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하는 인간의 태도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동규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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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과학하는 인간의 태도
카를로 로벨리(지은이), 김동규(옮긴이) 쌤앤파커스 2026-03

프롤로그 과학적 사고의 탄생
최초의 과학자인 아낙시만드로스의 일대기입니다. 그 사람을 이야기하면서 올바른 과학의 태도를 이끌어갑니다. 이런 구성 굉장합니다. 기록도 얼마 없는데 그야말로 과학적인 분석으로 접근합니다.
지금에서 2,600년 전, 기원전 6세기 고대 그리스의 해안 밀레토스에 살았습니다. 과학은 단순히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한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태도입니다. 모든 것을 신에게서 받았던 신화의 세계에서 이성적인 의문을 던진 사람입니다.

1 어느 해변에서 시작된 혁명
그 시절에 북유럽은 철기시대로 전환, 아메리카는 고대 올멕문명, 인도에는 자이나교, 중국은 주광왕 (20대) 입니다. 고대 세계입니다.

바빌론의 기록들은 일식이나 행성의 위치 등 천문학 데이터를 확보하려 애쓴 근본적 동기가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준다. 이런 천체 운행의 정보가 전쟁과 홍수, 지도자의 사망 같은 인간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근거가 전혀 없는 오류투성이의 믿음이지만,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 심지어 교육 수준이 대단히 높은 국가의 고위층에게서도 이런 믿음이 심심찮게 발견되는 것이 현실이다.
고대 바빌론 사람들은 천문학 데이터 속에서 천상의 일과 인간사 사이의 패턴과 관계를 찾았다.
40p,
쇄기문자로 별자리와 인간사의 패턴을 정리했습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탈레스와도 교류했었고 스파르타로 가서 해시계를 만들어 지진을 예측했습니다.

2 자연으로 가는 문
그가 저술한 ‘자연에 관하여‘는 남아있지 않지만 후대의 인용된 문헌들로 추정합니다. 여기서 ‘세상은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으로 분리되며 창조되었다‘고 합니다. (이건 동양의 음양이론아닌가!) 지구는 우주에 떠있는 유한한 크기의 천체이고, 기상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자연이라 헀습니다.

3 제우스의 천둥을 훔치다
비는 제우스가 내리고, 바람은 아이올로스가 불고, 파도는 포세이돈이 일으킨다고 믿던 시기에 ‘바람은 공기 중에 가볍고 축축한 부분이 태양의 힘으로 흔들리고 뒤섞이며 일정한 흐름을 형성한다‘고 말합니다. 뭔가 차원이 다른 사람입니다. 신비주의에서 지식을 분리해냈습니다.

4 허공에 떠 있는 지구
중세 유럽 사람들은 지구평평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단테의 신곡에 ‘지구가 둥글다‘고 되어있답니다. (가짜뉴스였군요) ‘떠 있는 지구‘를 말하고 우주 공간을 생각해냅니다. 칼 포퍼는 이를 ‘인류의 사상사에서 가장 대담하고 혁명적이며 선구적‘이라 칭찬합니다.

5 단 하나의 근원을 찾아서
만물의 기원을 탈레스는 물로 보았고 아낙시메네스는 공기로 보았습니다. 여기에서 나아가 무한, 아페이론으로 4대 원소 이전의 다른 존재가 있다고 했습니다. 복잡한 현상들을 관통하는 법칙을 찾고자 했던 시도는 현대 물리학까지 이어집니다.

6 반항으로 갚는 스승의 은혜
스승의 가르침을 존중해야 하지만 오류가 있다면 지적하고 넘어서는 비판이 필요합니다. 그리스 칠현자인 탈레스의 제자였지만 스승의 생각을 비판한 것이 오히려 스승에게 배운 태도입니다. 이때부터 후배들이 거리낌없이 저마다의 학설을 내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7 비밀의 지식을 얻은 대가
지식은 독점일 때 가진 자의 힘이 되지만 공유되면 과학이 됩니다. 문자가 권력의 유물에서 정보 전달의 도구로 변모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8 과학이란 무엇인가
과학은 ‘지식에 대한 욕구라는 인간의 본성‘(프란체스카 비도토)입니다. 과학의 목표는 예측이 아니라 세상의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확신이 아니라 끊임없는 의심과 확장되는 영역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선의 설명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저자의 신념이 투영되는 명문입니다.

9 순진한 변명을 그만둬야 할 때
각자의 세계에서 자신의 과학을 만들어가고 그 맥락 안에서 존재합니다. 서로 다른 그들이 만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변화하는가를 이야기합니다.

10 신이 떠난 세계에 서다
신을 배제한 세계를 이해하는 시도를 했지만 그후로도 (지금까지도) 신은 계속 모습을 들이밀고 있습니다. 지금 전쟁을 일으키는 진영은 신은 자기 편이라고 확신하고 있지요. 신들의 변덕과 유일신의 의지는 현실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11 그럼에도 아름다운 이곳에서

세상이 언제,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그 누가 알 것인가?
신들은 이 세상이 창조된 후에 나왔다.
그런데 세상이 창조된 시기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이 창조의 첫 번째 근원인 그는
만물의 형체를 부여했든 하지 않았든
천상에서 내려다보며 만유를 주재하므로
진실을 알거나 혹은 알지 못할 것이다.
259p, 리그베다, 기원전 1500년경
마지막이 비장합니다. 인간이 가진 유한함과 무지함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어설프게 과학이라는 이름을 들먹이는 인간에게 경종을 울리는 멋진 책입니다. 인간은 무지에서 시작하고 기존의 지식에 대한 성찰로 발전해 나갑니다. 과학에 대해 지식이 아닌 태도가 중요합니다. 절대지식은 없습니다. (신만이 절대적이죠) 아직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찾아내는 올바른 태도입니다. 읽고 보니 과학만이 아니라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유연한 사고방식을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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