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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남자
앨프리드 베스터 지음, 해도연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8월
평점 :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파괴된 남자
앨프리드 베스터 (지은이), 해도연 (옮긴이) 다산책방 2026-08
거대 기업 모나크의 수장인 벤 라이히의 악몽에서 시작합니다. 매일 밤 ‘얼굴 없는 사나이‘가 등장해 자신을 위협하는 꿈에 시달리며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 악몽의 원인으로 경쟁 기업의 회장인 크레이트 드코트니를 지목합니다. 모나크 기업은 드코트니 가문에 밀려 파멸 직전이라 생존을 위해 드코트니에게 기업 합병을 제안합니다. 이 제안이 거절당하면 드코트니를 살해하겠다는 결심을 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은 범죄를 실행할 수 없는 사회입니다. 타인의 마음과 무의식을 읽을 수 있는 텔레파시 능력자들, 에스퍼(Esper)들이 도처에 깔려 있습니다. 에스퍼들은 능력에 따라 3급부터 1급까지 나뉘며, 경찰 및 사법 기관에서 일합니다. 누군가 살인의 의도를 갖는 순간, 근처의 에스퍼 경찰이 텔레파시 파동을 감지해 범죄를 사전에 차단합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인가요. 이 소설이 그것보다 빨리 나왔습니다) 여기까지가 시작 부분입니다.
그런데 정작 인간관계나 파티에서 사람들이 하는 짓은 똑같습니다.
텔레파시 사회를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까요. (작가가 실제 그런 세상을 다녀온듯한 느낌도 줍니다) 그저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냈다가 아니라 텍스트의 배치와 줄바꿈으로 에스퍼들이 서로 동시다발적으로 생각을 주고받는 대화 과정을 펼쳐냅니다. 에스퍼들의 정신적 대화는 여러 인물들의 의식이 겹치고 교차하는 시각 형태로 표현합니다.
과연 사건을 어떻게 저지를 수 있는가는 스포라 적을 수 없지만 완벽한 사회의 헛점을 노리는 천재적인 범죄극입니다. 감시망을 피해 범죄를 저질러야 하는 악당과 범인을 알면서도 증거를 확보해야만 하는 경찰의 대립은 하드보일드 탐정물인가, 하이테크 SF물인가, 둘다 입니다.
소설인데 인간의 정신에 들어있는 욕망, 죄의식, 완전범죄가 들어납니다. 이런 세상이 안오면 좋겠습니다. 너무 어지럽습니다.
타인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사회에서 끝내 숨기는 악인은 그후 나오는 코믹스의 빌런들과 연결됩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이상한 세계를 잠시 엿보고 왔습니다. 어떻게 그 시절에 이런 엄청난 생각을 하고 세상을 만들어냈을까요. 그러니 없는 상을 만들어 수상했나 봅니다. 제1회 휴고상 수상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