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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고전의 숲 - 삶이 풍요로워지는 여덟 번의 동양 고전 수업
강경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3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른을 위한 고전의 숲
삶이 풍요로워지는 여덟 번의 동양 고전 수업
강경희 (지은이) 포레스트북스 2025-03-12
그저 평범한 고전의 해설이겠네 하고 (원래 고전을 좋아하니) 읽어나가는데 보통의 글솜씨가 아닙니다. 저자의 인생이 농축되어 20대 시절과 지금의 감상이 합쳐져서 온전히 몇십년을 바라본 고전에 대한 해석입니다.
제일 처음은 장자입니다.
삷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니라 겪어봐야 할 신비다.
세상이 부러워할 자리에 앉느니, 나는 오직 나로 남겠다.
우물 안 개구리와는 바다를 논할 수 없으니.
문제는 타인에게 있지 않다, 당신 안에 있다.
13-34p, 장자, 강경희
장자는 그저 어려운 노자에 비해 재미있는 우화로 이루어진 이야기책이라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아니더군요. 책은 누구의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렇게 달라집니다.
거기에 인용한 문장들이 남다릅니다. 분명 읽었던 것같은데 저자가 그 문장을 가져오면 뭔가 인용이 살아납니다. 조삼모사에 이런 뜻이? 혜자를 가지고 놀던 장자가 다시 보니 죽음을 논의할 정도로 마음을 나눈 친구였구나, 곤이 붕으로 변하는 모양이 ‘자기 변형이고 과거의 자기가 죽고 새로운 자기가 태어나는 과정‘이로구나 감탄을 하게 됩니다.
두번째는 논어입니다. 논어라면 내가 거의 10여종의 번역서를 가지고 있으니 대충 넘어가도 되겠구나 했는데 오산입나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고, 의는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버리고 따르지 않으며 그 마음을 놓치고는 찾을 줄 모르니 슬프구나! 닭이나 개를 잃어버리면 열심히 찾으면서도 정작 마음을 놓치고는 찾을 줄 모른다. 배움의 길은 다름이 아니라 그 놓친 마음을 찾는 것일 따름이다.
57p, 맹자
논어를 설명하면서 송황제 진종의 권학시와 맹자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논어를 수백, 수천번 읽은 사람이 찾아내는 한문장이 감동적입니다. (저는 기껏해야 두세번 읽었을 겁니다. 인용문을 건져오는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논러는 학이시습지에서 시작하지요. 이 부분도 이을호 선생의 번역을 가져옵니다.
배우는 족족 내 것으로 만들면 기쁘지 않을까!
벗들이 먼 데서 찾아와주면 반갑지 않을까!
남들이 몰라주더라도 부루퉁하지 않는다면 참된 인간이 아닐까!
69p, 한글 논어. 이을호
그냥 읽을 때는 무슨 번역이 저럴까 했는데 설명과 함께 읽으니 맛이 다릅니다. (공자를 공선생이라 번역하셔서 어색했지요.)
거기에 공자님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자로, 자공, 안회에게 한 말이 너무 인상적입니다.
만약 인한 사람이 반드시 남의 신임을 얻는다면 어째서 백이와 숙제가 수양산에서 굶어죽었겠느냐? 만약 지혜로운 사람이 반드시 세상에 받아들여진다면 어째서 주왕이 비간의 심장을 도려내어 죽였겠느냐? (자로에게 한 말)
씨 뿌리기에 능한 훌륭한 농부라도 언제나 수확을 잘할 수는 없고, 기술이 빼어난 솜씨 좋은 장인이라도 반드시 남의 마음에 들 수는 없다. 군자가 도를 잘 닦아서 기강을 세우고 다스릴 수 있어도 반드시 세상에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지금 너는 너의 도를 닦지도 않고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지기를 구하니 너의 뜻이 원대하지 못하구나. (자공에게)
안씨 댁 아들아, 네가 만약 부자가 되면 내 너의 가신이 되겠다. (안회에게)
73-76p,
마지막 문장에서 지어낸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공자라면 저 상황에 저렇게 이야기했을 것같습니다. 이 책도 찾아봐야겠습니다.
세번째 숲은 소동파입니다. 사실 제일 인상적인 대목이 소동파여서 임어당의 소동파평전도 찾아놨습니다. 동파팔수, 안국사기, 편지 등 인용한 문장들이 대단합니다. 너무 좋아 몇번을 다시 읽었습니다. 정말 감동적이라 책장 먼지가득한 소동파시를 찾았는데 그 맛이 다릅니다. 역시 잔잔하면서 깊이있는 해설과 함께 시를 읽어야 이해가 됩니다.
네번째는 ‘죽음을 직시하는‘ 사마천입니다.
특히 사마천의 임안서는 글이 너무 좋아서 전문을 찾아 여러번 읽었는데, 강경희 교수님의 해설과 함꼐 읽으니 감동이 더욱 진해집니다.
하늘의 도가 없는 것인가 하는 사마천의 외침과 함께 전도서의 코헬렛의 탄식과 비교하는 대목도 감탄하게 합니다.
다섯번째 관중 편에서 관포지교는 많은 책에서 나와 지겨웠는데 관중을 알아본 포숙과 자산을 천거한 자피의 인재 추천이 색다릅니다.
현자를 알아보는 것은 지혜요,
현자를 밀어주는 것은 사람다움이요,
현자를 이끌어주는 것은 의로움이다. 이 세 가지를 가졌는데 거기다가 무엇울 더할 것이 있겠는가?
193p, 한시외전
이 대목이 인상적이라 또 한시외전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시경은 ˝마음이 지옥일 때 해야 하는 일˝,
당시, 송사는 ˝이별을 아파하는 당신에게˝ 메시지를 전합니다.
마지막 편은 주역입니다. 일음일양, 물극필반, ‘변하지 않고 고정되는 상황이란 없다‘고 합니다.
8개의 고전 깊은 숲속에서 흠뻑 빠져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독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