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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베스트셀러 - 나에게서 시작하는 특별한 글쓰기 수업
루타 서페티스 지음, 이민희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8월
평점 :
나라는 베스트셀러
나에게서 시작하는 특별한 글쓰기 수업
루타 서페티스 (지은이), 이민희 (옮긴이)
흐름출판 2024-08-14
플롯부터 시작합니다. 플룻은 흥미로운 배경, 엄청난 비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주인공은 반드시 무언가를 원해야 하고, 독자는 그 욕구를 알고 이해해야 합니다. 좋은 말이네요. 재미있는 소설은 이런 구조를 따르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만들기 전에 10가지 질문을 먼저 합니다. 발단, 목표, 전략, 갈등, 이해관계, 가장 절망적인 순간, 교훈, 결단, 결함, 과거사입니다. 구체적인 내용도 한줄씩 붙어있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분석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습니다.
글감으로 오래된 일기나 저널에서 가져오고, 호기심에는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다섯 명을 찾아봅니다. 부정적 영향을 준 다섯 명도 고릅니다. 시키는 대로 골라봤는데 별로 호기심을 일으킬 인물이 아닙니다. 이크. 평범한 사람은 인생에서 가져올 사람이 없는건가 걱정입니다.
갈등 구조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 라이벌과의 갈등인줄 알았는데, 타인, 자아, 사회, 자연, 기술, 기억과의 갈등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들이 동료이기도 하면서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죠. 마무리로 플룻을 완성시켜보는 ‘연습하기‘가 나옵니다. 모든 것에서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가 있습니다.
2장은 ‘인물 설정‘입니다. 칼 융은 인간의 무의식에 내재한 성격으로 12가지 원형을 정의했다고 합니다.
순수한 자, 탐험가, 마법사, 광대, 영웅, 창조자, 연인, 돌보는 자, 반항아, 지배자, 평범한 자, 현자. (역시 칼 융이군요) 그런데 캐롤라인 미스가 이 이론을 확장하여 70개가 넘는 원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원형을 이해하는 데만 70명입니다. 거기에 어린 시절 갈색방, 비행기 트라우마 등의 기억들을 전부 가져와서 소설에 이용합니다. 스토리의 원형이 바로 자신입니다. 역시 연습문제가 재미있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과거로 여행을 다녀오게 도와줍니다.
동화는 진실한 이야기다. 용들이 존재한다는 걸 알려주기 때문이 아니라, 용들도 물리칠 수 있다는 걸 알려주기 때문이다.
62p, G. K. 체스터턴
3장은 보이스입니다. 특색, 여백, 부족함, 구두점, 리듬, 편안함, 불안함, 끌어들임, 머무름, 이미지, 반복되는 상당히 다양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소설을 읽을 때 웬지 주인공의 생각이나 이어지는 느낌이 있어야 흥미롭지요. 저자는 실패에서도 아이디어를 찾아냅니다.
4장은 ‘관점‘입니다. 1인칭이냐, 3인칭이냐를 교과서처럼 설명하려나 했는데 아닙니다. 그렇게 시시한 이야기를 할 리가 없죠. 교도소에 복역중인 텐텐과의 일화를 이야기합니다. 불과 9페이지 단편 느낌인데 순간 몰입되어 들어갑니다. 역시 소설가는 다릅니다. 이야기로 독자를 훅 잡아챕니다. 재미있게 읽은 후에 1, 2, 3인칭 시점을 설명해줍니다. (결국은 이걸 해야하는군요)
5장은 ‘배경‘입니다. 배경은 묘사만 잘 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독자를 특정 장소와 시간대로 데려가 빠져들게‘ 하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고전 명작들이 그렇게 미치도록 치밀하게 묘사에 몰두하는거였습니다.
뒤의 연습문제도 재미있고, ‘숨겨진 이야기 발굴‘이 있습니다. 느닷없이 새로운 아이템인가 했는데 앞에도 계속 있었습니다. 연습문제와 숨겨진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몰랐습니다. 어쨌든 각각의 장 뒤에 붙은 워크북이 꽤 괜찮습니다. 마구 상상의 세계로 이끌어줍니다.
6장은 대화문, 7장은 자료조사, 8장은 수정 및 피드백, 9장은 용기입니다.
7장 자료조사가 아주 성실합니다. 웹소설에서 로또에 당첨되고 세금도 모른 체로 전액 현금으로 오피스텔을 구입한다든가, 미국 통장에 재벌아버지가 백억을 쏴준다는 걸 읽으면 도대체 자료조사도 안하는건가 하는 짜증이 납니다.
저자는 자료 조사를 하기 위해 탐구 노트를 새로 마련하고, 인문서, 교과서, 잡지, 신문, 사진, 기록원, 박물관... 등 수십 군데의 자료를 찾아보고 인물의 역사가, 학자, 전문가, 목격자, 가족에게 직접 물어봅니다. 인터뷰를 할 때 마치 심리상담을 하듯이 입체적으로 물어봅니다. 이 분은 만나는 모든 사람이 이야기의 재료가 됩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제대로 배워보는 글쓰기 특강‘같은 느낌이 드는데 영어 제목은 YOU : THE STORY입니다. 당신이 바로 이야기다, 이야기는 당신부터 시작한다라고 하면 너무 시시해 보여서 ‘나라는 베스트셀러‘라고 이름지었나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