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읽는 논어 - 삶의 기쁨과 희망을 주는 그림 속 논어 이야기
김정숙 지음 / 토트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그림으로 읽는 논어 

삶의 기쁨과 희망을 주는 그림 속 논어 이야기
김정숙 (지은이) 토트 2025-04-28

이런 책을 좋아합니다. 자기 전문분야를 확고히 하면서 비교적 관계없는 무엇을 가져와서 척척 설명합니다. 저자 김정숙 선생은 이 책을 저술하면서 맛본 기분을 '수무족도 手舞足蹈, 너무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다'라고 표현합니다. 맹자, 주자, 심지어 정조까지 그런 기분을 맛보았습니다. 부러운 경지입니다. 매편 그림이 나오는데, 한페이지 펼쳐 저런 단순한 그림에 어떤 설명을 붙이겠나 하고 내용을 읽어보면 어이쿠, 이렇게 연결이 되는구나 감탄을 합니다. 



이명기의 송하독서도 한 쪽을 놓고, 왕유의 시 구절, 왕충의 폐문독서, 그리고 공자의 학이시습지로 이어집니다. 가끔 책을 읽으면서 생각과 성장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데 그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콩나물에 물을 주면 물은 시루 아래로 빠져나가지만 콩나물은 물이 스쳐 간 흔적만으로도 성장한다. 우리가 책을 읽었다고 해서 그 내용을 모두 기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읽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깨달음이 있고, 만약 책에서 말한 대로 우리가 실천한다면 더 큰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18p, 배우고 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김정숙

겸재 정선의 정문입설도 감동을 줍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날 두 선비가 정이 선생을 찾아갔는데 마침(!) 눈을 감고 사색에 잠겨 있었다. 선생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눈이 한 자가 쌓일 때까지 밖에 서서 기다렸다는 일화입니다. 
왜 하필이면 눈이 오는 날 찾아가는건가, 바로 눈 앞 몇미터에 있는데 기척을 모르는건가, 선생은 벽을 보는 것도 아니고 창문 활짝 열고 눈이 감겨있는가 등의 의문이 마구 샘솟는 그림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에 무슨 논어의 구절이 어울릴까 읽어보면 안회의 일화가 연결됩니다. '그는 역시 내가 가르쳐 준 대로 행하고 있었다. 회는 어리석은 것이 아니었다'라고 공자님이 평가합니다. 공자님 체면에 그걸 알기 위해 뒤를 미행했던 건가요. 정문입설과도 같습니다. 눈만 들어 보면 두 사람이 보이는데 굳이 보지 않습니다. 
옛 이야기는 이렇게 우스우면서 운치가 있습니다. 스승에게 배우는 것이 있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다른 감동을 받습니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청년(이름도 안전해집니다)의 물음에 후한 시대 동우 선생은 독서삼여를 전해줍니다. 

독서하기 좋은 세 가지 여가가 있네. 
저녁은 하루의 여가요, 
비오는 날은 맑은 날의 여가요, 
겨울은 일 년의 여가니 여가를 활용해 부지런히 공부하게나. 
62p, 독서삼여, 동우
멋집니다. 배움을 청하러 와서 잘난체 하는 아이에게 한수도 아니고 세수를 전수합니다. 역시 공자의 '그 사람은 학문에 분발하여 음식 먹는 것을 잊고, 학문의 즐거움에 빠져 근심을 잊으며, 나이가 든다는 것도 알지 못할 정도다'라고 스스로 평가하는 글과 연결됩니다. 

모두 다섯 장 구성으로 배움의 즐거움, 사람에 대한 사랑, 군자의 덕목, 임금과 선비의 도, 성찰과 깨달음이라는 재미없는 제목이지만 너무도 알찬 글들이 거의 50여 편 들어있습니다. 한편 읽으면 이 그림을 크게 보고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야 합니다. 모니터 화면 가득한 그림은 보면 시시해서 다시 책을 읽습니다. 왔다 갔다 하면서 옛 그림에 대한 안목? 보는 힘이 길러지는 것같습니다. 

책의 전체 구성이 좋습니다. 글은 45편이고 그림이 좀 더 많습니다. 먼저 생각한 사람의 마음을 배우니 독자는 그저 읽기만 하면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