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몸값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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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몸값 | 캐드펠 수사 시리즈 9
엘리스 피터스 (지은이), 송은경 (옮긴이) 북하우스 2024-10-30
원제 : Dead Man‘s Ransom

캐드펠 수사 시리즈 20권 중에 9권입니다. 전자책으로 가지고 있는데 몇년이 지나도 읽히지가 않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배경이 중세라서 느긋한 마음을 먹게 되는걸까? 중세의 탐정이 찾아봐야 얼마나 증거를 찾겠어 하는 얖팍한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새 판이 나온 김에 종이책으로 도전을 해봤습니다. 20년만에 새로운 표지로 나왔습니다.

아. 시작부터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지도가 나옵니다. 시루즈베리 수도원의 지도도 나오는데 중간 전투장면을 읽다가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전자책에서는 슬쩍 넘기는 부분인데 종이책으로 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떠오릅니다. 마지막 부록에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실존 인물들의 소개가 있습니다. 이렇게 앞뒤로 그림과 인물들을 놓고 보니 종이책의 장점이 부각이 됩니다. 지도가 궁금하면 그냥 앞페이지로 가면 되고, 노르만 왕가의 계보가 궁금하면 뒤로 가서 보면 됩니다. 전자책은 아무래도 이동이 불편합니다.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1141년 잉글랜드에서 슈롭셔의 행정 장관 길버트 프레스코트는 포로가 되고, 보좌관 휴 베링어는 포로 교환을 추진합니다. 이쪽에 잡아놓은 포로 엘리스가 장관의 딸 멜리센트와 사랑에 빠지고, (이건 로미오와 쥴리엣인가요) 살인 사건이 나고, 드디어 명탐정 캐드펠 수사가 증거를 찾아냅니다. 하지만 증거는 증거일뿐, 범임을 찾기까지 하나씩 소거법으로 제외합니다. 결국 범인은 자백을 하고,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적어놓고 보니 단순하지 않고 복잡합니다. 배경이 12세기 중세라서 별다른 일은 없고 단순하게 느껴지는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아가씨와 만나는 장면이나 인질들의 교환 협상 부분, 범인인듯한 인물의 추궁장면이 마치 연극의 한 장면을 보는듯이 펼쳐집니다. 저자 엘리스 피터스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소설인데 등장인물들의 연륜이 느껴져서 되새겨볼 대목도 있습니다.

이봐요, 당신이 살아 숨 쉬는 한 세상과의 관계를 끝낼 수는 없어요. 수도 생활을 하는 우리도 바깥의 모든 가엾은 영혼들과 똑같은 세상에 살고 있죠.

한 남자에 대한 감정을 부정하는 것이야 아무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다른 모든 사실을 부정해서는 이 시건의 진실을 찾을 수 없어요.

살아 있는 이상 인간을 피할 길은 없어요. 그저 그들 속에서 당신 몫을 해야 할 뿐이죠.
179-181p, 메그덜린 수녀

캐드펠 수사도 처음에는 다혈질인듯 보였는데 마무리 멘트가 좋습니다.
참회에 대해선, 그 자신이 이미 깊이 뉘우치고 있으니 일평생 그 마음을 간직하고 살 걸세. 자네는 다른 누구든 그에게 강요할 수 있는 건 그저 죽음뿐, 마음의 짐은 그 스스로 짊어져야 하는 법이지. 그러나 신의 은혜가 깃드는 한 혼자서만 모든 짐을 떠안고 가는 일은 없을거야.
342p, 캐드펠 수사

주로 수녀, 수사들의 말이 좋은거네요. 어쨌든 로미오 분위기로 무겁게 시작하여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한여름밤의 꿈같이 명랑하게 해결되어 즐겁습니다. 전투와 죽음이 들어있는데 답답하지 않고 깔끔하게 끝내어 더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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