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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 당신도 뛰어난 작가가 될 수 있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이병훈 편역 / 굿모닝미디어 / 2024년 11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목차만 흝어봐도 좋은 내용들입니다. 쇼펜하우어의 여러 책 (대략 다섯 권입니다) 에서 좋은 내용들을 발췌하여 편집하였습니다.
1장 더 깊이 있는 문장을 위해
1. 깊이 넓게 사고하기 / 2. 혼자만의 사색 즐기기
4. 독자적 사고의 가치 / 5. 독서란 타인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
6. 일생을 사색하며 사는 사람 / 7. 책에만 의존하는 사람
8.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기 / 9. 무엇을 생각의 주제로 삼을 것인가?
12. 탁월한 작품의 특징 / 13. 남의 말을 가져다 쓰는 사람
15. 생각도 그때그때 적어 두기 / 16. 독자의 관심
17. 언제나 묻고 사색해야 할 것들 / 18. 생존에 관한 철학적 성찰
특히 독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생각이 좋습니다.
독서는 혼자만의 사색을 빌려 쓰는 것에 불과하다. 독서에 과몰입하면 남의 생각에 자신의 사고가 끌려다니게 된다.
23p, 독자적 사고의 가치, 쇼펜아우어
깊이 있는 문장은 사색과 독창적인 사고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깊고 넓게 생각하는 것이 우수한 글쓰기의 사작입니다. 먼저 생각하고 글을 써라, 혼자만의 사색을 즐겨라, 독자는 작가의 생각을 따라 새로운 관점을 얻으니 독창성을 발휘해라 등 읽고 나면 당연한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입니다.
좋은 작품은 단호함, 확실함, 자신만의 형식, 명확한 성격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너무 ‘최초‘의 아이디어가 들어있는 작품만 높이 치는 것같지만 대부분의 명작이 누군가의 복사본은 아닌게 분명하지요.
그렇게 독창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독자‘의 반향, 성찰, 관심을 잡지 않으면 사라진다고도 걱정합니다.
2장 글쓰기와 문체
3. 진리를 둔갑시키지 말라 / 4. 원작을 읽어라
5. 책의 제목 짓기 / 7. 언어의 한계, 생각의 한계
10. 불멸의 작품의 조건
11. 유행하는 작법을 따르지 말라
12. 문학, 나쁜 것은 나쁘다고 말해야
16. 자기만의 고유한 문체
17. 문체로 정신의 외관을 치장하지 말라
19. 간결하고 명확한 표현 / 22. 명료한 전달력
23. 독자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25. 생각은 중력의 법칙을 따른다
26. 성의 없는 문체의 글, 즉각 내던져라
27. 독자의 주의력을 끌라 / 30. 언어의 규칙
2장은 30개의 글이 들어있습니다. 이 시기에도 신간, 베스트셀러가 있었나봅니다. 그런 시대를 따라가는 독서가를 아주 우습게 평가합니다. 엉터리 작가, 결탁하는 출판사들의 무가치한 졸작들을 경멸합니다. 쇼펜하우어 선생은 1788-1860 입니다. 25세에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계속 책을 써왔는데 63세에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의 부록인 ‘소품과 부록‘이 인기를 끌게 됩니다. 뭔가 대단한 이력이지요.
글쓰기란 그저 기록이 아니라, 사고와 감정을 조직화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작업입니다. 집필 활동을 통해 진리를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을 최고로 보았고, 세 부류의 저자 중 하나는 진리를 전달하려는 사람이고, 다른 둘은 돈벌이와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원작을 읽고, 소재와 형식을 적절히 결합하여 진리를 훼손하지 말 것을 강권합니다.
조잡한 문학을 경멸하는 것은 위대한 문학에 대한 의무이다. 아무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 것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활동에 필요한 예의가 문학에서는 진실을 가로막는 너무나 해로운 요소이다.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 태도는 작가에게 학문의 목적을 거스르게 한다.
85p, 문학, 나쁜 것은 나쁘다고 말해야
엄청난 문장입니다. 특히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라틴어로 책을 쓴다든지, 문체로 포장한다는 행위를 우습게 봅니다. 역시 쇼펜하우어!!
볼프, 피헤테, 셸링, 헤겔 모두 가면의 장사꾼이라 (당시에는 다들 대단한 작가였겠지요) 평가합니다. 주관이 뚜렷하신 분입니다. ‘학식이 풍부하다면 쉽고 명료하게 말할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본인의 책은 명료한 걸까요. 이 책은 주장이 분명하고 명료하기는 합니다.
3장 독서와 책에 대하여
1. 무지와 욕구
2. 되새기며 읽기
3. 작가적 재능을 깨워라
6. 읽어야 할 책과 읽지 말아야 할 책
7. 참된 고전 읽기
9. 읽은 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10. 비극의 문학사에 참된 예술이 있다
앞에 한번 나왔지만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
독서란 타인이 생각한 것을 빌려 쓰는 것에 불과하다 (139p)
독서란 자기 머리가 아닌 다른 사람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27p)
박식하다는 것도 남의 생각을 머릿속에 잔뜩 욱여넣은 것에 불과하다 (191p)
명료한 문장입니다. 책 한권 읽고 나서 웬지 우뚝 자란 것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남의 생각으로 내가 성장한 듯한 기분을 맛보는 겁니다. 하지만 ‘남의 생각‘이라는 것을 알라는 겁니다. 그러기 때문에 참된 작품, 영원한 작품을 읽어야 하고 읽고 난 후에 반복하여 또 읽어 ‘저자가 사유한 정신세계의 본질‘을 깨달아야 합니다. 책 한권 읽는데 진심입니다.
4장 비유와 우화
1. 오목 거울 / 2. 토양과 사람 / 3. 꽃
4. 이탈리아인처럼 / 5. 중국인 / 6. 이론
7. 전나무 / 8. 지금 그대로 / 9. 참나무
10. 존재 이유 / 11. 정신적 위대함
12. 교훈 / 13. 적당한 거리 두기
비유와 우화를 통해 가르치는 부분들을 모아놨습니다. 오목 거울과 볼록 거울의 특징을 설명하며 진정한 예술은 오목 거울처럼 사물의 본래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합니다. 그냥 유리처럼 보여주면 안되는걸까요.
토양과 사람, 꽃, 이탈리아인, 중국인, 전나무, 참나무 모든 것에서 배울 점을 찾아냅니다. 이 사람 철학자가 아니라 과학자네요. 비유 속에서 교훈을 전달하고 본질에 다가갑니다. 독자는 그런 비유를 통해서 글의 의미를 이해하고 뭔가를 발견합니다.
5장 지식에 대하여
1. 그릇된 배움 / 2. 통찰
3. 지식은 명확한 이해가 우선
4. 학문은 그 자체로 목적이 돼야
5. 남의 생각을 머릿속에 욱여넣지 말라
6. 책, 인류의 기억
그저 지식만 알려고 할 뿐인 현대인(?)들을 우습게 봅니다. 배움은 통찰을 배워야 합니다. 지나친 독서와 배움으로 자신의 사고를 멈추면 안되고, 지나친 글쓰기와 가르침도 자신의 명료함을 잃을 수 있다고 합니다. 맞는 말인데 무섭습니다. 그저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 안되는거네요. 명확한 이해 없이 배우는 것은 그릇된 배움이며 단순히 정보를 암기하거나 남의 생각을 머릿속에 욱여넣는 학습은 진정한 지식이 아닙니다. 통찰이 있는 학문을 추구하고 학문은 그 자체로 목적이 되어야 합니다.
6장 문예에 대하여
1. 예술은 인간의 거울
2. 음악의 본질
7장 흥미와 예술미의 관계
1. 작품에서 흥미란?
2. 이데아를 드러내라
3. 흥미 효과와 예술미
예술은 인간의 삶과 감정을 반영하는 거울이며, 문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술은 인간의 본질을 표현하며, 음악은 감정의 순수한 본질을 담고 있습니다. 문학은 감정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을 넘어, 독자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작품에서 흥미는 독자의 관심 요소이지만, 단순히 흥미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예술은 흥미를 넘어 이데아를 드러내야 합니다. 흥미와 예술미를 조화롭게 결합하여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흥미는 즉각 반응을 이끌어내지만, 예술미는 오랜 기간 마음에 남아 가치를 발휘합니다.
몇페이지 안되는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독서란 남의 생각이라는 말이 감동받았지만 계속 혼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역시 보통 사람은 아닙니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셰게를 사시는 분이라 말 한마디마다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계속 듭니다. 책도 함부러 읽으면 안되고, 좋은 책을 잡으면 몇 번이고 읽어서 자기화하라는 말씀에는 공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