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고비에 꼭 만나야 할 장자
이길환 지음 / 이든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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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마흔 고비에 꼭 만나야 할 장자
이길환 (지은이) 이든서재 2025-04-15

장자는 이야기 책이고, 우화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붕새가 날고, 곤의 크기만 상상해도 생각의 규모가 확대되고 깊어지는 좋은 책입니다. 그러나... 읽다보면 점점 무거워지고 깊이 들어가다 못해 졸리게 됩니다. 한권을 단숨에 읽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후대에 내려오면서 변질이 된건가? 왜 이 대목이 넘어가지를 않는건가 고민을 하다가 다른 번역을 찾아볼까 두리번거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만난 바로 이 책, ˝마흔 고비에 꼭 만나야 할 장자˝입니다. 저자 이길환 선생은 낭독채널을 3년간 운영하면서 인문, 철학 책을 200여 권 탐독했다고 합니다.

모두 48편의 장자를 같이 읽어보는 기록입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까지 합치면 50편이네요. 독서 관계 일을 하는 사람이라 글이 술술 읽힙니다.

저것과 이것은 서로가 있기에 생겨났다. 그래서 삶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다 (제물론)
만물은 본래 서로 해를 끼치며, 이로움과 해로움은 같이 있는 것이구나 (산목)
아침에 잠시 피었다 저녁에 시드는 버섯은 한달이라는 시간을 알지 못하고, 여름 한철을 사는 여치는 봄과 가을의 변화를 알 지 못한다. 이들은 짧은 삶을 산다. (소요유)
통발은 고기를 잡는 도구지만, 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을 잊게 된다. 울가미는 토끼를 잡는 도구지만, 토끼를 잡고 나면 올가미를 잊게 된다. 말은 뜻을 표현하는 도구이지만, 뜻을 표현하고 나면 잊게 된다. (외물)

구성은 한 편 당 4단계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제목, 본문, 인용문, 마흔에 생각하는 덧붙임글이 있습니다. 소제목을 먼저 읽고 흐음, 어떤 이야기가 나오려나 기대됩니다.

· ‘이것’은 ‘저것’이 될 수 있다
· 남이 아닌 자기의 즐거움에 즐거워야 한다
· 멀리서 봐야 크게 볼 수 있다
· ‘진짜 지혜’는 말로 전할 수 없다
· 채우려면 먼저 부족해야 한다
· 근심을 더하는 이도, 덜어내는 이도 자신이다
· 폭군은 내 마음속에 있다
· 힘을 빼야 ‘핵심’이 보인다
· 하잘것없는 성취란 없다
· 흐르는 물에는 얼굴을 비춰볼 수 없다

본문으로 들어가면 적절한 장자의 인용문이 번역과 한문 원문이 나옵니다. (원문을 넣을 생각을 하다니 꼼꼼합니다) 그래서 편하게 내용을 읽고 나면 마지막 마무리가 양념입니다. 딸아이와 함께 문구점을 다니고, 같이 기분좋은 대화를 나누며, 유적지도 놀러가 신선같은 이야기도 듣습니다. 아니, 부인은 없는건가 의문이 들 때 열심히 독서하는 남편에게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말을 건넵니다. 그래도 뒤로 갈수록 좋은 대화가 나옵니다

외발 짐승인 기는 발이 많은 지네를 부러워하고,
지네는 발 없이 기어다니는 뱀을 부러워하고,
뱀은 형태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바람을 부러워하고,
바람은 움직이지 않고도 멀리 볼 수 있는 눈을 부러워하고,
눈은 보지 않고도 모든 것을 아는 마음을 부러워한다.
夔憐蚿, 蚿憐蛇, 蛇憐風, 風憐目, 目憐心
92p, 내가 가진 것을 모를 때 부러움이 생긴다.
한자로 25자인데 한글로 108자입니다. 놀라운 압축력에 재미있어 적어봤습니다.

결국 고전을 소개하는 책은 읽고 나서 다시 원본을 찾아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야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 점에 있어서 이 책은 목표를 이뤘습니다. 괜히 사놓고 몇페이지 들척이다 말았던 ˝장자˝를 다시 꺼내게 됩니다. 사실 저렇게 단품으로 읽어야 하는데 무턱대고 한번에 완독을 해야지 하는 성급함이 독서를 망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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