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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기쁨 다시 찾은 행복 - 마스노 순묘의 인생 정리법
마스노 슌묘 지음, 윤경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4년 8월
평점 :
버리는 기쁨 다시 찾은 행복
- 마스노 순묘의 인생 정리법
마스노 슌묘 (지은이), 윤경희 (옮긴이)
리드리드출판 2024-08-21
목차를 보고 있는데 버린다, 버린다, 멀어진다, 멀어진다로 끝납니다. 굉징한 이야기입니다. 도대체 무엇을 버리는 걸까요. 주변의 잡동사니들을 정리하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차원이 다른 내용입니다.
첫번째 ‘기쁘게 버린다‘에서 충격을 줍니다.
시주를 ‘희사喜捨‘라고도 하는데, 글자 그대로 기쁘게 버린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조용히 넣는 것은 손이 불전과 멀어지는 걸 주저하는 몸짓이며, 아까워하는 마음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 여겼습니다. 이 아까워하는 마음이 바로 ‘집착‘입니다.
18p
우리는 얼마나 집착하는 걸까요. 아까워서 가지고 있고, 추억으로 간직하면서 못버리는 그 마음이 집착이었습니다. 무작정 쓰레기통으로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전해주어 지구를 위해 선순환을 유도합니다.
‘가짜 나를 버린다‘도 읽으면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가짜 나라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은 지위입니다. 은퇴를 하면 그것에서 벗어나야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수십년간 외부의 사람들, 거래처 사람들을 만나면 당연한 듯이 명함을 꺼내 자신의 지위를 뽑냅니다. 매일 명함 한장을 주면 한장만큼 나의 영역, 직분이 커져가는 것같습니다. 그 마음을 기막히게 표현합니다.
‘내가 이걸 놓을까 봐? 절대 못 놓는다.‘ 이런 생각이 작동하면 주변이 안 보이게 됩니다.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힘을 빼고 손을 펼쳐 보면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가 얼마든지 굴러들어 오는데도 지금까지 쌓아온 직분과 지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게 됩니다.
42p
캬. 놓는 순간 내 모든 것이 사라질 것같아 꽉 움켜지고 있습니다. 붙잡는 마음이 그렇습니다. 손에 힘이 들어가면 다른 것은 전혀 보이지가 않지요. 엣날 항아리에 들어있는 사탕을 꽉 움켜지고 손을 못빼는 아이 이야기같습니다. 손이 들어갔으면 나올 수도 있는건데 사탕을 쥐고 빼지를 못하는 겁니다. 버려야겠습니다. 집착, 욕망, 지위, 재물... 모두 버리면 됩니다.
그렇게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기울어진 판단, 과도한 마음, 자아, 모서리, 움직이지 않음, 거짓인 직위, 소속, 체면, 좋은 사람, 쉬운 사람, 다른 사람의 기준, 나태함, 삼독, 선악의 판단, 앞과 뒤, 잘하지 못하는 고통, 마지막으로 당연함을 버릴 수 있습니다. 글이 호소력이 있어 그렇지. 그렇고 말고, 버릴 수 있는 것은 죄다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다짐하게 됩니다.
못버려도 상관없겠지요. 방안에 쓰레기가 안보일 때는 그저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저것이 쓰레기구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버릴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버릴 것들을 정리해 놓은 후에 2부에 멀리할 것들을 살펴봅니다. 일이 많습니다. 버리고 난후에 멀리할 것들도 멀리합니다.
고립, 생각, 숫자, 상대의 모래판, 괴로움, 깨달음에 대한 집착에서 멀어집니다.
3부는 다 버리고, 전부 멀리 한후에 다시 빈 공간을 채우는 방법입니다. 다 버린 후에 왜 채워야할까요. 그건 물질이나 재물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버리는 마음, 순환하는 의미를 더욱 키워나가는 법입니다.
돈을 주는 것만이 보시가 아닙니다. 애정 어린 말을 건네거나 곤경에 처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거나, 상대의 입장에서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모두 보시입니다. 재물없이 보시할 수 있는 일곱가지가 있습니다.
안시,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하기
화안시, 밝게 웃는 낯으로 대하기
언사시, 부드러운 말로 대하기
신시, 자신의 몸을 움직여 봉사하기
심시, 다른 이를 위해 마음 쓰기
상좌시, 때와 장소에 맞게 자리 양보하기
방사시, 머물 곳이 없는 이에게 잘 곳 내어 주기.
172p
저도 올해부터 쌓여있기만 하는 책을 한권씩 버리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버리려고 한번 더 읽어보고 앗, 이런 문장이 있구나, 이 부분은 다시 제대로 읽어봐야겠는걸, 하면서 계속 망설이게 됩니다. 이렇게 책 한권 버리는 것도 쉽지 않은데, 참 다양한 버릴 것들을 배우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사고 싶은 책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습니다. 이 책 조차 버려야할까요. 버릴 수가 없네요. 또 뭘 버려야 하는거지 하고 다시 읽어봐야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