몰락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 이 책의 가치가 있다.

번역본이지만 아마 이 책은 원본보다 더 아름답고 고상하게 만들어진 것 같다! 한국의 출판인들은 독일의 장인들보다 솜씨가 좋다. 기분 좋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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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칠현, 빼어난 속물들
짜오지엔민 지음, 곽복선 옮김 / 푸른역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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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칠현을 빙자해 우리 조상들도 시골로 낙향했었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이 벼슬을 버리고 시골로 숨을 때면 늘 죽림칠현을 우선 머리에 떠올렸다. 광해군 때 시골 곳곳에는 중국 고대의 칠현을 본받고자 하는 모임이 만들어졌다 한다.

그런데 아뿔사, 바로 그 죽림칠현이 알고 보니 숨은 선비만은 아니었단다. 그들의 은거에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 듣고 보니 그럴 듯하다. 물론 이 책은 고대 중국 선비들의 속물성만을 부각시킨 것은 아니다. 여지껏 우리가 궁금해 하던 죽림칠현의 실체를 소상하게 그렸다. 그러다 보니 책이 좀 두꺼워진 것 같다.

두꺼워도 흥미롭다. 먹물들에겐 제격인 책이다. 그러나 그림 보는 맛으로 책장 넘기는 사람들에게는 좀 심심할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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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부는 소년 2007-03-21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책이 한 부도 안팔렸는데 읽으신 걸 보면 다른 서점에서 구입하셨나봐요? ^^
아니면 알바신가요?

거품도사 2007-12-17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부도 안 팔리다니요? 무신 말씀? 댁이야 말로 알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