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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관찰 - 곤충학자이길 거부했던 자연주의자 장 앙리 파브르의 말과 삶
조르주 빅토르 르그로 지음, 김숲 옮김, 장 앙리 파브르 서문 / 휴머니스트 / 2024년 9월
평점 :
위대한 관찰
곤충학자이길 거부했던 자연주의자 장 앙리 파브르의 말과 삶
조르주 빅토르 르그로 (지은이), 김숲 (옮긴이), 장 앙리 파브르 (서문) 휴머니스트 2024-09-16
1장 자연의 직감 ;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장면들. 소박한 정원, 가재가 있는 개울, 물푸레나무 위의 황금방울새 둥지, 무당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들은 평평한 돌... 7살이었습니다.
2장 초등학교 교사 ; 19살에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1842년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갑자기 죽어버리고 월급을 제때 못받고 ‘하루하루 거지처럼‘ 삶을 이어갑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도 힘이 솟는다고 합니다.
3장 코르시카 ; 아작시오의 중학교 물리학 교사가 됩니다.
내 발아래에 펼쳐진 끝없이 빛나는 바다, 머리 위의 어마어마한 무게의 화강암, 바다 근처에 자리한 하얗고 앙증맞은 마을, 끝없이 펼쳐져서 취할 것 같은 향을 내뿜는 머틀 숲, 쟁기날이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는 듯한 빽빽한 덤불이 산 바닥부터 꼭대기까지 온통 뒤덮고 있어. 그리고 만에서 밭고랑 같은 긴 자국을 남기던 낚싯배까지 이 모든 것은 장엄하고 놀라운 풍경을 만들어냈는데, 이를 한 번 본 사람이라면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들 수밖에 없을 거야.
64p, 동생에게 보낸 편지
4장 아비뇽에서 ; 수학, 물리학에 이어 자연과학의 학위를 추가합니다. 노래기벌에 대한 관찰을 몇년간 계속 합니다.
[종의 기원] 다윈의 극찬을 받고, 파스퇴르, 존 스튜어트 밀과의 만남도 있었습니다. 밀에게서 돈도 빌립니다.
5장 위대한 스승 ; 위대한 식물학 서적을 내고 황제의 후계자의 과외선생이 됩니다. 하지만 사색하기 위해서 일단 먼저 살아야 합니다.
6장 은신처 ; 허물어지는 집과 황량한 정원을 사들여 은둔의 에덴을 만들어냅니다.
파브르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스스로에게 속했기 때문이다. 파브르 같은 학자, 탐구자, 야외 관찰자에게 자유와 여가 생활은 필수적인 것 이상의 의미였으므로 그것들이 없다면 자신의 과업을 절대 완수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충분한 여가 생활을 누리지 못해서 삶을 헛되이 보내고 그토록 많은 정신이 홀연히 사라졌는지! 토양에 뿌리 내린 학자, 한시가 급한 치료에 녹아든 의사가 얼마나 많은지! 어쩌면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이들은 계획을 세우고 늘 사라지는 기적적인 내일로 원하는 바를 미루는 것만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137p. 은신처
7장 자연의 해석 ; 곤충학자라기 보다는 박물학자라고 불리기를 원했디고 합니다. 자연에 있는 모든 생물의 통역자입니다.
8장 본능의 기적 ; 곤충은 ‘적절한 순간에‘ 규칙을 따른다. 교육을 안받아도 필요한 행동을 한다. 그러나 ‘순간‘이 지나면 본능은 사라지고 다시는 깨어나지 않는다. 종종 어린 곤충이 알던 것을 성충은 잊는다. 본능과 지능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9장 진화 또는 “생물변이설”
파브르는 스스로 자신의 발견이 절대적으로 확실하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었다. 신물이 날 정도로 대상을 관찰하고 또 관찰한 후에야 그 실체를 주장했기 때문이었다.
이게 바로 파브르가 자신의 연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에 거의 관여하지 않은 이유다. 파브르는 논쟁을 신경 쓰지 않았고, 비판과 논쟁을 피했으며, 자신을 둘러싼 공격에 절대 답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연구가 충분히 무르익고 발표될 준비가 됐다고 느낄 때까지 침묵을 지키고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222p, 진화 또는 “생물변이설˝
신문 기사나 세상의 반응에 절대 반응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합니다. 오직 관찰과 연구만을 지속했습니다.
15장 세리냥에서 보내는 말년 ; 6시에 일어나 아침 명상을 하고 정오까지 관찰, 실험, 목격한 것들을 기록합니다. 오후에 동네의 친구들이 방문하면 오전에 쓴 원고를 읽어주고, 최근의 발견을 공유하며 심지어 무지한 제자들에게 조언도 구했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요.
16장 황혼 ; 87세에 그동안 출판했던 책들이 절판되기 시작합니다. 할 수 없이 수채화 소장품을 박물관에 팔기로 합니다. 그렇게 비극으로 끝나는가 답답했는데 대중들의 관심을 받아 다시 반전이 일어납니다. 역시 소설이든 현실이든 반전이 있어야 합니다.
월든같은 느낌의 독서였습니다. 월든은 불과 2년여의 시간이었나요. 위대한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 생각하고 추구하는 방향을 배울 수가 있습니다. 시간의 흐릉을 따라 끝없이 걸어가는 인간을 만나보는 좋은 독서였습니다. 전기를 읽고 구입해놨던 ‘파브르 곤충기‘ 5권을 읽고 싶었는데, (그것도 프랑스에서 열권이었는데 두권씩 묶었다고 합니다) 과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