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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인생 수업 - 인간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리스토텔레스 지음, 정영훈 엮음, 김익성 옮김 / 메이트북스 / 2024년 8월
평점 :
아리스토텔레스의 인생 수업
인간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리스토텔레스 (지은이), 정영훈 (엮은이),
김익성 (옮긴이) 메이트북스 2024-08-30
저자의 이름이 깁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름과 성이 나눠지지 않은 기원전이라 다행이지요. 제자 에우데모스가 필기를 하고, 아들 니코마코스에게 정리하게 하여 나온 책입니다. 자매품(?) ‘에우데모스 윤리학‘도 있습니다.
(정리보다 필기가 힘들 것같지만 제목의 영광은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어쩌면 아들이 너무 막나가서 너는 윤리를 알아야해 하며 억지로 정리를 시켰을까요) 지금이라면 필사자도 추천사를 덧붙이고, 제목에 이름이 들어간 아들도 ‘아버지의 책은 어렵습니다‘고 한마디 적었을텐데 일절 없습니다.
기원전 4세기의 인물이고 그 시대의 책입니다. 2300년 전의 철학자는 지금까지 이 책이 남아있을 것을 알았을까요. ‘윤리학‘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내용은 잔잔한 에세이입니다. 강의 중에 제자가 적었다고 하는데 선생님의 말씀이 힘겨워 제자의 언어로 윤뮨을 했을 지도 모릅니다.
행복으로 시작합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가장 좋은 것인가, 정의로운 것인가, 죽은 뒤에야 얻게 되는 상태인가,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갑자기 도덕, 절제, 용기, 중용, 용기, 욕망, 무절제, 자부심, 온화함, 진실함, 재치, 이성, 인식, 지혜, 지성, 이해, 통찰, 자제력, 사랑, 우정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내용들이 줄줄 나오는 걸 보니 인문학의 시조인 것같습니다.
‘행복한 삶이 곧 즐거운 삶‘이라고 생각하면서 즐거움을 자신들이 이상으로 품고 있는 행복 속에 엮어넣는데, 이것은 일리 있는 일이다. 어떤 활동이라도 방해를 받으면 완전해지지 않는데, 행복은 완전한 것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행복한 사람에게 신체와 관련된 좋은 것과 더불어 외적으로 좋은 것과 행운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 것으로 방해를 받아서는 안 되니까 말이다.
고문을 당하거나 큰 불행에 빠진 사람이라도 그가 좋은 사람이라면 행복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말이 진심이든 아니든, 다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행복해지려면 다른 것만큼이나 운도 필요하므로 행운이 행복과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행운도 과하면 방해가 되고 그런 때는 더 이상 행운이라 불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행운인지 아닌지는 오직 행복과 어떤 관계인지에 따라서 정해진다.
338p,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라는 제목일 때는 전혀 안읽혔는데 ‘인생수업‘으로 제목을 바꾸고 조금 편집하여 엮으니 그나마 읽힙니다. 정영훈, 김익성 선생이 수고했겠습니다. 지금 상황에 맞지 않은 내용들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엮은이의 말이 앞에 있습니다. 거기에 소제목들을 붙여놓으니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처음 읽으면 생각보다 술술 읽히는 편집으로 잘 넘어갑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걸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두번 읽으면 아하, 행복이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게 아니구나. 그런데 왜 도덕과 중용이 필요한거지 의문이 듭니다.
세번 읽으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일부러 어렵게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보려무나, 저것도 생각해봐라, 이거는 어떠니... 뭐랄까 행복을 입체적으로 이해시켜주려는 의도가 살짝 엿보입니다.
역시 고전 명작!입니다. 한문장만 놓고 보면 쉬운 에세이같은데 그것들이 이어지면서 철학의 벽돌이 됩니다. 행복하려는 것은 일반 대중들도 원하는 것인데 왜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는건가 하는 의식의 깊이로 들어가 자신만의 언어로 채굴을 하는 기뷴이 듭니다. 역시 아리스토텔레스구나는 이름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이래서 2300년을 내려오는구나 감탄을 하게 되는 무서운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