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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 ㅣ 책고래숲 9
강태운 지음 / 책고래 / 2024년 6월
평점 :
나는 사랑을 걱정하지 않는다
강태운 (지은이) 책고래 2024-06-14
화삼독畵三讀을 주장합니다. 그림은 적어도 3번은 봐야한다 겠지요. 혹시 아침, 점심, 저녁 3번의 다른 빛으로 본다일까요. 그것도 새롭겠네요. 혹은 5시, 15시, 20시 정도로 나눌까요. 더 심하게는 봄, 여름, 가을 3번을 보는 걸까요. 모두 틀렸습니다. 본다가 아니라 읽는다였습니다. ˝그림을 읽고, 작가와 그 시대를 읽고, 마지막으로 나를 읽는다˝(16p)고 합니다.
천경자 그림의 뱀을 설명합니다. ˝여인의 분신이자 지키는 울타리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화가는 그저 뱀을 그렸을 뿐인데 이게 무슨 말일까요.
도무지 알 수 없는 삶에 치일 때면, 광주역 앞 뱀집에 앉아 뱀을 스케치했다. 두 살배기 딸과 첫돌이 안된 아들을 남기고 남편은 요절했고, 6.25 전란 통에 여동생마저 폐병으로 세상을 등졌다. 천경자는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친 듯이 뱀을 그렸다.
27p
무시무시한 세계를 잠깐 엿본 듯한 기분이 들면서 한편으로 알 수 없는 예술가의 세계입니다.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그림을 열심히 설명합니다. 지나갈 과過와 밤 야夜를 붙여서 콰야라고 한답니다. 콰라고 발음하니 중국사람일까요. (마지막에 도판과 작가를 설명하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설명이 없습니다)
콰야는 앞으로 살아갈 날을 다짐하기 위해 이 순간을 그리움으로 짓는다. 그리움을 짓느라 밤을 지새운다.
37p
뭔가 성냥불빛 하나로 순간의 그리움을 느끼나 봅니다. 그린다가 아니라 짓는다는 표현이 고심 끝에 나왔을 것같습니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그림들은 상당히 좋습니다. 어머니의 초상화, 코뿔소, 어린 코끼. 특히 어머니의 초상은 1490년, 1514년 두 점이 있습니다. 효자입니다. 이렇게 그려났으니 알 수가 있는 거죠.
필립 허모진스 캘더른의 ‘깨진 맹세(1856)‘ 그림을 설명합니다. (155p) 그림의 전체적인 인상과 왼쪽 가슴맡을 받힌 손에서 아픔의 깊이를 느낍니다. 독자도 같이 그 감정을 느끼려고 하는데, 미야모토 테루의 ‘밤 벚꽃‘에 주인공 아이코의 아들을 잃은 아픔 후에 신혼부부의 속삭임을 엿듣는 회상을 이야기합니다. 한쪽은 젊은 여자, 다른 쪽은 오십의 여성인데 같은 감정을 느끼나 봅니다.
기본 28점의 그림에 추가로 두세점이 더 들어있습니다. 그림을 읽고, 시대를 설명하고, 다시 자신의 감상을 덧붙이는 삼화독의 책입니다. 사실 저에게 전혀 없는 개념들을 마구 설명하여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그림도 어렵고, 설명도 어렵습니다.
서문에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내가 영국행 비행기표를 건네주는데, 책에서 의외로 한국인 작가의 그림을 많이 설명합니다. 굳이 영국에 안가도 되는 것이 아닐까 궁금합니다. (28편 중에 꼭 영국이어야만 하는 글이 있었으면 좋았겠습니다)



