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배하는 자들, 호모 피델리스
한민 지음 / 저녁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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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배하는 자들, 호모 피델리스
한민 (지은이) 저녁달 2024-11-25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토종문화심리학이라는 특별한 직업을 만든 저자입니다. 그저 한국에서 종교는 어떤 의미인지 얼만큼 자리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책을 잡았는데 너무 재미있는 내용들이라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종교적인 교육을 받아온 저자여서 내용이 깊이들어갑니다.

1장은 종교와 문화, 2장은 한국에서의 종교 현상, 3장은 무속의 확장, 4장은 사이비 종교, 5장은 종교의 미래입니다.

1장에서 참신하게 2014년 발굴된 1만1,700년 전의 괴베클리 테베의 유적을 이야기합니다. 신석기 시대에 10-20톤의 5.5m가 넘는 큰 돌은 종교의 힘으로 건설되었고, 거대한 건축물을 건설하기 위해 모여 살다가 정착하게 되었다는 가설입니다. 2019년에는 근처에 더 거대한 유적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어딘지 원시적인 느낌이 나는 샤먼은 영혼이 몸에서 분리되고, 신계, 영계의 영혼들과 만나는 대단한 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이클 퍼싱어의 갓 헬멧 God Helmet도 재미있습니다. 측두엽에 자기장을 보내 실험자의 80%가 뭔가 보게 만듭니다. 보이면 무서울 것같기도 하지만 보고 싶기도 합니다.

2장에서 놀란 점은 전세계 고인돌의 50%가 넘는 3만기가 한국에 있다고 합니다. 무서운 숫자입니다. 뚜껑돌에는 거의 북두칠성 별자리가 그려져있다고 합니다. 역시 칠성신을 모시는 민족! 그런데 2000년 초반 한국의 교회 수가 8만 개를 넘었다고 합니다. 무속인의 수는 80만이어서 그중 반만 신당을 열었다고 해도 40만개입니다. 대단한 나라입니다.

3장은 궁금하던 무속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신내림을 받아 굿을 하는 강신무는 북방 샤머니즘이고, 이어받은 세습무, 경을 읽는 독경무는 남방 주술사 계열이랍니다. (이게 또 이렇게 나눠지는군요) 조선 시대 유교의 탄압, 일제 시대 신교의 탄압, 박정희 시대의 미신 타파 운동에도 여전히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무당의 역할이 제관, 컨설턴트, 상담가, 의사, 연예인 등으로 변신하면서 존재합니다.
신병, 굿, 귀신들림... 이 모든 것들을 취급합니다. (귀신들림은 불교에서도 다루지 않나요) ‘어깨가 아픈 이유는 억울하게 죽은 누군가가 앉아 있기‘ 때문에라고 합니다. 이런, 침 한방 맞으면 좋아지는데...
무속학자 김태곤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무속신이 273종이라고 합니다. (종이라고 해야하나요. 273신이라고 해야되지 않을까요) 이쯤 되면 만신전이라도 열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4장은 종교계의 삐뚫어진 실태를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맹목, 광신, 사이비, 끝없이 펄쳐집니다.

사이비의 조건도 정리해놨습니다.
특정인의 주장이 유일한 진리라고 한다.
교주 등 득정 개인을 신성시 한다.
교주 및 교단의 주장에 의문을 용납하지 않는다.
신도의 권리를 무시하고 착취한다.
신도의 사회적 적응, 지적, 인격적 성장을 저해한다.
사회적 상식, 지식, 법질서를 무시한다.
이를 정당화하도록 가스라이팅한다.
교단과 내부 인사들의 통제나 자정작용이 없다.
311-313p,
참 애매합니다. 누구를 좋아하다보면 그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믿다가 빠져들게 되나 봅니다.

5장은 그런데도 종교의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믿음의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무당의 수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0년 초반의 20만 명에서 2024년 80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불과 24년만에)

과거의 종교는 사람들이 의심을 품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과거의 종교는 필연적으로 체제 유지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의 종교는 의심을 품는 자들을 포용해야 한다.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의심을 품는 이들을 내치는 일을 멈춰야 한다.
370p,
이렇게 변화하여 발전하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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