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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나의 사랑
지연리 지음 / 창해 / 2026년 9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린 왕자 나의 사랑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연리 저
창해(새우와 고래) 2026.09
어린왕자는 참 아름다운 책입니다. 몇번을 다시 읽어도 새롭고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천천히 읽어보면 또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불시착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길들이는 여우도 만나고 결국 자기 별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나만의 생각으로만 이해하던 중에 그림책작가 지연리 선생의 해설을 읽게 되니 앗. 이건 굉장한 해석입니다. 법정스님의 어린왕자 이해도 감동이었는데 이 책은 양장본에 저자 그림이 들어가서 더욱 소중합니다. 무려 27가지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1. 모자 그림이 무서운 이유
책의 인용을 멋지게 합니다. 코끼리의 비유를 자기 식으로 표현하고, 보아뱀 속으로 들어간 코끼리는 소화될 가능성과 빠져나올 가능성을 가진 양자역학의 세계에 있습니다. 세상에 통용되는 상식이 아닐 수가 있습니다.
2. 조그만 집과 코끼리, 그리고 뱀과 양
낳선 외국의 작은 집에 사는 아이는 더이상 집에 놓을 공간이 없는 순간 필요없다고 손사레를 칩니다. 멋진 깨달음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물건들을 쟁이고 사는걸까요.
보아뱀은 위험하고 코끼리를 거추장스럽지만 상자 안의 양은 스스로 완성됩니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가 맞습니다.
3. 본래의 나에 대하여
나는 어디서 왔을까 하는 근원적인 질문이 나옵니다. 어린 왕자는 1909년 관측된 작은 행성 B612에서 왔습니다. 나는 의식의 중심에서 왔는가, 완전한 세계인 이데아에서 왔는가, 어지러운 가운데 ‘우리 모두 온 곳이 있고, 돌아갈 곳이 있다‘고 합니다.
8. 꽃을 안다는 것
언어는 고정된 세계의 그림이 아닌 삶 속에서 다양하게 기능하는 도구입니다. (역시 비트겐슈타인!!) 어린왕자는 모든 것을 다 아는 줄 알았는데 후회도 합니다.
그때 나는 아무것도 몰랐어! 말이 아닌 행동으로 꽃을 판단했어야 했어. 꽃은 나를 향기롭게 해주고 환하게 해주었어. 나는 도망치지 말아야 했어! 어설픈 거짓말 뒤에 다정한 마음이 있다는 걸 눈치챘어야 했어. 꽃들은 겉과 속이 너무 달라! 하지만 나는 너무 어려서 꽃을 사랑할 줄 몰랐어.
87p,
작은 행성의 단 하나뿐인 아름다운 장미를 소중히 여겨야죠. 우리는 모두 관계에 서툴기 마련입니다.
11.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뜻밖에도 그가 낯선 나라에서 발견한 것은 문명이라 는 이름 아래 묻힌 잃어버린 삶의 가치였다. 허구로 가득한 세계에 자신을 가둔 채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이었다. 키르케고르가 말했듯, 자기 자신이 되지 못한 채 절망하는 그림자 인간이었다. 《어린 왕자》의 허영심 많은 사람처럼 타인의 시선에만 기대어 내면을 보지 못하는, 그리하여 ‘보는‘ 능력이 퇴화한 눈들이었다.
그러면 나는 어떤가, 나는 어떤 눈으로 무엇을 보고 있는가.
120p,
사막별 여행자 무사 앗사리드는 통찰력이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똑똑하여 자신을 향한 찬사와 박수만을 원합니다. 타인의 인정과 칭찬에 중독되어 살아갑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자신을 전시하는 일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어린 왕자 나의 사랑‘은 정말 어린왕자를 속속들이 이해한 작가의 참회록입니다. 뒤에 부록으로 완역 어린 왕자가 들어있습니다. (번역이 좋습니다) 에세이를 읽다가 어린왕자를 다시 읽고 싶어진다는 생각이 드는데 바로 그때 있습니다.
어린 왕자는 어린 시절 읽은 모자, 상자 그림과 비틀거리는 귀환의 그림책이 아닙니다. 여기에 나오는 허풍쟁이, 주정뱅이, 사업가, 점등인들은 지구에서 살면서 자주 만나는 인간들입니다.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현대 철학, 동양의 선과 불교,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을 오가면서 입체적으로 해석합니다. 남의 이야기를 읽고 즐기는 것만 아니라 지금 나의 삶은 어떠한가, 나는 어디에 있는가 등의 근본적인 질문을 생각하게 합니다. 바오바브나무는 내 안에 방치되어 있는 탐욕과 무관심일 수도 있습니다. 하여튼 매 페이지 생각하게 만들어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