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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놓친 위대한 한 컷 - 한 장의 사진 속에 숨어 있는 역사와 삶의 이야기
곽한영 지음 / 니들북 / 2026년 2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우리가 놓친 위대한 한 컷
한 장의 사진 속에 숨어 있는 역사와 삶의 이야기
곽한영 (지은이) 니들북 2026-02-27
멋진 에세이입니다. 시작부터 홍콩의 구룡채성을 이야기합니다. 전혀 생각도 못한 사진 한장으로 흥미를 유발합니다.
1 영화 아비정전의 한 장면이 구룡채성의 방입니다.
2 아비정전은 루쉰의 아Q정전에서 빌려온 제목입니다.
3 구룡반도의 마굴이 만들어진 역사가 나옵니다.
4 구룡성채, 엽문, 중안조, 투혼, 공각기동대, 블레이드러너가 구룡채성의 이미지를 활용합니다.
14-31p, 아비정전과 공포의 검은 성
사진 한컷으로 이렇게 숨겨진 역사의 이면과 인간의 욕망과 생존이 얽힌 생태계를 보여줍니다.
1장은 ‘공간 이면에 숨어 있는 현대사‘입니다.
한국은행 창문틀 사진 하나를 놓고 책임자와 인부 사이의 대화를 추측합니다. (재미납니다)
대교는 만들어야 하고, 배는 지나가야 하고... 결국 들리는 다리를 1934년 개통합니다. 영도다리의 역사입니다.
회의 참석차 스페인에 갔다가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봅니다. 사진 한컷으로 시작하여 가우디의 고달픈 인생이 펼쳐집니다.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이것만 보면 흉물스러운데 ‘카사 바트요‘ 사진을 보니 다시 못볼 예술가의 작품입니다.
부산대 인문관 진입로의 2차선 도로를 덮은 캐노피가 보가 없습니다. 읽다보니 말도 안되는거네 생각이 드는데 바로 다음페이지에서 ‘매끈하고 긴 슬래브‘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와 굉장합니다.
무심하게 지나치는 건축물에 숨어있는 비밀과 시대를 엮어냅니다.
2장은 ‘시간이 흘러도 지켜야 할 것들‘입니다.
캐나다 스탠리파그의 역사?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지구의 땅을 빌려살면서 너무 억지부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올드 블랙 조 아저씨는 40년간 해변을 지키면서 바다에 빠진 생명을 백 명 넘게 구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케이블카는 지하철보다 느리고 불편하지만, 도시의 정체성을 지키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이것 역시 느림의 미학이 있습니다.
효율과 속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포기하거나 버리지 말아야 할 가치와 시스템의 한컷입니다.
3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이 진실일까?˝입니다. 소제목도 잘 지었습니다.
사진 한컷만이 아니라 프레임 밖의 진실을 찾아갑니다. 이상한 가족사진, 슬픈 아이들의 초상을 통해, 사진가는 무엇을 보여주려 했고 우리는 무엇을 보지 못했는지를 흥미롭게 파해칩니다.
에세이로 눈물나게 만드는 ‘종이학과 원자폭탄‘은 이 책의 압권입니다. 뭐라 덧붙일 것없이 참 슬픈 이야기입니다.
발데리를 아시나요는 명탐정같이 유튜브 영상 한컷에서 시작하여 미국민요를 따라가다 독일 작곡가 프리드리히 몰러로 이어집니다. 가사는 독일의 시인 지기스문트의 시였습니다. 노래는 방송을 타고 인기를 끌었는데 미국 스카우트단이 건강한 청소년의 상징의 노래로 자리잡습니다. 갑자기 독일군가에 편입되어서 이거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가 했더니, 깔끔하게 5단계로 정리됩니다. 추측일 때는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다가 결론으로는 논리적이라 순서가 됩니다.
4장은 ‘그렇게 우리는 또 하루를 살아간다‘입니다. 버킷리스트는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기 위한 도구이고, 부산 사람 최동원으로 진짜 부산 사람의 모범을 만듭니다.
4천년전의 요즘 젊은것의 점토판, 생텍쥐페리에서 유목과 길들임, 일본의 사쿠라지마에서 하루의 고단함을 이기며 나아가는 사람들로 조금 용기를 얻습니다. 앞에서 사진 한컷으로 거대한 스토리을 만들더니 마지막에는 우리 곁의 이웃과 사람들로 시선을 돌립니다. 시작과 끝이 절묘하게 이어집니다.
화가의 그림은 자신이 마음대로 상징과 비유를 숨길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은 그저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큰 오산이었습니다. 이 책의 23개 사진을 공부하면 이미지 문해력이 생길 것같습니다. 사진 한컷에 들어있는 시대의 아픔, 연민, 의도, 슬픔을 읽어내게 됩니다. 사진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읽게 됩니다. 마지막 장 ‘그렇게 또 하루를 살아간다‘처럼 하루의 사진을 찍어봐야겠습니다.
(찍는 것이 아니라 읽어야 할 것같지만 일단 찍어야 읽을 수 있는게 아닌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