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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사건 수행 일기 - 대한민국을 뒤흔든 10·26, 12·12 현장 기록
이재천 지음 / 인사이드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현대사 사건 수행 일기 ; 대한민국을 뒤흔든 10·26, 12·12 현장 기록
이재천 (지은이) 인사이드북스 2024-10-30
대한민국을 뒤흔든 1026, 1212의 현장에 저자가 있었습니다. 저자 이재천 선생은 김신조가 내려올 때 육사에 입대하여 험난한 4년을 보냈습니다. 그후 1026 사건에 있었고, 1212 사태에도 연관되어 곤혹을 치렀습니다. 인생에서 이런 엄청난 일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그런 기록이 평상시 일기를 써왔길래 남아있을 수가 있습니다. 45년 전의 일기장을 펼치는 작업입니다. (시작부터 잡으면 56년전입니다!)
1장은 1968년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면서의 기록입니다. 기초훈련 시작 바로 전날 1.21일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를 습격합니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입니까. (그렇다고 안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이죠) 직각식사, 직각보행을 합니다. 안일한 불의의 길이 아닌 험난한 정의의 길을 가기 위한 겁니다. 66년 전투에 참여한 선배는 강연하러 와서 69년 생도들이 불만이 있나 봅니다. 항상 후배들은 나약해보이는 거죠. 천리길 행군도 갑니다. 이렇게 해야 버젓한 군인이 완성되는 겁니다. 험난합니다.
2장은 유신시대의 기록입니다. 소위로 시작해서 군수장교를 하고 중위로 승진합니다. 아 이 시절에 북괴의 땅굴을 발견하고 있었습니다. 6.25가 끝나고도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적인 남침을 시도했던 거네요. 장교의 인생이 그다지 편해보이지 않습니다. 사명감이 없으면 못할 직업입니다. 그래도 대위로 승진합니다.
3장은 77년 8월 정승화 육사 교장의 전속부관으로 들어갔다가 77년 12월 1군사령관의 부관, 79년 1월 참모총장의 부관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4장은 드디어 유신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유신이 그다지 길지 않았습니다.
5장은 유신의 종말입니다. 10.18일에 부산, 마산에 비상계엄령을 내렸었네요. 느닷없이 1026이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조짐이 있었습니다. YS의 의원직 제명이 10월 4일입니다. 이렇게 급박한 사건들 속에서 1026이 일어납니다. 어쩌면 세상이 김재규의 편을 들어 줄 수 있었던 상황이었네요. 참모총장이 9여단과 20사단의 출동 명령을 중지합니다. 범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정확한 판단입니다. (이리도 긴박한 순간에 어찌 기록을 이렇게 많이 남겼는지 모르겠습니다)
6장은 드디어 핵심이네요. 역시 중요한 대목은 마지막에 나오지요. 79.10.27 - 80.3.12 까지의 기간입니다. 전두환 소장이 대두됩니다. 지금이야 이렇게 실세가 되고 권력을 쟁취하는가를 알지만 당시에는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르는 것입니다. 12월 6일에 최규하 대통령 선출이 됩니다. 이렇게 종결이 되는가 했더니... 12월12일 저녁 7시에 사건이 시작됩니다. 총장은 납치당하고 보좌관(저자)은 피격당하고 입원후에 대공분실에 수감됩니다. 감방생활을 25일 합니다. 25일이 25년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하염없는 세월입니다. 고려시대 무신정변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이 책을 읽고 감동적인 부분은 일기를 써야겠다는 겁니다. 1968년부터 80년까지 불과 12년입니다. 꾸준히 일기를 써왔기에 이렇게 기록으로 남고 책으로 엮을 수가 있는 겁니다. 지금 시점에 과거를 아무리 회상해봐야 이런 기억은 나오지 않을 겁니다. 거기에 20세 청춘 시절의 기록입니다. (비록 1968년이지만) 같은 20대, 30대의 생각과 걱정을 되돌이켜 볼 수가 있습니다. 좋은 책이 남게 되어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