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살인사건 -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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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의약품 살인사건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
백승만 (지은이) 해나무 2026-05

분자조각가이자 과학작가인 백승만 선생. 기존의 책들도 재미있었는데 이번 책은 굉장합니다. 사람들을 살리는 의약품이 어떻게 독극물과 범죄의 도구로 사용되는지, 그 속에 있는 화학적 원리와 시대의 기록을 추적합니다.
이 책은 한번 읽으면 스토리인가 논픽션인가 헷갈립니다. 너무 많은 정보로 마취제, 독극물, 화학무기, 바티민의 세계에 매몰됩니다. 두번 읽을 때 비로소 이야기와 과학추리가 분리되면서 흥미가 배가됩니다. 세번쩨에 추리소설마냥 같이 범인과 탐정의 자리에서 여유롭게 지켜볼 수 있습니다.

1. 마취제 살인사건
유명한 마취제, 프로포폴이 나옵니다. (이 제품의 연간 매출액이 1조 원입니다) 이걸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참 많이 있죠. 하지만 한끗 차이로 죽음에 이르는 약이 될 수 있습니다. 정맥 마취제로 회복이 빠르고 깔끔하지만, 계속 맞고 싶어 중독을 유발합니다.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 약물입니다. (상황을 읽어보면 의사가 옆에만 있었어도 살아났겠습니다) 전세계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 마약류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케타민은 PCP 유사체에서 나와 흥분, 환각, 임사체험을 일으키는 악마의 약입니다. 그런데 제대로 사용하면 허가받은 마취제에 신규 우울증 치료제로 쓰입니다. 동전의 양면도 아니고 의료진 입회하에 투여하고 두 시간 경과를 관찰하면 사용 가능합니다.
비록 마약이어도 ‘설명서대로 복용한다면 문제없이 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2. 의약품 살인마와 과학 수사
남미의 동물 사냥에 사용하는 쿠라레는 소화관을 통해서는 흡수되지 않지만 혈액 속으로 들어오면 치명적입니다.
말로에티아 식물즙에서 나온 과차마카라는 식물독도 근육마비에 이용합니다.
독극물을 이용하는 범인들과 이를 밝혀내기 위한 과학자들의 숨막히는 (사실 읽기만 하면 되지만 손에 땀이 나는) 추격전이 재미있습니다. 역시 분자조각가들!!

3. 독살과 학살 사이
흰독말풀에서 스코폴라민이 나오고, 벨라돈나풀에서 아트로핀이 나옵니다. 아트로핀은 미용, 무통분만, 해독제로 다양한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내 살해시도인 폴 애거터는 아트로핀을 잘 먹이기 위해 토닉워터와 진을 섞어 시원하게 만듭니다. 이런. 탄산수를 이제 못먹겠는데요.
청산가리가 독극물의 대표인줄 알았는데 이미 히틀러 시대에 청산가리보다 강력한 타분이 개발되었습니다. 1936년. 게르하르트 수페이더는 청산가리와 인을 혼합하였습니다. 콧물, 눈물, 구역질, 시력저하, 호흡곤란... 20분만이 죽일 수 있답니다. 나치 독일은 타분, 사린을 개발해놓고 다행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히틀러조차 사용하기를 꺼렸는데 영국 연구팀은 사린 실험을 하여 젊은 청년 매디슨을 죽입니다.
일본 제약회사는 사람을 죽이는 기전을 연구하여 살리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정말 ‘세상 일은 알 수 없는 법‘입니다.

4. 기만과 광기의 비타민
비타민은 필요하지만, 비타민A를 과다 섭취하면 간 손상, 피부 괴사 등 독성을 유발합니다. 북극곰의 간을 먹은 탐험가들이 비타민A 중독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습니다. 약이 독이요, 독이 약입니다.
교도소 임상시험, 터스키기 매독 실험 등 슬픈 역사가 있습니다.

5. 이게 다 돈 때문이다
보톡스, 희귀약, 복제약, 모든 분야에서 거대 자본과 제약 산업은 특허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한 탐욕과 암투를 일으킵니다. 모두 돈 때문이죠. 약값을 낮추어 환자를 도우려는 복제약 시장의 의적도 등장합니다.

6. 불법 제조약 살인사건
기존 마약은 불법이니 새로운 마약을 개발합니다. 메페리딘, 엑스터시, 모든 약은 스토리가 있습니다.
알렉산더 슐긴의 마약연구를 막기 위해 정부는 마약류 취급 자격을 박탈합니다. 복수하기 위해 자신의 연구를 인터넷에 공개해버립니다. 누구나 엑스터시를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악순환입니다.

이 책을 읽고 제일 놀란 점은 타이레놀을 술 먹은 뒤에 먹으면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다행입니다. 술을 안먹어서요.
입만이 아니라 피부를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가는 모든 물질은 잘못 쓰면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마취제, 비타민, 치료제들이 살인마의 도구나 살상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조심해야겠네요.
기호만 봐도 어지럽고 눈이 침침해지는 화학 개념들을 살인 사건, 역사적 사실, 업계의 암투, 연구자의 의지로 흥미롭게 풀어갑니다. 분자조각가의 관점을 살짝 옆에서 엿보는 듯한 재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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