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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기적 결정
원혜영 지음 / 영림카디널 / 2024년 12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마지막 이기적 결정
원혜영 저자 / 영림카디널 / 2024-12-05
˝마지막 이기적 결정˝은 삶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선택할 수 있는 다섯 가지 결정을 안내합니다.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살다, 나이들다, 죽다, 결정을 내린다의 순서입니다. 저자 원혜영 선생은 상당히 객관적으로 생의 마지막을 생각하는데 그것을 ‘이기적‘이라고 제목을 붙였습니다. 내용을 읽어보면 전혀 이기적이지 않은데 겸손한 자기 표현입니다.
1장은 ‘잘 살다, 잘 죽다‘입니다.
1997년 보라매 병원에서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김씨의 호흡기를 떼었는데 검찰은 부인을 살인죄로, 의사 3명을 공범으로 기소하였습니다. (2004년까지 이어진 대법원 판결은 모두 실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보통 인공호흡기를 다느냐 마느냐를 보호자에게 선택하게 하지만 떼는 문제는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인가 봅니다. 이 부분이 충격이었는데 그걸 해결하기 위해 마지막 결정에 자세히 알려줍니다.
이런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데에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합니다.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용기와 죽음을 준비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삶에는 끝이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우리가 찾아낸 진실을 토대로 행동할 수 있는 용기.
20p, 아툴 가완디
죽음은 피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자주 말해야 마지막 순간에 익숙해질 시간을 벌게 된다고 합니다.
2장은 ‘잘 나이 들다‘입니다. 나이들면서 할 일이 많습니다. 체크리스트, 버킷리스트, 100세를 살아가기 위한 준비리스트... 하루를 살아가는 일이 쉬운게 아닙니다.
인생에서 죽음처럼 확실한 일은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겨우살이는 준비하면서 죽음에 대해서는 준비하지 않는다.
93p, 톨스토이
3장은 핵심인 ‘마지막, 내가 결정하다 - 다섯 가지 결정‘입니다.
첫 번째 결정: 나의 뜻을 알리는 유언장
우리나라는 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람이 5% 미만이라고 합니다. 저도 보면 주위에 가시는 분들이 유언장을 써놨다는 이야기를 못들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동안은 물려줄 게 없으니 유언장을 쓸 일이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유언장의 효력을 인정하는 법률이 정한 5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이게 정확한 내용이 민법 1066조-1070조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자필로 써도 되지만 ‘검인절차‘가 필요하네요. 일부 내용은 출력하는 것도 안된답니다. 유언의 전문을 자필로 작성해야 합니다. 마지막 도장, 지장도 되지만 사인은 무효랍니다.
법정 유언 사항의 9가지 항목(유증, 신탁, 재단법인 설립, 상속재산의 불할 방법, 친생부인, 인지, 후견인 지정, 유언집행자 지정 등)이 있어 그것만 인정되고, 그밖의 당부나 지시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합니다.
유언장은 세상을 떠날 때 남기는 마지막 말로, 자신의 삶과 가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마음이 담아 적습니다. 자신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정리를 해 볼 수가 있습니다.
두 번째 결정: 내가 원하는 치료와 원하지 않는 치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임종 시 어떤 연명의료를 받을지, 받지 않을지를 미리 결정합니다. 나 혼자 결정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등록기관에 가서 본인 확인하고 서류를 제출합니다. 적어야 할 내용이 한페이지 가득입니다. 신분증이 필수네요. 노인의 65%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등록을 했다고 하네요. (나머지 35%는 무의미해도 숨을 이어가겠다는 거네요. 재미있는 통계입니다)
세 번째 결정: 나의 마지막에 바라는 돌봄 방식
임종이 가까워지기 전에 어떤 돌봄을 받을지 결정해야 합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임종을 맞는 환자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가능한 한 편안한 삶을 살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저는 스콧 니어링의 단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는 몸 안을 전부 비우는 것이 그야말로 존엄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네 번째 결정: 스스로 정리하는 삶의 기록 입니다. ‘인생노트‘를 작성합니다.
1. 내가 누구인가를 기록합니다.
2. 내 삶의 철학과 여정을 기록합니다.
3. 나의 건강상태를 기록합니다.
4. 재정상태를 정리해서 기록합니다.
5. 앞으로의 계획을 기록합니다.
218-220p
복지센터에서 인생노트를 작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생애보, 엔딩노트를 미리 준비해 놓는 겁니다.
다섯 번째 결정: 내가 원하는 추모
생전 장례식, 이별 파티를 열어 세상을 떠나기 전에 삶을 정리합니다. 살아 있을 적에 감사할 분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습니다. 가끔 영화에서 나오는데 나름 뜻깊은 마지막같아 보입니다.
마무리가 멋집니다.
나를 위한 이기적인 결정이 결국엔 내가 가장 사랑하는 가족과 내가 살아온 이 사회를 위하는 가장 이타적인 결정이 될 것입니다.
254p, 원혜영
사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무서웠는지 애써 무시하고 있었는데, 268페이지 책을 계속 펼쳐보면서 오히려 친숙해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죽음만 생각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해야할 일이 많이 있습니다. 앗. 어쩌면 죽기 전에 해야할 일들의 리스트를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