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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관의 살인 ㅣ 기암관의 살인 시리즈 1
다카노 유시 지음, 송현정 옮김 / 허밍북스 / 2024년 9월
평점 :
기암관의 살인
다카노 유시 저 송현정 역
허밍북스 2024년 09월 01일
앞부분에 해결편으로 시작합니다. 이건 독특한 구조네. 추리의 비밀을 공개하고 시작하나 보다 했더니 다른 사건의 해결편입니다. 이런 식으로 구조를 짜서 탐정의 추리쇼까지 완성을 짓나보다 생각하는데 그것이 숨은 작가가 만든 시나리오였습니다. 뭔가 부자의 취미생활로 추리사건을 옆에서 목격하면서 탐정의 완결된 해결까지 이어지는 '리얼 살인 미스터리'를 운영하는 전문 회사가 등장합니다. 부자의 추리쇼를 진행해주는 회사입니다. 그럼 앞으로 나올 사건은 작가가 이미 만드는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나보다 생각이 들겠죠. 그리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소설로 몰입시켜주는 도입부입니다.
기암이라는 말이 계속 익숙해서 제목을 잘 지었나보다 했는데 모리스 르블랑의 '괴도신사 뤼팽'에 등장하는 기암성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두번 정도 반복합니다. (31, 52p) 이런 식으로 추리소설의 계보를 잇는 듯한 대목들이 꽤 나옵니다.
란포, 세이시, 아키미츠는 에도가와 란포, 요코미조 세이시, 다카기 아키미츠를 말하는 것이고, 3대 탐정 아케치 코고로, 긴다이치 코스케, 가미즈키 요수케를 탄생시킨 아버지랍니다.
1장 해결편에서 신부 고테가와 역할을 하고, 2장에서 기암관의 집사 역할을 하는 고엔마는 '리얼 살인 미스터리' 게임회사의 직원으로 게임을 부드럽게 흘러가게 조정합니다. 직업인으로의 자세가 훌륭합니다.
이 회사는 업무 내용이 잔혹한 만큼 돈은 많이 준다. 어느새 사십대 중반. 지금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집대출도 남아있다. 꿈이었던 고급 외제 차도 할부로 사버렸다. 출세는 바라지도 않지만, 잘리는 것만은 사절이다.
98p
살인이 난무하는 현장이지만, 이런 소소한 일자리를 지키는 마음이 재미있습니다.
조금씩 틀어지는 시나리오를 바로잡으려는 주최측과 친구의 실종을 추적하던 일용직 노동자 '사토', 제각기 자기 역할에 충실한 조연들, 범인, 탐정들이 계속 어울리면서 엇갈립니다. 이런 줄거리를 거액을 내고 재미로 보는 관객도 있고 더 큰 금액을 내고 의뢰를 하는 클라이언트도 있습니다.
남의 사건, 살인사건을 보는 마음을 뭘까요. 요즘 나오는 남의 인생을 보는 관찰예능같은 걸까요. 거기에 더 나아가 안전한 장소에서 위험한 살인사건을 보는 스릴은 빨리감기도 안되는데 지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한편으로 이런 내용을 읽으면서 가슴조이는 기분을 느끼는 저같은 독자도 있으니 더 심해지면 거액을 내고 보러가게 되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