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의 과학 - 적을 은밀하게 추적하고 격침하고 교란하며 핵탄두까지 발사하는 잠수함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야마우치 도시히데 지음, 강태욱 옮김 / 보누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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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잠수함을 누가 궁금해할까 하면서도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하는 궁금함이 있습니다. 그저 잠수함이라면 해저2만리에 나오는 노틸러스호 정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노틸러스의 이름을 붙인 세계 최초의 원자역 잠수함이 있었습니다. (사진도 있습니다)

책의 구조는 줄줄 늘어지지 않고 짧게 끊어줘서 다행입니다. 어라, 조금 난해한걸 하고 생각이 들 때 장이 바뀝니다. 1일 1페이지같은 구조입니다. 길어도 2, 3페이지입니다.

1장은 가볍게 잠수함의 역사에서 시작합니다. 세상에. 미국 독립전쟁에서 인류 최초로 잠수함이 등장했습니다. 이름도 어울리게 터틀입니다.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살짝 물속에 잠겨 움직이나 했더니 밸러스트 탱크도 있고, 주수 밸브와 배수펌프도 있는 다 갖춘 잠수함이었습니다.
다음에 헌리가 만든 잠수함으로 북군의 군함을 격침했습니다. 함수에 폭약이 설치된 긴 막대가 달렸다고 하니 부딪치면 폭발하는 구조였을까요?

2장은 본격적으로 구조로 들어갑니다. (갑자기?)
이게 어떻게 가라앉고 또 뜨는지 도무지 몰랐는데 MBT, 메인 밸러스트 탱크가 역할을 합니다.
비행기의 화장실은 하늘 높이 있어 그냥 밖에 버린다고 들었습니다. (떨어지는 동안 분해된다고 합니다) 잠수함의 화장실은 쉽게 바다에 버리지 않습니다. 지상의 정화조같이 새니터리 탱크에 모았다가 처리합니다. 사진들을 많이 넣어서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전혀 모를 사진들이라 낯설은 모습들입니다.

3장은 잠항과 부상입니다. 물을 채우면 내려갑니다. 그런데 용량의 단위가 몇천톤입니다. 집안의 냉장고가 200리터인가요. 거리에 굴러다니는 트럭이 1통인가요. 이사갈 때 엄청나게 큰 트럭이 오는데 10톤입니다. 그럼 1800톤의 잠수함이라면 거대한 트럭 180대 정도의 물을 채웠다 뺐다 하는 모양입니다.
동남아에 놀러가면 스노쿨링인가를 하는데, 잠수함에서 비슷한 용어로 스노클이 나오는데 엄청납니다.

잠수함이 잠수한 채로 급기구를 해상에 내밀어 공기를 흡수하고, 디젤 엔진을 운전해 공기를 배출하는 시스템입니다.
80p

이 책의 핵심은 4장 동력입니다. 잠수함이 움직이려면 전력이 있어야겠지요. 어딘가에 전원코드를 꼽아 움직이는 것이 아닌거죠. 재래식 잠수함에는축전지가 들어갔답니다. 옛날 장난감을 돌리던 납축전지로 셀 하나로 2V였습니다. 바다 가운데서 방전이라도 되면 어쩔건가요. 거기서 리튬 이온 전지로 바뀝니다. 전기를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방전후 충전하는 균등충전을 합니다. (스마트폰은 방전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배터리가 워낙에 크면 그게 다른가봅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원자력 잠수하이 1954년 9월 30일에 나옵니다. 원자력이어도 충전지는 계속 쓰겠습니다. 뭔가 기술집약, 첨단문명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원자력 잠수함의 추진 방식은 비밀이랍니다. (일본에는 원자력잠수함이 없는건가?)

이렇게 잠수함이라는 것이 좁고 답답하기만 한거구나 할 때에 즐거움을 이야기합니다.

고통스러운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좋은 여름밤에 수상 항주를 하면 머리 위로 빛나는 별을 수없이 볼 수 있다. 별들은 손을 뻗으면잡을 수 있을 것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데다가 주변에는 이를 방해하는불빛도 거의 없다. 소원을 빌 겨를이 없을 정도로 별똥별이 쏟아지기도한다. 잠수함의 항적에는 야광충이 반짝인다. 원형으로 펼쳐지는 수평선 속에서 ‘오직 나만이 대자연의 훌륭한 광경을 느끼고 있다.‘라는 사치를 누릴 수 있다.
114p.
아니, 그냥 바다에서의 즐거움이 아닌가요. 뭐 본인이 즐겁다면 즐거운 거겠죠.

뒷부분은 결국 전쟁입니다.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입니다. 심해에 웅크린 침묵의 수호자라고 하는데 사실은 습격자인듯합니다.


#잠수함
#잠수함의과학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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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의 과학 - 적을 은밀하게 추적하고 격침하고 교란하며 핵탄두까지 발사하는 잠수함 메커니즘 해설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야마우치 도시히데 지음, 강태욱 옮김 / 보누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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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에 웅크린 침묵의 수호자가 궁금하다면 바로 이 책입니다. 저는 동력의 배터리로 납축전지를 쓰는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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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의 기원 -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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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이라는게 조그만 붓가지고 조심스럽게 땅을 파는 건줄로만 알았습니다. 어느 세월에 저 땅을 파헤칠건가 생각하고 답답한 분야라고만 여겼는데 역시 큰 오산이었습니다. (역시 책을 읽어야 배웁니다)

별거 아닌 주제를 가지고 기원을 찾아들어갑니다. 막걸리, 소주, 김치, 삼겹살, 소고기... 주변의 흔한 재료를 가지고 저멀리 기원전의 시작을 찾아갑니다.

최초의 술은 탁한 막걸리와 같은 형태라고 합니다. 그렇겠네요. 깨끗한 증류주부터 만들 수 없으니까요.

연구에 따르면 대체로 후기 구석기시대에 빙하기가 끝나가면서 곡물이나 구근류(칡이나 감자같이 뿌리를 먹는 식물), 과일이 풍부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술을 만들게 되었다고 본다. 근동 지역에서는 1만 5,000년 전부터 야생에서 풍부하게 자라는 밀을 용해 맥주를 만들었고, 이후 이집트 문명에서도 맥주를 널리 만들어 마셨다. 그런데 이때의 맥주는 지금처럼 청량하고 맑은 음료가 아니었다. 오히려 탁하고 걸쭉한 막걸리 같은 것이었다. 즉, 초기에는 맥주와 막걸리가 같은 종류의 술이었다.
유물로 현전하지 않는 술에 관한 정보를 고고학에서 알아내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술을 만들고 담아둔 그릇을 발굴하는 것, 그릇에 남아 있는 술 찌꺼기를 찾아내는 것, 마지막으로 술을 마시거나 만드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나 벽화를 찾는 것이다.
21p.

저도 요즘 나이들어 자꾸 사래걸리고 흘리게 되는데 맥주를 빨대로 마셨답니다. 분명 어르신들의 음주습관일겁니다.

소주가 알려지게 된 것은 몽골제국의 문화정책이었습니다. 고려에서 소주를 아랄길이라 불렀는데 아랍의 증류시설인 알렘빅에서 나왔습니다. 아랍어로 땀이라는 뜻인데 증류과정에서 땀이 한방울씩 떨어지는 모습이랍니다. (고고학자라 알려주는 정보가 깊이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염장한 돼지비계는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이 대목은 사진과 같이 나오는데 왜 이리 먹음직스러운가요. 사진과 글을 보고 ˝살로 돼지고기˝를 사려고 인터넷을 뒤졌는데 안나옵니다. 언제 세계화가 될런지.

돼지비계를 염장한 ‘살로(salo)‘였다. 살로를 만드는 레시피는 지역과 사람마다 정말 다양하다. 하지만 그 기본은 대개 비슷하다. 서늘한 봄이나 가을에 돼지비계 또는 삼겹살을 준비해 큼지막하게 잘라서 항아리에 넣고 그 위에 소금을 넉넉히 뿌린다. 며칠이 지나면 삼투압 현상으로 소금이 비계에 배어들며 염장이 된다. 기호에 따라서 소금과 함께 후추나 고추 같은 향료를 넣기도 한다. 완성된 살로는 얇게 잘라서 빵 위에 얹어 먹는다. 살로는 고열량인 데다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기 때문에 러시아인들이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다. 살로는 우크라이나의 전통 음식인데,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에는 우크라이나 출신이 아주 많기 때문에 그들의 음식이 자연스럽게 시베리아의 토착 음식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50-51p

눈오는날 찾는다는 설하멱이라는 조선 후기 소불고기 요리도 흥미롭습니다. (아니 왜 이리 먹을 것을 많이 찾아내는거죠. 저자 강인욱 선생이 미식가인가 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만 집어 이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놓고 이여기해주니 더욱 재미있습니다.

조선 후기에 인기가 많았던 소불고기 요리로는 설하멱(雪下覓)을 꼽을 수 있다. ‘눈 오는 날 찾는다‘라는 뜻의 설하멱은 일종의 꼬치구이로, 소고기를 불에 구웠다가 찬물이나 눈에 넣어 식힌 후 기름을 발라서 다시 한번 구워 먹는 요리다. 지금도 유라시아 일대에서 널리 유행하는 꼬치구이인 샤슬릭도 분무기 같은 것으로 물을 뿌리면서 고기를 구우니, 요리법이 비슷하다.
63p.

모방과 진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경주박물관의 금관 도난 사건을 알려줍니다. 두번이나 분실한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복제품을 진열한다는 것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고고학은 항상 이야기가 따라 나옵니다. 기원을 찾아가고, 발굴을 해내고, 손질, 보관을 하면서 현재에 즐기고, 다시 미래로 전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정말 재미나게 적어놨습니다. 읽다보면 페이지 남은 부분이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거의 다 읽고 혹시 하고 찾아보니 저자의 다른 책도 나와있습니다. 두근두근입니다.

모두 32가지의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하나하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주제입니다.

#고고학
#세상모든것의기원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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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의 기원 -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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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은 항상 이야기가 따라 나옵니다. 기원을 찾아가고, 발굴을 해내고, 손질, 보관을 하면서 현재에 즐기고, 다시 미래로 전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정말 재미나게 적어놨습니다. 읽다보면 페이지 남은 부분이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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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지나가게 하라 -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인생의 지혜
박영규 지음 / 청림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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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는 도교의 경전이죠. 예전부터 한번 읽어보려고 해도 시작부터 도가도비상도로 나와버리고, 중간에 무슨 현빈, 곡신같은 어려운 소리가 나와서 항상 읽자가 멈추게 됩니다. 그렇게 몇번을 읽으려다가 포기했는데 인생에 한번은 노자를 만나라는 부제로 책이 나왔으니 솔깃한 내용입니다. 드디어 노자를 읽어보게 되는구나 했습니다.

구성이 특이합니다. 저자 박영규 선생의 에세이 사이사이에 노자의 가르침이 녹아있습니다. 대략 56편의 글에 노자 56쪽이 들어있습니다. 거기에 다른 좋은 책들도 양념처럼 들어있습니다. 사실 특별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은퇴후에 식물원을 다니면서 걷기를 하고, 현역 시절에 있었던 일들에 대한 반성도 나오고, 집안을 정리하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해외여행을 갈 때 캐리어는 하나만 가지고 가자는 다짐도 합니다. 그저 세상사는 이야기인데 내용들이 휘리릭 읽고 넘기기에 깊이가 있습니다.

어딘가 시골 툇마루에 앉아계신 선생님이 이번에 책에서 좋은 글을 봤는데 말이야... 하면서 조근조근 이야기해주는 것같습니다. 직접 들으면 뷰담스럽겠지만 책으로 읽으니 부담이 없습니다.

˝무릇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를 모욕한 후에야 타인이 그를 모욕하며, 집안은 반드시 스스로를 훼손한 후에야 타인이 그 집안을 무너뜨리고,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를 망친 후에야 다른 나라가 그 나라를 침공한다.˝
원하는 만큼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내지도 않을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어느새 식물원 한바퀴를 다 도는 것처럼 내 삶의 후반기도 그런 기분으로 가볍게 살아갈 것이다.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면서 뚜벅뚜벅 걷다 보면 마침내 고운 석양빛이 머리 위에서 빛나는 날이 올 것이다. 때로 감당하기 어려운 짙은 어둠에 짓눌려도 좌절하지 않고 그 어둠조차 당당하게 즐길 것이다. 식물원을 걸으면서 ˝걱정하지 마. 내일은 내일의 해가 또 솟을 거야˝라는 따뜻한 말로 힘든 시간을 묵묵히 견뎌나갈 것이다. 어두운 밤, 곁을 지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해도 혼자 나의 등불을 들고 그 어둠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22p
좋은 문단을 적어봤는데, 적고 보니 맹자였습니다. 저런...

일단 노자 인용문구에 정성이 있습니다. 인용한 내용이 짧아서 좋습니다. 원래 노자 문장이 짧은 것같지만 말하는 내용을 듣다 보면 딱 적절한 인용운구가 나옵니다. 그것을 번역, 한자, 독음 순서로 되어 있어 한번 읽어볼 수가 있습니다. (무성의하게 한자만 나열해서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죠. 심지어는 각주에 한자 원문을 달어놓기도 하죠) 그 점에서 독자들에게 섬세한 배려를 해줍니다.

그렇게 책을 다 읽고 다시 볼 때 노자 인용구만 읽어보면 의외로 노자의 내용이 머리 속에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 인용구에 걸맞는 에세이가 같이 펼쳐집니다. 무조건 경전을 처음부터 읽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물론 그렇게 읽어봐야 읽기가 어렵습니다) 저자의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 노자의 여러 면모를 살짝 엿보는 것이 인생에 한번 읽어볼만한 고전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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