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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비행 소년들 - 베일에 싸인 관리자 ‘팅커벨’의 목적은 무엇인가?
마츠무라 료야 지음, 조아라 옮김 / 할배책방 / 2024년 8월
평점 :
어둠 속의 비행 소년들
베일에 싸인 관리자 ‘팅커벨’의 목적은 무엇인가?
마츠무라 료야 (지은이), 조아라 (옮긴이)
할배책방 2024-08-20
제목에 ‘비행‘이라는 말이 있길래, 혹시 하늘을 나는 아이들의 이야기일까 하고 기대했습니다. 어둠이라니, 밤하늘에 꿈속에서 하늘을 나는 피터팬과 같은 내용이 펼쳐지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저 비행, 잘못을 저지른 소년들입니다.
그런데 내용은 세 명의 비행 소년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엄청나게 나쁜 짓을 한 아이들이 아닌 것이 특징입니다. 밤중에 길거리를 배회하면서 음주와 오버도즈를 하여 소년원에 가게 된 미즈이 하노, 이지메를 견디다가 방어하던 중에 친구를 찔른 가논, 개그맨이 꿈인 신지는 콤비로 활동할 친구와 거리에서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다들 애매한 상황입니다. 분명한 잘못이 아닌데 죄를 지질러 육체적으로 혹은 나이가 어려 소년원에는 가지 않지만 정신적으로 죄인이 되어버린 사람들입니다. 방안에 처박혀 있거나, 외로워서 거리에 앉아 애니를 보는 아이들입니다. 이들의 미래에 ‘갱생‘이라는 단어가 있을까요.
우연히 알게 되어 가상세계의 네버랜드로 들어가니, 팅커벨과 2등신 고양이인 가네쿠라가 먼저 와있습니다. 팅커벨은 운영자고, 가네쿠라는 선임이라는 위치에 있습니다. 거기에 3명의 아이들이 들어가서 아이들이 노는 가상의 공간입니다. 점차 발전하여 화려한 저택의 홀이 만들어집니다. 가상공간은 좋습니다. 마음껏 상상으로 공간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거기에 길거리로 내몰리는 아이들이 모이는 블루마에와 그 아이들을 이용해먹는 창선회가 얽힙니다. 항상 있지요. 바닥으로 가있는 사람들을 더욱 비참하게 이용하는 인간들입니다.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아이들은 ‘갱생‘을 할 수 있을까요. 그 갱생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참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것은 누구의 잘못인거냐, 본인이 아닌 연루된 상황에 죄인이라 칭할 수 있는가, 자기 혼자 약을 하는 것도 죄인거냐,
난 분명 갱생이라는 것에 도달하지 못했어. 갱생이 평생을 바쳐 증명해야 하는 거라면 남들보다 짧은 인생을 살다 가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거였어. 내가 비행이나 범죄에서 손을 씻었다는 걸 증명하기 전에 내 인생은 막을 내리려고 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한 가지였어. 달라지려고 하는 누군가를 돕는 것.
338p
팅커벨의 편지가 나오면서 네버랜드를 만들게 된 이유와 갱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마지막에 팅커벨의 사연이 나오면서 요정 가루를 사용하여 아이들을 날 수 있게 해준다는 말이 나오는데 아하, 거기에서 비행을 저지른 아이들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연이 연결됩니다. 제목만 보고 피터팬을 생각해낸 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칭찬했지만 표지를 다시 보니 한가운데에 팅커벨이 있습니다. 어쨌든 내용면에서 상당히 감동적인 대목입니다. 그것도 편지로 내용을 전달하는데, 앞부분에서 신지가 친구 부모님에게 계속 사과의 편지를 쓰는 것과도 연결이 됩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맞물리면서 갱생하고자 하는 의지와 마음이 강해집니다. 좋은 책입니다. 독자를 갱생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비행소년 세 명 중 둘은 소녀인데, 왜 비행소년들이라고 헀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